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으로의 삶

방콕 살림은 아빠가 해야 제 맛 (#7)

by 김자신감


새로운 집에서 모처럼 편안한 아침을 맞이 했다. 전형적인 태국 중산층이 거주하는 무반으로 마당 대신 차 두대를 주차할 수 있는 가라지와 1층에는 15평 남짓 거실, 주방, 화장실이 있고 2층에는 방 3개와 화장실 1개로 구성되어 있다. 바닥은 시원하도록 타일로 깔려있으며 보일러 따윈 없다. 샤워를 위한 작은 온수기가 전부다. 겨울이 없기에 보일러보다 에어컨이 필수다.


아침부터 어제 계약한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입국 시 입국 신청할 때 주는 TM6 번호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생전 처음 듣는 소리에 아내까지 당황하며 경위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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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정보는 최근 태국 정부에서 관광활성화를 위해 입국심사를 간단히 하기 위해 입국 신청 절차를 줄였다는 것이다. 그중에 TM6가 포함되었고 단순히 얼굴 사진 및 지문 등록을 하고 간단히 입국한 상태였다. 하지만 외국인에게 집을 임대할 경우 TM6의 번호 입력이 필요했고 그것이 없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편안한 주일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는 바람은 사라지고 언제나 그렇듯 모든 일은 쉽게 잘 풀리는 듯 보이지만 엮어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최근 바뀐 입국 정책으로 인터넷에도 참조할만한 정보는 검색되지 않았고 대사관 당직실과 지인들을 통해 다양하게 알아보았지만 휴일인 데다 당장 조치할 수 있는 묘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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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내내 TM6 번호를 알기 위해 휴대폰을 잡고 있는 아내가 마침 7월부터 일시적으로 TM6가 중지되었고 결과적으로 거주 등록을 위해 TM6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외국인으로 다른 국가에서 사는 것은 쉽지 않다. 국가의 정책이 잘못되었다고 그 나라의 부당함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악법도 법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과 같이 방법을 찾기 위해 인내하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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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해외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 나라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돈과 시간을 버리는 꼴이다. 때론 지름길을 두고도 돌아가야 하는 곳 이곳이 바로 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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