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바운더 X 로컬턴 IN강진] 아웃바운더 구혜영님을 만나다
구혜영이란 친구가 있는데요,
비커넥트랩과 지향점이 같아요.
청년 일자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고,
로컬에서 답을 찾고 싶어 해요.
우리는 그렇게 소액트 전성욱 대표님의 소개로 구혜영님을 만나게 되었다. 성균관대학교 SeTA(Social Entrepreneurship Team Academy) 과정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알게 된 분이라는 설명. 활기가 가득한 헤이그라운드 10층에 호기심 가득한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타난 혜영님은 2시간을 숨도 쉬지 않고 문제의식과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인턴이 아니라 금턴이에요, 금턴!
경쟁이 워낙 심하니 갖은 스펙을 쌓아요.
그러다 보면 원래 원하던 삶은
정말 무엇이었는지
꿈은 뭐였는지 싶어요.
입시 경쟁, 입시 경쟁 끝엔 다시 스펙 경쟁, 그 후엔 다시 인턴 경쟁, 계약직의 반복. 요즘 청년들이 흔히 경험하는 일자리 상황이다. 혜영님도 다르지 않았다. 4학년 막학기. 복수전공에 컨설팅 학회 활동, 스타트업 창업 프로그램과 인턴십까지- 빼곡히 채운 스펙 속에서 끝까지 채워지지 않는 건 바로 '꿈'이었다고 했다.
내 꿈은 뭘까? -
빼곡히 채운 스펙 속에서
끝까지 채워지지 않는 건
바로 '꿈'이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했다고 한다. 영어라도 늘지 않을까- 다른 나라에 가면 뭔가 해결될까 싶었다고. 하지만 어차피 돌아와서 마주해야 하는 것은 한국에서의 현실이란 생각에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했다. 혜영님의 발길이 멈춘 곳은 의외의 장소. 인연을 타고 타고 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 윤봉란 이사장님까지 연결되어 도착한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 혼자서 그곳을 누비고 문을 두드려보다가 우릴 찾아온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아웃바운더 4기. 혜영님이 1호 참가자가 되었고, 특별히 이번 아웃바운더는 '로컬턴(LOCAL+INTERN)'이라는 콘셉트를 담아 '전라남도 강진군'을 무대로 진행됐다. 8명의 참가자와 함께 보낸 약 1달. 서울에서 지역 이해도 워크숍과 팀 빌딩을 시작으로 전라남도 강진군에서의 체류와 과업 수행까지.
이들이 수행한 강진군 지역 과업은 ▲오이농가의 온라인 판로 다각화를 위한 콘텐츠 제작 ▲마을축제의 지속가능한 진행 구조 설계 ▲병영읍 마을 여행 활성화를 위한 전략 수립 ▲마을 양조장의 신제품 시장 검증과 고객 인터뷰 등으로 다양하지만, 혜영님이 지원한 포지션은 현장PM. 마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를 발로 뛰며, 협조를 구하고 과업을 수주하고 과업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준비하는 역할이었다.
아웃바운더 로컬턴 속에서
좋아하는 걸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알았어요.
늘 지원동기에 쓸 한 줄이
부족하다 느꼈는데,
이제 제가 좋아하는 걸 찾게 됐으니
그게 제일 큰 수확인 것 같아요
아웃바운더는 과업의 목표와 상황만 있을 뿐, 업무 지시는 없는 환경이고 따라서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연스럽게 혜영님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것- 막연한 '무'의 상황 속으로 돌진해서 기회를 만들고, 서로의 필요사항과 추구점을 조율하며 돌파력을 만들어 '유'의 결과물을 내는 것에 매진했고 자신의 장점이 빛나는 순간을 스스로 발견한 것처럼 보였다.
다른 깨달음도 있었다. '외부 청년들이 과연 짧은 기간 동안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지역민들의 마음이 존재한다는 것. 혜영님은 이웃주민들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한 달 살기- 여행- 힐링 같은 타인으로 머물다가는 것이 아닌 '지역민과 함께 하는 것'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지역에 깊숙이 스며들어 고민을 소통하는데 힘을 쏟고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청년과 지역을 이어주는 일경험 프로젝트를 기획한 혜영님에게 그 변화의 순간이 큰 희열이었다고 한다.
