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투자 공부

주린이의 일상

by 희재

아는 분의 권유로 주식을 시작한 지는 4년 정도 되었고,

중간에 국내주식을 하다가 마이너스를 보며 정리했고,

그런 뒤 미국 주식을 시작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아주 소량으로 모아 온

나의 주식들이 제법 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던 중 내가 속해있는 영어 스터디 모임에서

국내주식으로 스캘핑(일명단타)으로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 왈,

차트를 공부해야 스캘핑을 할 수 있고,

무수히 많이 연습이 필요하다.라고 하셨다.


난 사실 성향이 장투, 스윙

(즉, 중장기적 매수 후 묻어두기 전략)이

잘 맞는 사람인지라

처음엔 반신 반의 했다.

(예전에도 전문 투자자들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지..)


난 뭐든 책을 통해 알아보는 편이라

그분께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사실 주식을 대충 하는 분들은

테마주, 그날그날 호재뉴스, 카더라 통신 등등...

지인의 말에 의해 사고팔고 하는 모습을 많이 봐서 책추천해 달라고 하면 머뭇머뭇한다.

그런데 그분은 스티븐 니슨과 김정환이 쓴 책 두 권을 추천해 주셨다.

그러곤 자신이 5년간 공부하고 투자한 책을

한 권 찍어 보내주는데 깜짝 놀랐다.

책마다 포스트잇에 색인까지

빼곡히 적힌 복기 내용.

그리고 아직도 작성하고 있는 매매일지까지...

왠지 재야의 고수를 만난 것 같았다.

심지어 나와 같이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인데 말이다...


난 순간 의심했던 마음이 미안해졌다.

그 사람의 5년이랑 세월을 내가 오해할 뻔했다.

사실 얼굴을 본 적도 없는

온라인으로 알게 된 분이지만,

그분의 노력의 흔적들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결과물들이었다.

그리고 그분의 어머니도 70대이신데

아직도 주식 투자를 매일 하신다고 했다.

매일매일 경제뉴스를 보며 확인하고

어디로 돈이 움직이는지 수급률을 보고,

어떤 테마가 돌고 도는지 거시적 경제의 흐름을 살피신다고..

70대 할머니가 주식투자 전문가라니... 너무 멋있었다.

그리고 그런 엄마를 둔 그분이 무척 부러웠다.

모녀 지간에 투자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서로 가진 지혜를 주고받는 모습이라니...

그리고 나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 졌다.


사실 투자의 '투'자도 모르고,

빚내면 죽는 줄 알고,

신용카드도 아주아주 미루고 미뤄 사용하게 된

우리 부모님의 영향으로

투자는 남의 나라 이야기같이 들렸던 20대였다.

누가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지만

굳이 내가 알아보고 싶지 않은 영역 중의 하나랄까?

그런데 내가 일을 쉬면서

자연스레 경제, 자산증식 등등. 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4년 전부터 경제나 투자 관련 도서를

계속 읽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심봉사가 눈을 뜨는 것 마냥

나도 나의 자산을 불리는 방법이

예적금이 아니라는 사실에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왜 진작 나는 투자라는 걸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나에게 투자는 내가 마냥 몸을 사용해서

어떤 재화를 만들어 팔고,

발로 뛰는 말 그대로 내 몸과 시간을 써서

만들어내는 수익만 생각했던 예전시절이 갑자기 허무해졌다.


그렇게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투자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었고

지금껏 해오고 있다.


그런데 새로 만난 그분 덕분에

전업투자자의 삶은 어떨까?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분이 추천해 주신 책을 매일매일 읽고,

국내장이든 미국장이든

매일 매매와 매도를 반복하며

나만의 방식으로 투자를 경험하는 중이다.


사실 장투를 즐기던 나에겐

매일 온신경을 써서 투자를 해내는 게

굉장히 피로도가 높은 루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책을 읽고 적용해 볼 차트가 보일 때!

차트 읽어주는 분이 설명해 줄 때 내가 알아듣는 게

많아질 때!

그리고 무엇보다,

소액으로 연습 중이지만

매일 수익을 낼 때!

내 안의 자존감이 올라가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투자 책을 읽으며 늘 느끼는 거지만

투자도 철학과 같다.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철학이 투자의 세계에도

고스란히 녹여있는 게 너무 신기했고,

투자는

전략, 기법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심리전이라고 말한다.

그 또한 내가 알지 못한 투자의 세계였다.


내 주변 사람들 중에

나처럼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보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아직 많다.


과거의 자신들의 경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제는 화폐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아니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래왔다.


그렇기에,

물가상승률을 따라갈 수 있는

투자를 필수로 해야 하는 시대가 된 거 같다.


물론 자신이 쌓아둔 것들이 차고 넘치고,

금수저(?)로 태어났다면

굳이 피로한데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투자 시장에 상처받고, 깨져도.

절대 떠나지 말 것.

그 속에서 그 세월을 견디며 경험한 것들이

결국은 남아있는 자에게

다시 큰 보상으로 주어진다.

아직은 주린이에 얼마 되지 않은

투자경험이지만.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나만의 철학이 담긴 투자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이 마음이

나중에 우리 자녀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게 진득하게 오래오래

시장에 남아있을 예정이다.


오늘도 주린이 엄마는

경제 뉴스와, 코스피 나스닥 흐름을 살피며

멋진 엄마, 할머니가 되는 모습을 상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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