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바운더 X 로컬턴 IN김천] 아웃바운더 아람님을 만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쉬었음 청년은 약 40만 명. 이 중 73.6%는 한 번 이상 직장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다. 일각에서는 '청년들이 눈만 높다'고 비판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대학내일이 전국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청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높은 연봉이 아닌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근무 환경'이었다.
청결한 화장실, 정상적인 냉난방, 휴게실. 청년들이 꼽은 '수용 가능한 직장의 최소 조건'은 이렇게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야근 수당 미지급, 인격모독성 폭언, 법의 사각지대. 조직 안에서의 부정적 경험이 청년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3년 전 첫 회사를 퇴사한 후, 아람님 역시 꽤 오랜 무업기간을 보내고 있었다. 조직 안에서 겪었던 어려움 때문에 다시 조직으로 들어가는 것이 두려웠다고 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조직 밖에서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람님은 로컬이라는 세계를 발견했다.
퇴사 후 비교적 여유로워진 시간 덕분에 시골 여행을 종종 다니다가, 아람님은 로컬의 매력에 빠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이 예전부터 원하던 것이 로컬에 있었다는 것을.
지역마다 특유의 고유함, 다양함,
촌스러움에서 나오는 귀여운 모습들.
제가 로컬에서 좋아하는 건
바로 이런 사람 냄새나는 모습들이에요.
그 후로는 기회만 되면 계속 시골 여행이나 로컬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로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탐색하는 기간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아람님은 좋아하는 시골을 주제로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편집장 부캐로 활동하며 시골탐구 독립잡지 <시골아람?>을 발행하기도 했다.
로컬을 이것저것 경험하면서, 아람님에게는 점점 더 선명해지는 질문이 있었다.
"지역에 연고도 없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바탕으로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지역의 현실과 정말 맞닿아 있을까?"
로컬을 좋아하는 것과 로컬에서 실제로 일하며 살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로컬 산업에 대한 회의감도 생겼다. 지역 소멸 문제 때문에 뜨고 있는 '로컬'이란 대세에 그저 탑승하려는 모습들을 보며, 로컬이란 단어도 패션처럼 소비된다고 느꼈다.
그 고민은 생각보다 오래 이어졌고, 아람님은 결국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지금 있는 곳에서 먼저 경험을 쌓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을 때 원하는 지역으로 가자."
그 판단 아래, '일'을 기반으로 지역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첫 기회로 선택한 것이 아웃바운더 로컬턴이었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실제 지역 과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자신의 역량을 현장에서 검증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큰 기대 없이 찾은 김천. 그곳에서의 경험은 아람님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첫날 식사 자리에서 느꼈던 마을 분들의 따뜻한 환대, 로컬턴 프로그램 내에서 만난 주민들의 편안한 배려, 그리고 감호지구 내 다양한 상인분들이 아침부터 복작복작하게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그녀의 마음이 차곡차곡 담겼다.
편안함, 따뜻함, 복작복작함.
제가 다 로컬에서 좋아하는
사람 냄새나는 모습들이거든요.
이렇게 김천에서의 시작이 좋아서
다른 지역에서보다 금방 마음을 열고
편안히 적응했던 것 같아요.
김천 로컬턴의 진짜 의미는 따로 있었다. 아람님은 김천 감호지구의 대표 음식을 '갱시기'로 만들기 위한 마케팅 기획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5일간의 짧은 시간 동안 팀원들과 함께 갱시기를 어떻게 브랜딩 할지 고민하고, 직접 김천대학교에서 청년들의 반응을 조사하는 현장 검증 활동까지 진행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현장 검증을 통해
실제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그 근거를 통해 타당성을 확인한 다음
기획을 진행한 적이 처음이라
기획에 자신감이 생긴 점이에요.
그동안 여러 지역을 다녔지만 현장과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평소 기획 단계에서 고민과 걱정이 많았던 아람님은, 실제적으로 검증을 하고 나니 스스로 더 확신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임할 수 있었다.
