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형제들
(지난 화: 하빈 일행은 바다로 여행을 간 뒤 헤어지고 준호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낯선 남자와 만나게 되는데...)
준호는 도로온을 보자 그의 압박감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로온의 말은 자상하게 들리지만 어딘가 불쾌한 뉘앙스를 띠고 있었다. 도로온은 준호에게 다시 한번 느긋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
도로온: 나와 함께 가자 준호야 지금보다 더욱더 풍족하게 살 수 있단다.
김준호: 정말....당신이 내 친형이 맞는지 어떻게 증명할 수 있지?
도로온: 그건 간단해....우리 가문 대대로 이어져 오는 푸른 머리와 푸른 눈...그거면 충분히 증명되지.
로온은 자신의 머리와 눈을 가리키며 계속해서 준호를 설득한다. 그렇지만 준호는 아직 로온을 믿지 못하는지 경계심 있는 눈빛으로 도로온을 바라본다.
도로온: 이렇게까지 해도 날 못 믿는 거니? 난 널 위해 먼 길을 돌아왔는데...형의 마음도 몰라주는구나....
김준호: 그럼....! 우리 가족에 대해서도 말해봐. 우리 엄마의 이름을 말해보라고!!!
도로온: 그건 말할 수 없어...
김준호: 흠....역시 친형이 아니라는....
도로온: 너가 갓난아이 때 돌아가셨으니까.
준호는 그의 말에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준호는 분명 엄마와 아빠가 존재한다. 그 두 분이 돌아가셨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준호: 거짓말!! 엄마 아빠는 지금 살아계셔. 당신이 뭔데 돌아가셨다는 거야!!
도로온: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니.... 지금 너를 키우고 계신 분은 이모와 이모부지. 너의 친부모가 아니야! 넌 그저 다른 가족들의 슬픔을 참기 위해 삼촌의 성씨인 김씨로 지은 거야!! 우리 부모님은 옛적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으니까!!
준호는 그 말을 듣자 힘없이 주저앉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준호는 이 상황을 믿고 싶지 않지만 믿을 수밖에 없다. 도로온이 그 두 분의 이름도 알고 있으니....
김준호: 그럼....진짜 형이라는 거지?
도로온: 드디어 알아주는구나 도준호. 인제 나와 함께.....
김준호: 그치만...! 난....지금 생활로 만족해...! 하빈이랑 하나 누나랑...그리고 괴령들...흡...!
준호는 급히 입을 막으며 숨을 고른다. 로온은 그런 준호를 보며 호탕하게 웃으며 준호를 토닥여준다.
도로온: 하하하하!! 괴령? 그건 또 무슨 상상이야? 저번부터 지켜봤지만 너의 상상력은 내가 못 따라가겠군.
김준호: (형은....괴령을 모르는 건가...?)
준호는 살짝 안심하듯 숨을 내쉬며 도로온을 다시 쳐다본다. 도로온은 여전히 자상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도로온: 흠~ 어쩔 수 없지. 너의 의견을 존중해줄게. 여기 내 연락처야. 필요한 게 있거나 돌아올 마음이 있으면 연락해. 그럼 나중에 또 보자 도준호...
김준호: 응....
그렇듯 도로온은 반대편으로 가버리고 길가에는 준호 혼자만이 있다. 준호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한참 뒤에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 준호는 자신을 키워준 이모와 이모부에게 방금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말을 들은 두 보호자는 울먹이며 준호에게 매달렸다.
이모: 미안해....준호야... 흐윽...여태껏 말하지 못했어..... 너가 혹시나 우릴 미워할 줄 알고...
이모부: 정말 미안하다....준호야...흐윽...이걸 어찌해야 할지....
준호는 떨리는 손을 꽉 움켜쥐고 얼마 동안 말없이 두 사람 앞에 서 있기만 했다. 몇 분 뒤 준호는 두 사람을 한 번에 껴안고 말하기 시작했다.
김준호: 두 분이 제 친부모가 맞든 아니든 이제 상관없어요. 저의 은인이자 저의 가족이니까요. 그리고...제가 왜 두 분을 미워하겠어요....앞으로도 그저 평범하게 저와 있어주세요. 엄마, 아빠 ㅎㅎ
이모, 이모부: 주....준호야....
그렇게 세 명은 서로를 품에 안은 채 행복의 눈물을 흘리며 서로 간의 신뢰를 쌓아간다.
그 시간 도로온은 산길을 걸으며 아까 보여줬던 호탕한 표정과 달리 그늘지고 어두운 표정으로 산을 오르고 있다. 그의 손에는 준호가 늘 읽고 다니는 괴담책이 들려 있었고 도로온은 산 중간에 있는 오래된 신사에 도착한다.
???: 뭐냐......데리고 오는 거 아니었냐..... 기대했는데....
도로온: 니놈의 먹이는 다른 놈이니 기다리고 있어라.
???: 하....기대되는구나.... 근데 계약을 너무 미루는 거 아니냐....? 이러다 여제께서 노하시는 거 아니냐....?
도로온: 계약....니놈이 원하는 게 뭔데?
???: 그냥...니놈의 피와 내 몸을 동기화해주면 돼...
도로온: 그것뿐?
???: 너의 피와 동기화가 되면....넌 내 능력을 쓸 수 있고....난 너의 피를 마실 수 있으니 윈윈 아니냐....?
도로온: 역시...피를 추구하는 구령답군... 혈구령(血舊靈)
혈구령: 그럼....계약하는 거냐...?
도로온: 성사하지.
혈구령: 그럼 문 좀 열어줘.....
도로온이 신사의 문을 열자 붉은 액체가 도로온을 덮치고 그의 몸 안으로 스며든다.
혈구령: 이걸로....계약 성공이냐....?
도로온: 그래. 그리고...우리의 목적을 위해 움직여보자고.
혈구령: 그래.....나아가보자고.....
그렇게 도로온은 나무 위로 올라가 준호의 집을 살핀다. 혈구령의 능력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원하는 상대를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다. 도로온은 준호의 집안을 확인한 뒤 준호의 집 앞에 착지한다. 도로온은 얼굴의 절반이 붉게 물들고 붉은 마법진을 펼쳐 준호의 집을 감싼다.
도로온: 자....준호야 행복의 시작은 불행의 시작과 같단다.....자! 만혈에 물들어라!!!
붉은 마법진이 완전히 준호의 집을 삼키고 준호의 부모와도 같은 존재인 이모와 이모부의 피부색이 붉게 물들며 둘의 몸은 마치 미라처럼 변한다.
이모: 주....준호야...갑자기 이게 무슨.....
이모부: 준호야 너라도 도망쳐라....왜인지 모르겠지만 직감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김준호: 그....그치만 이제 다 알게 됐는데...!
이모부: 어서...! 어서 도망쳐!!
이모: 우리 아이 어서 도망쳐...!
준호는 주변 사람들을 부르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자 도로온을 마주친다.
준호는 도로온의 모습을 보자 충격에 휩싸인 듯 도로온에게 달려든다.
김준호: 이게....무슨 짓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