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유통은 하지 않았지만 당장이라도 유통을 시작할 수 있는 책 한권을 얼마전 탈고했다.
2015년 다녀왔던 부부세계여행 이야기를 엮은 책을 끝낸것이다. 여행을 다녀온 2016년에는 독립출판이란 시장이 거의 없었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 출판을 한다는 것 자체를 좀 꺼려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독립출판을 하시는 분들도 늘어났고 시장도 생겼으며,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주시는 분들도 늘어 났다.
나의 경우 클래스101을 통해 <기획에서 편집 디자인, 유통까지, 독립출판!> 이라는 클래스를 수강했고 그에 따라 독립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나와 같이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으실 것 같아 탈고를 마치며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써내려가고자 한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지도 4년이 흘렀다. 부부 세계여행을 떠났던 분 중 어떤 분들은 해외 취업과 해외생활을 시작하셨고 또 다른 분들은 여행 크리에이터(유튜버/블로거)로 계속 활동하시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블로그 이웃 중에는 아이를 낳고 한국에 정착하여 살아가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오히려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들은 상대적으로 조명이 안 된 것 같아 우리 이야기라도 풀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되었다.
장기 여행을 다녀와 완전 다른 삶을 사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다시 한국 사회에 적응해서 잘 살아가고자 한다. 그럴 때 필요한 준비나 우리의 경험이 누군가에겐 알고 싶은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2015년 세계여행을 하며 매일매일 써놓았던 일기들이 있었다. 엉망이었지만 그날 뭘 했는지 어떤 일들이 인상적이었는지 자세히 적기도 했다. 가끔은 그런 사건에 영감을 얻어 상상해본 이야기들을 적어 내려갈 때도 있었다. 그렇게 쌓인 이야기와 예쁜 여행 사진들이 잔뜩 봐줄 사람 없이 컴퓨터에 남겨져 있는 것이 어쩐지 안타까웠다. 여행을 다녀와서 영어 교사로 일하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쉴 수밖에 없었을 때 가장 먼저 책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꿈틀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내가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책을 낸다는 건 어떤 식의 주제를 잡고 어떤 방향으로 글을 쓸 것인지가 중요했다. 블로그와 같이 한 꼭지만 쓰고 없어질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알라딘에 ‘런던’이라고 치면 다양한 책들이 검색된다. 그중에는 런던 여행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책들도 있지만 ‘런던 미술’이나 ‘아이와 런던’처럼 좀 더 세부적인 방향을 가지고 접근한 책들도 있다. 포괄적인 주제로는 기성 출판사에서 이미 출판된 책이 많아서 좀 더 구체적인 방향을 정해 책을 쓰는 것이 독립출판 독자들에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런던 여행’이라는 주제를 잡고 구체적인 방향으로 ‘런던 카페 여행’까지 잡았다고 생각해보자. 그 다음은 그걸 어떤 식으로 구성할지까지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카페의 위치로 나열할 수도 있고 ‘디저트가 유명한 카페’, ‘뷰가 아름다운 카페’와 같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열할 수도 있을 테니까.
우리 부부는 내가 딱 서른이 되던 해에 장기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래서 30이라는 숫자와 내가 썼던 일기를 조합해 각 도시별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가 ‘브런치’에 글을 올려보니 많은 사람이 여행 이야기 만큼이나 여행 이후의 삶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30가지의 세계여행 이야기와 세계여행 그 후’에 대해 책을 만든다면 기존의 책들과 조금은 차별된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색다른 구성으로 이야기를 나열해볼까 생각했지만 세계여행의 경우 시간의 순서를 뒤바뀌면 독자의 이해가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여행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고 맨 뒷장에 <5장. 모두가 꺼려하는 이야기 : 세계여행 그 후>를 30페이지 분량으로 그 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으로 구성했다.
이런 방향이 어느 정도 잡히고 나면 하루에 정해진 분량/시간을 통해 계속해서 원고를 써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 원고가 완성되지 않으면 그다음 단계로 갈 수 없는 건 분명한 사실이니까. 여행 에세이의 경우 특히 여행하며 일기 같은 짧은 메모들과 찍었던 사진을 보며 영감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그런 것들을 고려하여 여행하는 것이 여행 후 수월하게 원고를 쓸 수 방법이 된다.
또한 나처럼 글을 어느 정도 쓰고 나서 브런치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를 통해 글을 꾸준히 올려보는 것도 지속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고 독자의 반응을 살필 무기가 될 수 있다.
작가수업(공존) / 도러시아 브랜디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유유) / 정상태
쓰기의 말들(유유) / 은유
힘빼기의 기술(시공사) / 김하나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호우) / 김은경
독립출판 <서른, 부부세계여행을 떠났다> 소식
인스타그램: @bbbecoming_j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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