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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dro KoㅣDesign Connecter Aug 30. 2018

“시간은 경험을 풍요롭게 한다.”

 Time enriches Experiene

“시간은 경험을 풍요롭게 한다.”

  Time enriches Experience.


1. 경험의 틀, 일회적·반복적·지속적 시간


“일상의 모든 경험은 시간의 맥락에서 해석된다. 사람과 시간은 날줄과 씨줄이 되어 경험의 틀을 자연스럽게 만들어간다.”


필자는 사고의 변화를 크게 두 번 겪었다. Royal College of Art(이하, RCA)에서 공부할 때, 개념적 사고실험적 사고를 통해 디자인 해석의 패러다임이 달라졌다. 필립스 디자인에서 일할 때, 실용적 사고전략적 사고를 알게 되어 디자인 활용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었다. 전반적인 사고의 변화와 관련된 다른 내용으로 다음에 다루도록 하겠다.


필자가 참여했던 Noah’s Ark라는 경험 디자인 프로젝트는 필립스 디자인의 전략적 미래 Strategic Future를 제시하는 디자인 리서치 프로젝트 동시에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여기서 경험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하게 되었다.


경험을 어떻게 디자인하는가? 신선한 디자인 접근 방법이었다.

그 당시 필립스 디자인은 다양한 선행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의 비전을 제시했다. 새롭게 관심을 두던 인터랙션 디자인 그룹(이전, 멀티미디어 그룹)에서 진행하는 미래 전략 프로젝트였기에 필자는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당연히 컸다.


사진 1 : Experience Design ‘Noah’s Ark’, Interactive System, Philips Design, 2000 

© 2018. Bedro Ko


경험 디자인의 접근 방법에서 우선적으로 사람과 시간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정의한 것이 새로웠다.

사람들이 경험하는 일상을 세 가지 사건의 관점으로 접근했다. 세 가지 사건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예시를 통해 콘셉트경험의 흐름을 만드는 방법이었다.

a. 단회적 사건(경험) One-off Event

b. 반복적 사건(경험) Repeated Event

c. 지속적 사건(경험) Constant Event


시간의 관점으로 본 일상의 사건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적용 점을 찾는 것이다. 즉, 사람과 시간의 관계를 통해 제품, 시스템, 서비스, 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과 제품을 중심으로 시스템, 서비스, 공간을 총체적인 경험으로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필자가 지속적으로 다듬는 생각이 있다.

첫째, 사람, 시간, 사물, 공간에 대한 관계를 깊이 통찰할 수 있는 디자인 철학이 정립되어야 한다.

둘째는 이러한 디자인 철학을 통해 제품, 시스템, 서비스, 공간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경험이 디자인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험적 사고는 제품, 시스템, 서비스, 공간을 연결하고 융합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는 데 용이하다.


지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초연결 시대이기에, 브랜드는 연결된 사람들의 경험을 읽어내야 한다. 사람들의 행동과 감정의 패턴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브랜드는 초연결, 초감각, 초경험의 상황에 적합한 플랫폼형 브랜딩 경험 모델을 제공해야 한다.




2. 경험의 순간, 브랜드 가치를 느끼는 시간

살아 있는 도시는 장소와 장소를 끊기지 않게 하여 사람들이 오래 머무를 수 있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와 장소의 연결성은 브랜딩의 중요한 전략적 토대가 된다. 도시의 활성화는 지역 문화 경험을 풍성하게 하는 지역 브랜딩 혹은 지역 문화 브랜딩으로 구체화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경쟁은 치열하다. 공간 브랜딩은 사람이 오래 머무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 브랜드 경험을 통해 브랜드 DNA를 이식하겠다는 공간 브랜딩 전략이다.


사진 2: 스타필드 하남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 스타필드의 체류형 엔터테인먼트 전략이다.

고객이 소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고객이 얼마나 스타필드에 머무느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스타필드에 오래 체류할 수 있도록 체험, 여가, 힐링이 있는 쇼핑 테마파크 공간을 구성했다. 고객의 지갑을 본 것이 아니라 고객의 시간을 바라본 브랜드 가치 기준과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스타필드는 고객들에게 일회적 경험, 반복적 경험 그리고 지속적 경험을 제공했다. 스타필드의 DNA를 고객의 일상의 시간에 이식한 것이다.


