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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dro KoㅣDesign Connecter Sep 28. 2018

“사물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Object conveys Stories.

1. 상징의 이미지, 상황을 전달하는 메시지

영국에서 돌아오기 얼마 전에 런던 시내에 있는 대영박물관 British Museum 의 그레이트 코트 Great Court에서 특색 있는 전시(사진 1)를 보았다. 전시 디스플레이와 독특한 형태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평상시에 느껴보지 못한 사물 Object의 힘을 느꼈다고 할까? 조합된 형태도 독특했지만, 거친 녹슨 철의 색과 노란색의 배경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직관적으로 강렬한 힘을 받았고, 세련된 조형 작품과 달리 묘한 감정을 느꼈다. 제목에 걸맞게 생명력과 역동성이 있는 작업이었다.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는 왜 느낌이 달랐을까?

1992년 모잠비크에서 끝난 16년 간의 내전으로 남겨진 전쟁의 유산은 폐허와 전쟁에 사용된 무기였다. 모잠비크 예술가들은 60만 가지 이상의 무기를 수집하고 해체한 무기로 작품을 만들었다. 예술가들이 전달하고 하는 것은 화해의 메시지와 희망의 메시지였다. 파괴와 죽음의 상징물인 무기가 희망을 담고 있는 화해의 상징물로, 희망을 주는 생명의 상징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폐허 속에서 희망과 생명을 위한 열정이 재료의 한계성을 뛰어넘어 조형적으로 승화되었다. 상황과 환경이 빚어낸 상징적인 작품이며, 맥락적으로 전달되는 의미와 사물이 전달하는 가치를 조합했다. 맥락이 전달하는 메시지의 힘이었다.

사물 Object 은 가치와 필요에 따라 시대적 맥락 안에서 존재한다. 또한 시대적 맥락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모든 사물 Object은 사람 중심으로 시간과 공간 안에서 상황과 이야기를 제공한다. 이와 같이 사람 중심으로 브랜딩을 집약하는 제품, 시스템, 서비스, 공간도 같은 맥락으로 브랜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

2. 조합의 이미지, 의미를 전달하는 메시지

사진 2 (좌) : Juicy Salif Lemon Squeezer, Philippe Starck, Alessi, 1990

사진 3 (우) : Anna G Corkscrew, Alessandro Mendini, Alessi, 1994

‘꿈의 공장 Dream Factory’이라고 불리는 알레시 Alessi는 장인 정신, 예술성, 디자인의 가치를 조합한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이다. 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 우상처럼 생각했던 탈영역의 디자이너 필립 스탁. 그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시 살리프 Juicy Salif(사진 2)는 예술과 디자인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그리고 알렉산드로 멘디니 Alessandro Mendini의 안나 G 와인 오프너(사진 3)는 알레시 Alessi 브랜드의 아이콘이라 해도 무색하다. 알레시의 디자인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과 이야기를 제품으로 고급스럽게, 재미있게 그리고 아름답게 전달한다. 예술과 디자인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경계를 허물었다

사진 4 (좌) : Sponge Vase, Marcel Wanders,1997

사진 5 (우) : Egg Vase, Marcel Wanders, 1997

‘사랑이 기초가 된 환경을 만들고 열정으로 살고 가장 흥미진진한 꿈을 실현하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 그가 표현하는 사물 Object의 이야기는 따뜻하고 감성적이며 시적이다.

필자는 20여 년 전에 스펀지 꽃병 Sponge Vase(사진 3)과 달걀 꽃병 Egg Vase(사진 4)을 처음 접했을 때 재료적인 특성을 통해 새로운 형태적 접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실험적인 사고를 통해 사물을 재해석하여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더할 때, 한 편의 시가 주는 통찰의 힘을 사물 Object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사진 6 : Dressed Pots & Pans, Alessi and Marcel Wanders, 2011

알레시 Alessi와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가 협업을 한 주방 요리 컬렉션(사진 6)이다. 모던한 스타일과 정교한 알레시의 기술과 화려하고 시적인 조형 감각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알레시 Alessi는 예술 같은 디자인 Design as Art,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의 작품은 디자인 같은 예술 Art as Design이다.

