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중 슬라이드가 전원off 되어버렸다면?"
금요일 저녁 새로운 업체와의 미팅,
그리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 업체만의 전문용어.
그리고 주말밖에 남지 않은 시간,
월요일 아침 9시 발표인데
제안서만 달랑 내 손에 들어왔다.
난 그렇다면 주말동안 스토리를 짜고, 스크립트 작성 후 송부하는 작업 + 오류 수정 및 시간관리를 해야한다. 그런데 주말에는 미리 예정된 1박2일 모임이 있다.
스스로 잘해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워낙 많이 해왔던 일이고, 틈틈이 시간관리를 한 덕에 녹음파일까지 송부하는 등 일처리는 완벽하게 끝마쳤다.
그런데 웬걸 문제는 당일날 벌어질 줄이야(!)
아침 9시에 발표라서 정신을 가다듬고 도착한 현장.
10분 PT 동안 촘촘하게 짜여진 플로우대로 진행중에 갑자기 슬라이드 기계가 전원off가 되어버렸다.
200건이 넘는 경쟁입찰을 했지만 슬라이드 전원off는 처음 겪어보는 일.
누군가 경험이 자산이라고 했던가, 현장 관리하시는 담당자님만큼 속으로는 누구보다 당황했지만, 재빨리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담당자가 부리나케 나와 슬라이드 기계를 만지는 동안, 심사위원이 보고 있던 페이지를 살펴보고는 그대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 페이지는 다행히 우리가 강조하고 싶던 내용이었고,
또, 그 내용을 외운게 아닌 이해를 했기때문에,
더욱 자연스러운 제스처와 함께 심사위원에게 내용이 기억될 수 있도록 상황을 연출했다.
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옆에 준비해둔 여분의 평가제안서로 슬라이드 기계가 켜질때까지 대체했다.
(이 부분은 슬라이드 없이 발표를 진행했었던 여러 고등학교 입찰PT덕분에 가능했을수도)
아직 수주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박수를 받으며 나왔고, 담당자 말로는 박수는 처음 나왔다고 했다.
'후. 다행이다.'
이제야 긴장이 풀리며 얼굴에 장난끼가 돌았다.
역시 발표는 경험, 경험은 자산이다
(이 날 남긴 사진은
립도 안바른 똑같은 사진 4장밖에 없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