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운동해라

속는 셈 치고 진짜 해보시라니까요

by happyday

지난번 글을 읽으신 분들은 모두 아시다시피(요즘 내가 자주 쓰는 상투어 중에 하나다. 비슷한 말로는 'ㅇㅇ님도 이미 아시겠지만~'이 있다. 요즘은 너무 내 생각을 은근히 강요하는 말 같기도 해서 이 말의 기능, 그리고 왜 이 말을 자주 쓰고 좋아하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 중이다.)


지난 며칠간 면접 탈락 후에 몰려오는 자괴감과 부끄러움 그리고 절망 속에 빠져 지냈다. 브런치에 글쓴다고 하니까 흥미가 있는 눈치길래 취준하면서 겪는 일들에 대해 쓴다고 하고 블로그는 사소한 일상 글을 쓰는데 요즘엔 블로그챌린지 하고 있다고 했다.


(왜 이런 메리트 없는 얘길 했냐고 생각할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아니 그치만 면접관이 먼저 편하게 다 말하라고 자기도 말할 거라고 하면서 면접 초반에 자기 얘길 40분이나 했는데 어떻게 마음의 벽과 긴장을 조금이라도 내리지 않을 수 있겠나요? 그리고 조회수 9만 나온 글도 있다며 내 콘텐츠 작성 능력을 어필하니까 갑자기 픽 웃으면서 '축하드려요 ㅎ'라고 하셨으며..... 이하생략)


이런 경우! 정말 효과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지겹게들 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겨울 정도로 말해도 운동의 효능을 다 표현할 수 없기에 말하고 또 말하는 것이 아닐까.)


운동할 줄 모른다고 해도 괜찮다. 안 하는 것보단 낫기 때문이다. 날 영업하려던 헬스장 PT 트레이너도 시범 수업에서 내 몸이 다 무너졌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대로 운동하면 더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어쩌고저쩌고 하며 겁을 줬지만, 결국 '근데 그렇게라도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단 나은 거죠?'라는 내 물음에 '네....'라고 인정했다. 하하.


면접에 탈락하고 나면, 자꾸만 머릿속을 치고 들어오는 면접관의 의미심장한 말과 사소한 태도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추리하고 그 사람에게 얼마나 내가 부족하고 한심해 보였을지 하는 생각들에 머리를 흔들어보기도 하고 맛있는 걸 먹어보기도 하고 술도 먹어봤다. 술은 이런 쓸데없는 자학을 더 다채롭게 하더라. 그래서 비추천.

오히려 헬스장 가서 땀도 좀 흘리고 헥헥대며 뛰면서 첫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소년소녀가 된 것처럼 부끄러움에 급발진하면서 러닝머신 속도를 9보다 높여버리는 게 낫다.(근데 12는 좀 아니어서; 24초 만에 9로 내림.)


그래도 의심된다면

이 글과 지난번 글을 비교해 보라!

지난번은 맥주 캔 따면서 쓴 글이고 이건 운동하고 와서 쓴 글이다.


너무 무기력해서 운동에 못 갈 경우엔!

제발 정신과의 진료를 받자. 전화해도 어차피 당장 못 가기 때문에 갈지 말지 고민할 시간이 최소 한 달은 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우울증을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건 21세기의 축복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8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이 복잡한 마음과 어찌할 줄 모르겠는 우울함을 이겨내기 위해서 세상과 단절되어 어디론가 들어가서 매일매일 나무를 맨손으로 치면서 눈물 젖었지만 알 수 없는 수행을 해야 겨우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던 걸지도 모른다. 약을 먹어봤는데 별로였다면 약을 바꾸는 시도도 해볼 만하다. 나도 한 8번은 바꿔서 정착했고 언제는 약 부작용이 와서 복시가 생겨서 동네 공원 표지판이 진짜로! 2개로 보이는 바람에 운전하다가 큰일 날 뻔했다. 처음엔 약 때문인지 모르고 안과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대학병원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줘서 더 겁먹었었고 다행히 정신과에 상담 후 복용 중단하니까 다시 한 개로 보였다. 별일이 다 있었네.


아무튼 운동 추천합니다 ☺️


작가의 이전글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