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드리머] 120조 연금/기금 입찰, 그리고 수주확정

2주동안 주말도 없이 달렸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연금기금 관련 초대형 입찰, 규모만 무려 120조 원.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수주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건은 어느 한 사람의 성과가 아닌,

모든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컸습니다.


처음 완성된 제안서를 받아 들었을 때, 자료 자체의 완성도는 이미 상당히 높았습니다.

다만 전체 흐름과 컨셉이 ‘발표’로 전달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슬라이드보다 먼저 손을 댄 것은 발표 멘트였습니다.

이 제안서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왜 우리가 반드시 선정되어야 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모든 발표 멘트를 전면 수정했습니다.


그 이후는 정말 ‘맞추는 작업’의 연속이었습니다.

PM과 수차례 통화하며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계속해서 다듬었고,

녹음 파일도 몇 번이고 주고받으며 톤과 속도, 강조 포인트를 끊임없이 조율했습니다.

“이 문장은 논리는 맞는데 설득력은 약한 것 같다”,

“여기서는 숫자보다 맥락이 먼저여야 한다” 같은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계속 맞춰갔습니다.


하지만 이 제안 프레젠테이션의 진짜 핵심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질의응답이었는데요.

제안 프레젠테이션의 ‘꽃’은 언제나 질의응답입니다.

발표는 어느 정도 준비된 흐름대로 갈 수 있지만,

질의응답은 평가위원의 성향, 현장의 분위기, 그날의 변수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제 현장처럼 공간을 구성하고, 나올 수 있는 질문을 100개 이상 무작정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표님, 부사장님, 임원분들까지 주말에 직접 출근하셨습니다.

질문 하나하나에 대해 “이건 공공기관 시각에서는 이렇게 들릴 수 있다”,

“이 연배의 평가위원이라면 이 포인트를 더 볼 가능성이 크다” 같은 관점으로 답변 전략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질의응답 전략은 단순히 ‘답을 준비하는 일’이 아닙니다.

-. 공공 입찰인가, 민간 입찰인가

-. 평가위원의 지위는 어느 정도인가

-. 실무형인지, 정책형인지, 재무형인지

이 모든 조건에 따라 같은 질문에도 ‘좋은 답’의 형태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는 발표 전략보다 질의응답 준비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현장에서 발표가 다소 아쉬웠던 제안이 질의응답 하나로 판세가 뒤집히는 경우를 저는 여러 번 봐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그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발표 당일, 긴장이 풀리기도 전에

수주 확정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순간, 2주 동안 이어졌던 밤샘 작업,

주말을 반납하며 함께 답을 만들던 시간들이 한꺼번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건은 정말 모두가 함께 만든 결과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경험할 때마다 제안은 자료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전략과 전략이 맞물려 완성되는 하나의 전투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됩니다.

그리고 전투에서 이기면 그만큼 보람차기도하죠!


정리하며 제안프레젠테이션 TIP을 공유해봅니다.

제안 프레젠테이션에서 발표 멘트는 슬라이드만큼 중요합니다.

수주의 승부는 종종 발표가 아닌 ‘질의응답’에서 갈립니다.

질의응답은 질문 개수보다 질문의 ‘배경’과 ‘평가자의 시각’을 먼저 읽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엇보다, 좋은 제안은 늘 ‘팀 전체의 준비도’에서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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