일상에서 예술과 디자인의 조우는 아름다운 메시지를 만들어낸다. 브랜드 또한 일상의 가치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브랜드 이야기는 아름다운 메시지로 일상에 전달되어야 한다. 2018년의 일상은 예술과 디자인이 기반이 된 브랜드 플랫폼 환경이다.

3. 관계의 이미지, 감각을 전달하는 메시지

Royal College of Art(이하, RCA)에서 졸업작품을 준비할 당시의 이야기다. 메시지와 커뮤니케이션의 관계에 대해 리서치를 하는 과정에서 케이크를 선택했다. 왜냐하면 가장 보편적인 사물 Object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싶었기 때문이다. 케이크는 시각, 미각, 후각, 촉각의 네 가지 감각을 소유한다. 좀 더 나아가 케이크를 통해 축하와 노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듣기 때문에 청각까지 포함된다. 케이크는 오감으로 조화와 균형이 잡힌 사물 Object이다.

케이크는 공감각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 즉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일반적으로 메시지는 읽거나 듣는다. 그러나 케이크는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필자는 케이크를 통해 ‘메시지의 향기를 맡고 메시지의 맛을 볼 수 있다’ Smelling and Tasting a Message라는 개념을 정리하게 되었다. 사물이 갖는 본래의 속성을 인식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기능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 리서치와 콘셉트 시나리오와 모델을 통해 콘셉트의 타당성을 확인했다. 실제적인 구현을 위해 ‘Refreshment in relation to Smell’이라는 디자인 주제 아래, ‘증발과 향기 Evaporation and Aroma’라는 제품 콘셉트로 조형과 기능의 관계를 세 가지로 해석했다. 첫째는 할로겐의 조명의 여열에 의한 증발, 둘째는 가습기의 초음파에 의한 증발, 셋째는 석고의 재료적 특성에 의한 증발 즉, 물을 흡수하고 증발하는 과정에 향기를 발산하는 과정을 적용하여 제품을 만들었다.

세 가지 작품 중 위의 작품은 석고로 채워져 있는 꽃병이다. 필자는 석고의 표면에 분사되는 물이 빠르게 흡수되는 것과 수분이 서서히 증발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형태적으로 꽃병의 모양이고 내부는 석고로 채워져 있으며, 기능적으로는 꽃병보다 화분에 가깝다. 물이 들어 있는 꽃병처럼, 석고로 된 꽃병은 수분을 머금고 있는 화분의 역할을 한다. 향이 담긴 물을 흡수한 석고 꽃병은 고체 향수처럼 증발하는 과정에서 향기를 발산한다.

위의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 (사진 4, 5)는 재료 Material 의 특성에 꽃병의 기능을 적용한 것이라면, 필자는 사물 Object과 재료 Material 의 관계를 재해석한 것이다. 같은 꽃병이지만 사물 Object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다르다. 재료 Material 의 속성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보다, 사물 Object과 재료 Material 의 관계를 공감각적으로 해석하여 새로운 행동과 감정을 경험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기능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감각의 조합이 다른 것이다.

필자는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접점을 시적으로 인식하고, 공감각적으로 느끼는 관계를 시적 접점 Poetic Interface 혹은 공감각적 접점 Synesthetic Interface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사람 People과 사물 Object 의 본질적인 관계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유도하기 용이하다. 제품, 시스템, 서비스, 공간을 근간으로 하는 초연결, 초감각의 플랫폼 환경에서 브랜드 경험도 마찬가지다. 또한,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는 방법도 여기에 기초한다.

사진 2 : Juicy Salif Lemon Squeezer, Philippe Starck, Alessi, 1990

사진 3 : Anna G Corkscrew, Alessandro Mendini, Alessi, 1994

사진 4 : Sponge Vase, Marcel Wanders,1997

사진 5 : Egg Vase, Marcel Wanders, 1997

사진 6 : Dressed Pots & Pans, Alessi and Marcel Wanders,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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