사진 3: 현대카드 트래벌 라이브러리


“일상을 사유하고 몰입을 통해 잊혀졌던 아날로그 감성과 영감을 회복하겠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가 제안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전략이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는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디자인, 여행, 음악, 요리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에 가치를 부여하여 공간과 연결한 것이다.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몰입의 시간, 여행 라이브러리는 발견의 시간, 음악 라이브러리는 울림의 시간, 요리 라이브러리는 채움의 시간, 현대카드의 브랜드 가치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순간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고객은 현대카드의 철학이 담긴 공간을 통해 일상 시간의 가치를 재발견한다.


사진 4: 블루보틀 커피, South Park, San Francisco


“신선한 커피로 맛있는 커피 맛을 낸다” 최고의 맛과 단순함의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블루보틀의 전략이다. 블루보틀은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브랜드로써 커피 업계에 애플이라고 한다.


매장의 공간 디자인은 곧 경험 디자인이다. 우리는 카페에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늘 생각한다.” – 블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CEO –


블루보틀은 바리스타, 고객, 커피만을 위한 무대 공간으로 정의한다. 고객에게 시각적인 방해가 될 만한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블루보틀의 공간 원칙이다. 고객의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커피 추출 장면을 방해 요소 없이 오감으로 즐기며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고객이 경험하게 될 일관된 커피의 제조 과정과 그 시간을 여과 없이 즐기도록 말이다.


스타필드,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블루보틀 모두 시간의 개념을 경험의 개념으로 재해석했다. 소비의 시간을 체류의 경험으로, 일상의 진부한 시간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틀에 박힌 제조 과정을 공감각을 자극하는 즐거운 경험으로, 브랜드의 최고의 순간을 느끼는 시간을 제공한 것이다.




3. 경험의 조화, 향유하는 시간

사진 5 : 판교 현대백화점  © 2018. Bedro Ko


판교 현대백화점은 잠실운동장의 7배 크기로 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필자도 갈 때마다 스케일이 주는 편안함을 느낀다. 처음에는 공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들이 편하게 교차해서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거대한 실험장 같은 이곳을 임직원들이 공유하고 결론을 내린 명제라고 한다. “보고, 듣고, 즐기고, 놀게 하자. 물건을 판다는 생각보다 경험을 팔자” 즐겁게 놀고 체험하는 공간의 개념을 도입하여, 체험과 구매가 동시에 가능한 공간이 되도록 한 것이다.


백화점의 고급스러운 특성을 유지하며 양적·질적으로 콘텐츠의 차별성을 두어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여 브랜드 가치를 확보했다. 지속해서 머물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걷고, 구경하고, 만지고, 체험하여 구매 경험까지 가능하게 한 것이다. 체험 매장과 패밀리를 위한 매장뿐만 아니라, 남자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남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여 남자들이 쇼핑의 걸림돌이 아니라 주체가 되도록 유도했다.

온 가족이 함께 각자의 취향기호를 충족시키며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절충된 공간이다.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놀이, 맛집, 화장품, 서점, 영화 등. 그래서인지 필자도 자주 가족들에게 말한다. 오늘은 현백가자!


브랜드 사파리 체험이 편리하도록 에스컬레이터는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한다. 그리고 콘텐츠를 팔기 위한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고객의 시간을 조정한다. 고객은 자연스럽게 체험존으로 유입되어 그 흐름을 이어가며 콘텐츠를 소비한다.  


사람들은 일상의 시간을 다양한 경험의 시간으로 제공하는 브랜드에 반응한다. 일회적인 사건을 새로운 경험으로, 반복되는 사건을 반복되는 경험으로 그리고 지속적인 사건을 지속적인 경험으로 해석하는 브랜드에 더 깊이 반응한다.

평범한 시간을 의미 있는 시간으로 더 나아가 풍요로운 경험으로 향유하게 하는 브랜드에 고객은 충성한다.





사진 2 출처: 스타필드 하남

사진 3 출처: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사진 4 출처: 블루보틀 커피, South Park, San Francisco

관련 기사 출처: 스타필드 하남, 판교 현대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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