묻고 더블로 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다 어느덧 달팽이관 2/3 지점을 건드린다.
그렇다.
마트의 수많은 소음들 중에서 가장 달콤한 소리다.
"오늘 주말 특별행사 '1+1'입니다"
와이프와 함께 신나게 달려가 도착한 곳은 만두 코너.
장보기도 식후경 이랬던가.
시식코너에서 잘 익은 만두 하나를 집어 든다.
빨래 건조기에서 갓꺼낸 수건의 따스함이 만두에서 느껴진다.
입술에 닿는 첫 입은 솜이불처럼 부드러웠다.
부추와 고기의 콜라보는 씹는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끝 맛은 첫 겨ㅇ 첫 키스의 설렘과 아쉬움의 교차점이랄까.
식도를 넘어간 만두는 흔적 없이 사라졌고, 내 손엔 행사 만두가 들려있었다.
1+1 행사로 샀으니 만두는 수학적으로 2배 맛있을 것이다.
내가 카트에 만두를 넣고 있을 무렵, 만두 코너 이모님이 곗돈탄 사람처럼 해맑게 웃고 있었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나도 웃으며 다른 만두를 테이프로 꽁꽁 묶고 있던 만두 코너 이모님께 외쳤다.
"제가 원래 1+1 이런 상술에 절대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지금 아주 특별히 만두를 산 이유는 이모님이 예뻐서 그래요!"
"제 옆에 여자랑 결혼한 것도 예뻐서에요."
"저쪽에 라면 코너 이모님은 안 예뻐서 라면 안 샀어요"
내 말을 들은 만두 코너 이모님이 이번엔 주택청약 당첨된 사람처럼 웃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다.
몇 초 후, 행사도 안 하고 낱개로 판매하는 더 비싼 만두 한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그리고 '이건 아주 특별히 덤으로 더 주는 만두'라며 내 손에 쥐어줬다.
암암리에 뇌물 받는 고위 공무원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
겉으로 괜찮다고 했지만, 내 두 손은 어느덧 만두를 카트에 고이담고 있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고 했는데 아니다.
말 한마디로 고래 같은 만두 코너 이모님을 춤추게 할 수 있다.
카트에 담긴 만두 3 봉지를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던 찰나.
와이프가 갑자기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마스크를 내리더니 내 왼쪽 고막에 대고 속삭였다.
"오빠~ 저기 소고기 행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