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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신감 Sep 20. 2022

태국 대표 음식 팟타이, 호텔에서 맛보기

방콕의 먹거리 (#10)


태국에는 호텔이 정말 많다. 다양한 호텔만큼이나 뷔페도 다양하다. 주말 오후 호텔 뷔페는 사람도 많을뿐더러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평일 점심이나 저녁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가성비가 좋다. 개인적으로 뷔페보다 단품요리를 선호하는 까닭에 뷔페보다는 단품 식사로 점심 예약을 해보았다.


평일 오후 모바일 어플을 이용하면 최대 5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종류별로 다양한 음식점이 있지만 식재료와 서비스를 만족해주는 호텔 뷔페를 주로 이용한다. 점심시간 혼자 뷔페에 가는 것 자체가 어색하긴 하지만 워낙 4성급 호텔 점심을 단돈 200밧(8,000원)으로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큰 매력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버스를 타고 방콕 중심으로 향한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약 30분 걸어야 하는 동선이지만 시티센터 구경도 할 겸 사부작 걸어서 가본다. 베니스와 같은 운하도 보이고 풋풋한 청춘의 대학가도 위치해 따로 포스팅을 해봐도 좋은 코스이다. 예약한 호텔에 도착하니 적당히 땀 도나고 허기도 진다.


호텔 로비에서 바로 8층으로 이동하니 식당이 나온다. 카운터에 예약을 확인하고 창가 자리로 배정받았다. 점심시간인데도 자리는 넉넉해 보인다. 런치타임 메뉴는 월~화요일은 타이 푸드를 메인으로 한 가지 선택할 수 있으며 샐러드바와 디저트바가 이용 가능하다.


이상하게 호텔에만 오면 길거리 음식이 과연 어떻게 나오는지 비교해 보고 싶어 진다. 그래서 메인은 팟타이로 주문한 후 샐러드 바를 구경해 본다. 시푸드와 치킨, 돼지고기 쏨땀과 채소들, 일반적인 10여 가지 드레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료는 일반적인 소다와 커피로 디저트는 케이크와 과일 등 종류는 많지 않지만 알차게 준비되어 있었다. 나 같은 소식가에게는 200밧 런치메뉴에 샐러드와 디저트만 먹어도 본전은 챙길 분위기다.


고수 향이 섞인 샐러드를 2 접시 먹고 나니 주문한 팟타이가 나온다. 흔한 길거리 팟타이라 생각했지만 호텔에서 먹는 팟타이는 모양부터 다르다. 탄 듯 안 탄 듯 잘 볶아져 꾸덕하니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은 사실이다. 재료가 많으니 음식도 예쁘고 재료가 좋으니 음식도 맛있다. 적당히 짭짜롬 한 간장소스에 아삭한 숙주나물을 걸쳐 먹으니 간도 맞춰진다.


고소함을 더하고 싶다면 땅콩 분태를 뿌려 한입 하고 느끼함이 찾아올 때 곁들여 나온 라임을 뿌려 먹으면 입안이 리프레쉬된다. 팟타이를 다시 보게 된 훌륭한 맛이다. 역시 저렴한 길거리 음식이라도 호텔에서 맛봐야 할 이유를 여기서 찾게 되었다.


짜장면 곱빼기보다 많은 양의 팟타이를 해치우니 배가 부르다. 하지만 모양부터 비비드 한 예쁜 디저트를 맛보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별도로 있는 thai shave ice를 포기하고 코코넛 젤리와, 태국 떡, 케이크와 커피 한잔을 챙겨 왔다.


코코넛 젤리와 태국 떡은 카놈찬과 통입 등 시럽이 듬뿍 들어 있어 나의 입맛과는 다르다. 하지만 조커로 아껴케이크와 비장의 카드로 남겨둔 커피 한잔이 있다. 어쩌다 보니 팟타이보다 디저트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케이크는 간단히 3종류, 런치에서 케이크 한 조각만 있어도 얼마나 거창한지 일반 직장인 들이라면 공감할 터, 무려 3가지나 있다. 배도 많이 부르지만 안 먹어 보면 예의가 아니다.


이곳 케이크는 태국 답지 않게 달지가 않아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히 합격이다. 부드러운 카스텔라 사이에 생크림은 자연스럽게 커피와 사르르 녹아 사라진다. 가난한 살림남이지만 남들보다 시간은 많기에 이렇게 돈 대신 시간으로 호사를 누려본다.


태국에 여행 오면 길거리 맛집을 찾아다니느라 더위에 지치고 길을 헤맨다고 지치고 낯선 입맛에 지친다. 물론 이것도 여행의 일부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편안한 여행이 좋아지는 나이인가 보다.


평일 호텔 음식을 코스를 단돈 200밧(약 8,000원)으로 풍경 좋은 창가 자리에서 스타터와 메인, 디저트를 먹을 수 있으니, 이것이 또 하나의 태국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런지 기분 좋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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