아웃바운더가 특별한 이유는
지역민과 함께 과업을 결정하고
실제 그 일을 같이 고민하고
해낸다는 점이에요-
오이농가의 온라인 판로를 고민하고,
상세페이지를 만들고,
양조장의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시장수요 검증도 직접 하죠.
지역민이랑 같이 해내는 거예요-
남들처럼 혜영님도 서울에서는 일과 삶을 나눠 생각해 왔다고 했다. 낮엔 회사에서 일하고, 밤엔 비로소 '나'를 찾는 패턴- 다수의 삶이 이렇게 매일매일 돌아간다. 하지만 강진에서 만난 농민들은 매일같이 새벽에 밭으로 향하고, 농사일이 없는 낮에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을 또 한다. 사업도 하고, 재밌는 프로젝트에도 시동을 걸어본다. 그 모습에서 혜영님은 일과 삶이 하나로 이어지는 방식을 배웠다고 했다.
서울에서는 결국 내 일이 아니잖아요.
이직이나 퇴사가 자연스럽지만,
로컬에 사는 분들은
어떻게든 이 일을 지켜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더라고요.
자신의 삶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소모적으로 쓰이지 않으니
삶과 일이 자연히 이어지는 것 같았어요
혜영님에게 물었다. 어떤 청년에게 아웃바운더를 추천하겠느냐고- 답변은 단호했다. "놀러 오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아웃바운더를 추천하지 않아요." 대신 이런 청년이라면 반드시 경험해 보라고 권한다고 했다. 기회를 간절히 찾는 사람. 아직은 준비가 부족해도 배울 마음만큼은 단단한 사람 말이다.
서울에서 내 쓸모를 찾지만
방법이 없다고 낙담하는
청년들이 많잖아요.
아웃바운더는 달라요.
'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구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뭔가 해내는 나 자신을 보며
자신감도 덩달아 생기고요-
아웃바운더 로컬턴 4기 과정을 마치고, 성장공유회를 하던 날. (이날 혜영님은 아웃바운더상을 수상했다) 혜영님은 삶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을 찾은 것처럼 보였다. 토익도, 자격증도, 화려한 경력도. 해내고자 하는 마음과 집요할 정도의 의지는 이기지 못하는 법. 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청년이 있다면 일단 아웃바운더 속으로 뛰어들길 권한다며 몇 번이고 강조했다.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라며-
잊지 못할 기억의 한 조각이라면,
이 날인 것 같아요.
마을 방범대 활동을 함께 하고,
숙소로 돌아갈 때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국장님께서
저희 모두를 트럭에 태워주셨어요.
지금 밖에 경험을 못할 거라면서요.
밤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가득 채운 별을 봤던 순간은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자신이 가장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고 돌아온 구혜영님. 혜영님은 새로운 후배 아웃바운더들을 위한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대학교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다니면서, 비커넥트랩에 별도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그리고는 성과를 만들고 싶다며 수시로 이곳저곳을 누빈다. 앞으로 그녀가 만들 새로운 아웃바운더의 길은 또 무엇일까? 이 글을 준비하며, 수도권에 과반이상 몰려있는 청년들이 언젠가는 혜영님처럼 물리적 지역에 상관없이 자기 꿈을 펼치며 반짝반짝 빛나기를 희망해 본다.
우리 지역에 딱 맞는
발전전략을 찾고 있다면
지역의 특성은 저마다 다른데, 왜 다른 지역에서 진행했던 지역 활성화 사업을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을까? 비커넥트랩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해서 만들어진 연구소로, 지역맞춤형 활성화 컨설팅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이미 국내·외 다양한 성격과 형태의 조직이 비커넥트랩과 함께 지속가능한 로컬 임팩트를 꿈꾸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 딱 맞는 발전 전략이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비커넥트랩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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