"김천에서 갱시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근거 있는 프로세스를 배우고, 동료들과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며 최선을 다했어요. 그리고 그 결과물을 마을 분들께 보여드렸을 때 좋아해 주시는 모습을 보며 '제가 걱정하던 것과 실제는 참 많이 다르구나' 하고 느꼈어요."
아람님은 이 경험을 통해 그동안 마음속에서만 존재하던 질문에 조용하지만 확실한 답을 얻게 되었다.
이번 로컬턴에서 가장 생소하고 신기했던 점은
실제로 '당장 여기서 지금처럼 이렇게 살아도 괜찮겠다,
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에요
이를 통해 아람님은 생각보다 삶에서 일도 참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고, 지역에서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기 위해선 자신에게 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동안은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잘 맞는 지역을 찾으려 노력했었다면, 이제는 자신이 일하기 좋은, 일하고 싶은, 일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야겠다는 목적에 변화가 생겼다.
제가 로컬을 좋아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로컬과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만나고 관계 맺어야겠다는
새로운 방향성을 찾은 거예요.
일을 선택할 때 아람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사람이었다. 전 회사에서 그 부분이 가장 힘들고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자신은 주변 사람에게 영향도 많이 받고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앞으로도 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조직과 사람,
그리고 로컬 관련 일의 사회적 가치와 의미일 거예요.
저는 제 이름의 뜻처럼
아름답고 보람차게 살고 싶거든요.
마지막으로 아람님은 로컬턴을 어떤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주었다.
그냥 여행으로서 즐기는 로컬보단
좀 더 뜻깊고 유의미하게 즐기는
로컬을 경험해보고 싶은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실제로 지역에서 도전해 보고
자신의 역량을 파악하며 실험해보고 싶은 청년들이요.
아웃바운더 로컬턴은 지역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실제 일의 가능성을 검증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로컬을 좋아하지만, 로컬에서 일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내 역량이 지역에서도 실현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아람님처럼 머릿속 질문을 현장에서 답으로 바꾸고 싶다면.
아웃바운더의 문을 두드려보길 권한다.
아람님의 시선은 조금 특별하다. 누군가는 지나칠 수 있는 것들도 아람님 시선에 포착된다.
김천의 골목길에서도 그건 매 한 가지였다.
아람님의 기억에 남아있는 또 하나는 자칭 '갱시기 걸즈'이다.
이전까지 경험한 팀 프로젝트에서는 프로젝트의 추진과 동료의 마음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김천에서 갱시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자신이 일보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우선시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완성도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이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이란 걸,
좋은 동료들 덕분에 자연스럽게 알게 된 거죠.
저의 이런 깨달음과 성장은 모두 김천에서
함께한 좋은 사람들 덕분이라고 자신해요.
아람님은 인터뷰 구석에 이런 말을 적어 놓았다.
Thanks to. 불완전한 그대로 완벽한 갱시기와 갱시기걸즈(미형, 세현, 선진, 유미 그리고 승희님♡)
로컬턴은 다양한 청년들이 모이는 만큼 동료들 모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다. 이곳에서 서로의 강점을 찾아주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자신감이 부족했던 아람님에게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연말이기도 하고 내년에 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어서, 그동안의 경험을 정리하며 회고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아람님. 보통의 하루는 평소와 같지만 로컬턴을 경험하기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에너지 있게 돌아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김천에서 하루하루를 꽉 채워서 열심히 지냈던 기억이, 앞으로의 일상도 성실히 임하고 싶게 만들었다.
비커넥트랩은
로컬 페이스메이킹으로
지속가능한 로컬 임팩트를
만들어갑니다.
지역마다 고유한 결과 속도가 있는데, 왜 여전히 다른 지역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야 할까?
비커넥트랩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지역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함께 부딪히며, 지역만의 자원과 가능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페이스메이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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