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반영한 웃음의 새콤달콤한 맛
브루클린 99번째 관할 경찰서에 새로운 서장 '레이먼드 홀트'가 부임했다. 엄격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홀트 서장의 등장에 뺀질이 경찰관 '제이크 페랄타'는 석연찮음을 감추지 못하는데, 브루클린 나인나인의 미래는 과연?
<브루클린 나인나인>은 시즌 8을 끝으로 종영된 미국의 경찰 코미디 드라마예요. 2013년 Fox에서 첫 방송되었다가 시즌6 제작이 취소되자 NBC에서 시즌 6을 이어서 제작했어요. 2014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브루클린 나인-나인 포스터(출처: 넷플릭스)
최근 <브루클린 나인-나인>의 시즌 8이 한국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데요. 무엇이 <브루클린 나인-나인>을 이렇게 인기 있는 드라마로 만들었는지, 그리고 종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브루클린 나인-나인>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매력적인 캐릭터, 코믹한 연기도 중요하지만 <브루클린 나인나인>의 진가는 시대에 발맞춘 코미디를 지향한다는 데 있어요.
에이미를 위로하는 제이크(출처: 넷플릭스)
시즌 6의 여덟 번째 에피소드는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too) 이후 직장인 여성이 어떤 문제를 겪는지 다루고 있는데요. 에이미(멜리사 푸메로)와 제이크(앤디 샘버그)의 상황을 비교하며 직장에서 여성을 향한 차별을 드러내고, 성희롱 가해자를 처벌한 이후에 피해자가 퇴사하게 되는 엔딩을 보여주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음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죠.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미니애폴리스 경찰(출처: CNN)
또한 2020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에 이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새로운 시즌 방영을 1년 후로 미루며 사회적 상황과 의식을 반영한 에피소드를 새로 쓰기도 했어요.
이처럼 낡은 웃음을 탈피하고 시류를 반영하고자 하는 모습 덕분에 더욱 몰입하며 캐릭터의 성장을 볼 수 있는 드라마로 남은 게 아닌가 싶어요.
드라마를 보다보면 주인공들이 범인을 체포할 때 "NYPD! Hands up!(NYPD다! 손들어!)"이라고 외치는 걸 들을 수 있어요. NYPD는 The New York City Police Department(뉴욕 경찰국)의 약자인데요. 신기하지 않나요? 우리는 '서울 경찰'이 따로 없는데 말이에요.
브루클린 나인-나인 스틸컷(출처: 넷플릭스)
미국 경찰의 종류는 미국의 행정 단위를 따라요. 도시(City)가 모여 주(State)를 이루고, 주(State)가 모인 것이 바로 미국(United States of America)이라는 연방 국가예요. 미국의 주(State)는 한국의 도(道)와는 달라요. 각 주를 독립적 주체로 인정하고 주마다 고유의 헌법이 있거든요. 그래서 대마초가 워싱턴 주에서는 합법이고 아이다호 주에서는 불법인 거예요.
브루클린 나인-나인 스틸컷(출처: 넷플릭스)
따라서 미국은 자치경찰제를 택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경찰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러니 NYPD는 뉴욕시가 운영하는 경찰국인 거죠. 뉴욕시가 운영하는 경찰국은 10개가 훌쩍 넘어가는데, 이중 NYPD가 뉴욕시의 법 집행 및 수사 활동에 우선적 책임이 있어요. 게다가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치 경찰 조직이랍니다. 그러니까 '브루클린 나인나인'은 뉴욕시 브루클린 자치구에 있는 NYPD 관할서 중 한 곳인 거예요.
FBI(출처: FBI)
한 마디 더 보태자면 주를 넘나드는 범죄에 대응하는 경찰을 연방 경찰(Federal Police)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 우리가 익히 들어본 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연방범죄수사국)과 DEA(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마약단속국) 등이 포함된답니다.
<브루클린 나인-나인>은 시즌8로 마무리가 되었어요. 미국 대표 코미디 드라마로 자리를 잡아가던 와중, 왜 새 시즌 제작이 취소된 걸까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코파간다(copaganda)' 때문인데요. 'copaganda'는 cop(경찰)과 propaganda(선전)의 합성어로, 미디어가 경찰을 미화한다는 비판에서 비롯되었어요.
Black Lives Matter 시위(출처: CNN)
2020년, 앞서 말했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때문에 경찰관의 과도한 무력 사용과 인종차별, 과잉진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어요.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고 외치는 시위가 온•오프라인에서 일어났죠.
이렇게 경찰이 비판받고 있는 현실의 상황을 무시한 채 경찰 시트콤을 계속 유쾌하게 진행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브루클린 나인-나인>은 친밀하고 정의로운 경찰들이 주인공이기에 더욱 그렇죠.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표했지만 <브루클린 나인-나인>은 경찰을 의도적으로 긍정적이게 묘사하는 '코파간다'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고, 결국 제작진들은 드라마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어요.
현실을 반영한 웃음의 새콤달콤한 맛
뚜렷한 캐릭터와 코믹한 연기, 흥미로운 플롯과 시의적절한 메시지가 들어간 시트콤입니다. '브루클린 나인-나인'의 가장 훌륭한 점은 밥을 먹을 때마다 넷플릭스의 홍수 속을 더이상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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