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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신감 Oct 26. 2022

태국 방콕 인스타 감성, 대리석 카페

방콕의 먹거리 (#17)


아내의 출근길에 항상 무거워 보이는 노트북 가방을 대신 메고 도시철도 역사까지 동행한 덕분에 모처럼 부지런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10월이지만 아직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는 구름 많은 날씨지만 비의 기세가 9월만 못하다. 이제 방콕에도 강렬했던 우기를 지나 차분한 건기로 서서히 이동하는 모양이다.


오전 8시, 철도역까지 나온 김에 주변을 걸어 다녀 본다. 예전 작은아이와 함께 왔었던 대리석 카페가 스치듯 기억난다. 하얀 대리석으로 건물 전면부터 내부 인테리어까지 마감해 꼭 고대 로마 화려했던 콜로세움처럼 웅장함과 급스러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분위기

▶ 좌석

바형 테이블이 창가로 배치되어 있고 4인 테이블 7개와 10명 이상이 앉을 수 있을 큰 미팅 테이블 1개 등 넓은 공간 곳곳에 앉을자리가 넉넉하다. 모든 테이블마저 대리석으로 꾸며 놓았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화장실. 4성급 이상의 호텔처럼 화려하고 이것마저 대리석 마감이다.


음악

이곳의 음악은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곡을 즐겨 틀어 놓는다. 우아한 내부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선곡이다. 호텔 라운지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는 기분마저 든다. 'ㄱ'형태의 건물 구조 전면에 유리로 마감하고 앞 정원에는 거대한 연못도 하얀 대리석으로 꾸며놓았다. 5성급 호텔의 로비만큼 화려한 마감이다.



메뉴

대리석 카페의 메뉴는 크게 음료, 케이크, 식사로 구분된다. 영업시간인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글 쓰며 앉아 있어도 지치지 않을 분위기다. 게다가 메뉴의 구성 또한 풍성하다.


음료

음료는 커피류, 프라페, 스무디 등 선택의 폭이 넓다. 그래도 음료의 기본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첫 방문이라면 제일 기본인 아메리카노나 라테 한잔만으로 카페의 아이덴티티의 수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디저트

다양한 메뉴처럼 케이크의 종류 다양하다. 기본적인 브라우니부터 수채화 색깔의 크레이프 케이크까지 소량 다품목으로 보기 좋게 세팅해 놓았다. 맛보다 데코가 여느 호텔 뷔페 디저트보다 화려해 보인다.


식사

식사류는 단한 밥과 면으로 구성된다. 밥은 볶음밥과 덮밥, 면은 볶음면과 국물 종류로 나뉜다. 거의 태국의 모든 음식이 다 들어있다고 봐도 무방할 방대한 메뉴이다.



커피

분위기 좋은 곳은 왠지 커피는 맛이 없는 것만 같은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커피까지 맛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커피빈을 선택할 수 없지만 약한 산미에 쓴맛은 느낄 수 없을 강한 고소함과 풍미가 인상적이다. 커피를 싫어하는 사람이 마셔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품질이다.


디저트

주문했던 케이크 접시에 초콜릿 시럽으로  멋진 야자수 작품을 그려온다. 보는 것만으로 대접받고 있는 기분이다. 케이크의 맛은 예상 가능한 크레이프 케이크. 맛 자체보다 서비스가 그 몫을 해낸다.  


식사

내가 맛본 메뉴는 팟씨유 볶음 누들과 새우볶음밥, 치킨너겟 3종류. 팟씨유와 볶음밥은 맛있다라기보다 먹을만하다는 표현이 적당하고 양은 남길 만큼 푸짐하다. 하지만 치킨너겟은 웬만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보다 맛과 바삭함이 좋다. 7개의 너겟을 칠리소스에 찍어먹으면 밥보다 더 든든하다.



가격

음료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은 75밧(3,000원)으로 비싼 편이다. 하지만 커피의 맛은 태국에 와서 먹어본 커피 중 나의 입맛에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 심지어 얼음이 다 녹아도 싱겁지 않고 커피의 풍미는 유지하고 있으니 나 같은 슬로우 드링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식사

커피값보다 식사메뉴는 저렴해 간단한 음식은 70~80밧(3,5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로칼 음식점보다는 10밧 이상 비싸지만 레스토랑 급 분위기에서 먹는 식사치고는 수긍할만한 가격이다.


디저트

대부분의 케이크의 가격대는 음료와 식사보다 높다. 10밧대 핑거 디저트부터 140밧이 넘는 고가의 케이크까지 다양한 메뉴만큼이나 균적으로 100밧(5,600원) 정도 현지 물가 대비 비싸게 느껴진다.




마무리

태국의 이색 카페, 대리석 카페. 이곳은 대리석을 전시, 판매와 동시에 홍보를 위해 멋진 대리석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다. 카페의 목적보다 대리석 사업을 위해 카페를 활용하는 영업전략이 인상적이다.


두 번째 방문,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나의 선택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치킨너겟이다. 대리석 연못이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 바깥 풍경을 보며 먹는 커피와 너겟의 맛보다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작은 호텔 라운지 카페만 살짝 때어와 가져다 놓은 훌륭한 인테리어, 이곳에서의 커피 한잔의 가격은 결코 비싸지 않았다. 충분히 넓고 음식도 다양하기에 아이와 함께 와서 즐겨도 훌륭한 장소이다.


주말에는 인스타 사진을 찍는 태국의 젊은 연인들이 자주 보인다. 대충 찍어도 사진을 작품으로 만들어 주는 매력과 다양한 조각 소품이 방콕의 연인들을 유혹한다. 다소 비싼 음료와 케이크 가격이지만 연인, 가족, 싱글 대부분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간과 음식을 제공하는 태국 방콕의 이색적인 인스타 감성의 대리석 카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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