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너무 많아.
예전에 아들 한 명일 땐 신랑과 나는 맞벌이를 했었다.
자영업자인 나와 회사원인 신랑은
서울에서 양가 부모님 도움 없이 지내며 살았는데
그땐 하루하루를 살아내기 급급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그때가
할 일들을 최소한으로 축소시켜서
진짜 중요한 일들에만 집중해서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육아와 살림에선 육아에 집중했고
일과 내 삶에선 일에 더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첫째가 3살이 되고
난 모든 걸 정리하고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섰는데
일할 땐 가정주부만 한다면
여유롭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다할 줄 알았다.
애도 잘 키우면서
가정도 잘 케어하고
심지어 아이들 교육에 내 자기 계발까지
다 잘될 것 같은 꿈이 있었다.
그런데 10살 7살 남매를 키우며
여전히 하루하루 급급히 살아내고 있다.
아이들이 크면 좀 여유롭다고 했는데 분명...
뭐가 잘못된 것일까?
새벽에 일어나도
하루가 부족하고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도
하루가 부족하다.
이건 분명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
하루의 중요한 걸 놓칠까 봐
다이어리에도
핸드폰달력에도
심지어 어떤 땐 알람까지 맞추며
일정을 보내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는데
그런데도 하루가 부족하다.
내가 지금 일을 했다면
과연.. 어땠을까?
문득 내가 너무 모든 걸 다 잘 해내려고
부리는 욕심에
내가 지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깐 멈칫하게 되었다.
나에게 지금 우선순위는 무엇일까.
육아 살림 자기 계발 인간관계 독서. 등등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내 몸은 하나라는 게 참 아쉬울 뿐이다.
누군가 조언하기론
내가 진짜 해내고 싶은 일에
몰두하려면
내 일상에 가지치기가 되지 않고선
100% 활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 나는
더할 것이 아니라
덜어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이번 주엔 내가 무얼 덜어내야 할지
고민해 보고
그리고 지금 내가 살아가는 하루의 시간들을
좀 더 촘촘하게
뭐 하고 보내는지 기록해보려 한다.
바쁜데 결과는 없는 하루가 하루가 되긴 싫기에
건강한 조정이 필요하다.
나를 위해 우리 가정을 위해
머릿속이 복잡할 땐
멀리서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상반기 너무 많은 것들을 해내려고
나를 채찍질한 것 같다.
작년에 분명 그러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말이다.^^;;
사람은 참 잘 안 변한다.
그럼에도 이제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벼워지고 싶다.
그러려면
하나씩 가지들을 쳐내보자.
난 슈퍼우먼엄마는 아니다.
그저 나에게도 우리 가족에게도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