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에서 근무까지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청년체험형인턴.
공공기관과 공기업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1개월~6개월 사이의 기간 동안 기관에서 근무하는 단기 일자리이다. (경우에 따라 국민취업제도를 병행할 수 없으므로 보조금 받는 사람들은 참고!)
공공기관 입사 지원 할 때, 같은 기관에서 인턴 경험이 있거나 우수 인턴으로 선정된경우 서류전형을 아예 면제해주거나 서류전형에서 5%~10%가산점을 줄 수 있다. 또한 자기소개서(서류)-NCS/전공(필기)-1차면접(역량)-2차면접(인성)-최종면접 까지의 긴 정규직 채용 프로세스에 비해서, 인턴은 자기소개서-면접의 두 가지 과정만 거치면 되기에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나의 첫 인턴 경험은 대학 산학협력인턴십으로 2개월 동안 근무한 비상교육이었다. 면접 전화가 왔을 때 집 가는 광역버스 안이었는데, 죄송하지만 10분만 달라고하고 버스에서 내려서(!) 근처 카페로 가 면접에 응했던 점이 열정적으로 다가와 붙었더랬다. 서울에 단기 거주지를 잡을 정도로 간절했고 인턴 마지막 날에 취업제안도 받았다. 다음주에 공고가 올라올 예정이라니 써보라나?
그때는 나도 배가 덜 고프고 확신도 부족해서 '생각해 볼게요'라고 했지만, 공고를 찾아보고 작성할 작정이긴했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막상 지원하려고 보니 채용 사이트에 열린 포지션이 3년 이상 경력직이었다. 설마 생신입인 나를 주임급 경력자랑 비교해보겠다는 건가 싶어 그 경쟁에 뛰어 들기 전에 너무나도 기가 죽어버려 지원을 포기했다.
그 후 장장 4년을 우울감에 시달리며 허송세월, 아니 투병생활을 하다가 개인사가 겹쳐 당장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고, 단기 인턴을 억지로 시작했다. (그래도 2년 간은 누워있거나 겨우겨우 알바만 했다.)
1. 화성시 공공근로 6개월
마침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공공근로가 확대되는 시점에 나도 자기소개서를 간단히 작성하고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 자리에 공공근로를 시작했다. 하루 평균 2~3인의 방문객이 있는 도서관을 관리하는 일이었고 감시인도 없었으므로 다소 편안하게 지냈다. 대신 그 도서관을 관리하는 자원봉사 사서님이 엄청난 열정의 소유자라서(나에게 '내가 학생 나이이면 수능을 다시봐서라도 서울대에 갈 거야'라고 했었다.) 500권이 넘는 동화책의 라벨링을 다시 하는 작업을 하긴 했지만.
2. 건보인턴 탈락
그리고 한 4년이 지나서 통장에 돈이 다 떨어지고 갑자기 집에서 강제 독립이 되어서 대출을 끼고 이사를 갔고, 이자를 내려고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2025 국민건강보험 인턴 공고를 봤다. 이곳은 이제와서보니 지원자들의 간절함이 다른 공공기관보다 크고 3년 이상 경력의 의료계 종사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곳이다.
자기소개서가 어떻게 통과 되어서 수원에 있는 건보로 가서 면접을 봤다. 다대다로 진행되었고 지원자 4인 대 면접관 3인이었다. 다소 충격이었던 점은 나와 나란히 앉아있는 지원자들이 모두 경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6개월의 인턴이었는데도.. 간호사 3년부터 타 공공기관 인턴 합 1년까지 꽤 긴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경쟁자라니. 난 또 기가 죽었다. 의료/복지 유관 경험 능력자들 사이에서 나는 탈락을 예감했다. 인턴을 위한 인턴의 기회는 어디서 얻는 것일까?
2025년 현재는 내년 건보 인턴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3. 기타 인턴 서류 탈락
KOTRA, HF, KOICA,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등의 인턴은 서류에서 탈락했다.
4. OO시 청년인턴
아까 말했던 억지 독립 덕분에 이사를 온, 인구수가 적은 도시의 청년 인턴 자리에 자기소개서를 썼다. 그리고 면접을 봤는데 아마 자기소개서가 통과되고 나면 면접에서 큰 결격사유가 없는지만 확인하는 것 같다. 나랑 같이 면접을 본 3분이 모두 합격했기 때문이다. 어쩐 이유에선지 원래 6개월이던 인턴 기간이 올해부터는 4개월로 줄어버려서 아쉬웠으나 공무원 체험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공무원 합격하신 분들이 공부하며 상상했던 것보다는 별 것 아닌 일을 해서 놀랐다는 후기를 남긴 걸 종종 본 적이 있는데 동감한다.
공무원 분들이 나에게 공무원 생각이 없느냐 물었고 나는 있지만 시험 기간동안에 생활비를 마련할 재간이 없어 바로 준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돌려 말했다. (그치만 진짜 생활비가 없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