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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연습장

태국 방콕, 원격수업을 위한 집 구하기

살림남의 방콕 일기 (#66)

by 김자신감

방콕에서 열린 APEC 회의로 아이들 학교 수업이 원격수업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태국에서 처음 하는 인터넷 수업이지만 이미 한국에서 줌을 통해 경험했던 터라 몇 가지 사항을 빼놓고 별무리 없이 수업을 잘 듣고 있습니다. 위의 몇 가지란 태국에서 집을 구할 때 필요한 환경적인 부분으로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원격수업을 위한 소소한 집 구하기 조건들

ㅇ 개별 공부방

지금 지내고 있는 집은 2층 무반 연립형 주택으로 전면폭이 좁고 대신 길이가 긴 구조입니다. 길쭉한 직사각형의 모양이다 보니 공간 활용이 아무래도 정사각형 모양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방의 공간 활용이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방은 3개지만 1개는 너무 작아 옷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1층 거실에 긴 테이블을 놓아 공부방으로 2층 2개의 방은 침실로만 이용합니다. 원격수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아이들은 수업을 어디서 해야 하는지 서로 싸우며 불평하며 정신을 빼놓습니다. 결국 1층은 큰아이, 2층은 작은아이로 정하는 것으로 겨우 마무리되었습니다.


ㅇ 고성능 인터넷과 태블릿 PC

아이들의 태블릿 2대, 공용 태블릿 2대, 저와 아내의 노트북 2대, 휴대폰 3대까지 휴일에 1층 거실에 앉아 각자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당연히 속도가 낮아집니다. 특히 게임을 하는 큰아이는 인터넷이 끊겨 게임에서 졌다며 괜한 동생에게 화풀이도 하구요. 다행히 초고속 인터넷이 들어오는 주택단지라 성능 좋은 인터넷을 설치했지만 2층에 허브가 있다 보니 1층까지는 제대로 된 속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추가로 공유기까지 연결해 봤지만 사용기기가 많다 보니 속도가 제한적입니다. 그래도 느리다는 아이들의 불만에 이제는 저가형 태블릿보다 성능 좋은 태블릿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ㅇ 제한된 프라이버시 : 큰아이가 1층 거실을, 2층 침실은 작은아이가 차지하다 보니 제가 머물 곳이 없어집니다. 편하게 음악도 음식도 커피도 설거지도 함부로 할 수 없으니 제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기분입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드니 저만의 프라이빗한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그렇다고 방 4개 딸린 무반 단독주택을 렌트할 순 없기에... 이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침실 겸 공부방이라도 만들어 줘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급하게 구했던 방콕의 월세집. 살아보니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보이기 시작합니다. 계약이 끝나려면 아직 몇 개월 남았지만 새로운 조건들을 만족하는 집을 시간 날 때마다 사부작 알아봐야겠습니다. 워낙 미니멀하게 살다 보니 이삿짐은 별 문제 안될 것이고 예산만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곳을 선택해 살아보는 것이 태국에서 노마디즘을 즐기는 재미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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