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바운더 X 로컬턴 IN김천] 아웃바운더 세현님을 만나다.
취업 포털 사람인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그래서 뭘 할 건데?"라는 질문 앞에서는 대부분 말을 잃는다. 부트캠프를 알아보고,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신청해 보지만, 여전히 막연하다.
요즘 커리어 전문가들은 이런 고민에 한결같이 조언한다.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해보라고.
단, 모든 것이 준비된 체험 프로그램보다는, 실제로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현장에서 경험해 보는 게 훨씬 실질적이라고 말한다. 세현님의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세현님은 스타트업 행정 지원 업무를 하다가 마케팅 분야로 커리어를 전환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마음 한편에 담아뒀던 '해보고 싶은 일', 스파 브랜드 아르바이트를 가볍게 시도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그만뒀다.
"그 순간 깨달았어요.
20대 초반처럼 멋 모르고 막무가내로 도전하고,
즐기기만 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고."
단순한 경험만으로는 커리어를 쌓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감한 순간이었다.
이후 세현님은 '나에게 진짜 필요한 경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로컬턴을 처음 알았을 때는 단순히 '지역살이 체험'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취업이라는 목표 앞에서, 이것이 포트폴리오에 쓸 수 있는 실속 있는 경험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쓸 말이 부족했던 포트폴리오를 채우고, 지역이라는 현장에서 실질적인 기획 경험을 쌓고 싶다는 작은 생각하나로 세현님은 김천행 기차에 올랐다.
김천에서의 미션은 지역 음식인 '갱시기 죽'을 김천만의 대표 음식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세현님이 속한 '재미팀'은 갱시기를 유쾌함으로 소구하기 위해 MVP를 진행했다. 세현님이 로컬턴에 오기 전 초기 기대는 감각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청년이 부족한 지역에 가서 트렌디한 릴스와 감각적인 카드뉴스를 만들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하지만 현장의 요구는 달랐다.
이제껏 해보지 않은 깊이의 분석과 논리적 사고가 필수였다. 바로 MVP(Minimum Viable Product) 분석이었다. 김천에 가기 전 서울에서 진행한 사전 교육은 세현님의 새로운 감각을 깨워주었다. 고객 분석부터 방향설정, MVP테스트 등 그동안 부트캠프에서 배웠던 마케팅 접근법과는 차원이 달랐다. 의견하나라도 허투루 낼 수 없었다. 설문 문항을 만들고, 김천역 앞에 나가 시민들에게 직접 물었다.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논리적 근거를 도출하는 시간이었다.
"저는 타고나기를
사람들의 특징을 잘 파악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어요.
'나는 사람의 심리와 특징을 잘 아니까'는
논리적인 근거가 아니니까요."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는 게 자신의 강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예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왜 그래야 하는지를 증명해야 했다. 재미팀은 직접 김천역 앞에서 현장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갱시기 키워드 수요'를 확인했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김밥축제로 인해 김천 = 유쾌한 도시라는 인식 확인
갱시기를 유쾌함으로 소비할 수요층 존재 확인
방문자의 100%가 "김밥축제 방문 경험이 만족스러웠다" 응답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쾌한 위로'라는 마케팅 방향을 도출해 냈다. 갱시기 죽의 따뜻함과 김천의 유쾌함을 결합한 콘셉트이었다. 그리고 브랜드 캐릭터 '김경식'을 사랑하게 되는 구체적인 전략까지 수립했다.
이 모든 과정은 단순한 콘텐츠 제작이 아니었다. 고객을 분석하고 논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기획 방향을 제안하는, 직무의 확장성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세현님은 감각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태도를 벗고,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구조화하는 일에서 깊은 재미와 직무로 가능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마케팅을 기획했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단기간의 강도 높은 일정 속, MVP를 정하던 순간이 세현님에게는 가장 어려운 순간이었다. 기대했던 만큼의 역량이 나오지 않는 자신이 작아 보였다. 팀은 계속 일을 진행하는데, 혼자만 감정적으로 막혀서 몇 시간 동안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
그때 팀원 아람님이 물었다. "무엇 때문에 막히는 것 같아?" 그 순간 깨달았다. 혼자 다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과, 긍정적인 피드백만 받고 싶어 했던 자신의 패턴을.
"급한 와중에 일 못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다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을 이런 말로도 끌어줄 수 있구나를 배웠어요."
이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해. 내가 낸 의견이 거절당하거나
피드백받을 구석이 아주 많더라도
나는 나의 최선을 끌어내고 제안하는 게 팀인 것 같아요.
진짜 팀워크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경험했다. 대학교 조별과제처럼 리드하거나 조장됐다고 억울해하는 게 아니라, 누구 하나 대충 하거나 우겨대는 사람 없이 함께 고민하고, 피드백을 수용하며 더 좋은 안을 만들어내는 것. 온전히 몰입해서 일하는 팀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 이것이 로컬턴에서 얻은 최고의 효용감이었다.
김천에서의 일주일은 세현님의 질문을 바꿔놓았다.
로컬턴을 가기 전에는 "로컬에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 이제는 "가게 되면 무슨 일부터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지역 자원을 발굴하고 브랜딩 하는 일의 의미와 사업적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로컬은 막연한 꿈이 아니라 구체적인 커리어 옵션이 되었다.
현재 세현님은 작은 회사에서 인턴을 하며 숏츠와 카드뉴스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동시에 정부 지원 청년 일 경험 사업에 참여해 F&B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도인'의 인스타그램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타깃 분석과 메타 광고 집행 등 로컬턴에서 배운 논리적 기획 과정을 실무에 적용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불안하다. "이게 맞나? 내가 원래 뭘 하려고 했더라?" 하는 순간들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방향이 생겼다. 책상 리서치보다는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는 게, 기획을 논리로 구조화하는 게, 자신에게 맞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다.
세현님은 일로서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로컬턴을 꼭 추천한다고 했다.
또한 커리어 고민을 진심으로 나눌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면 고민하지 말고 신청하라는 당부의 말까지 전했다.
로컬턴에서 만난 사람들은 단순히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각자 자기만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사회가 요구하는 길에 맞추기보다,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 그들과의 대화는 그 자체로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다들 진짜 진지하게 커리어를 고민하고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회사에서는 신입에게 브랜딩을 맡기지 않는다. 내 사업이 아니면 경험하기 정말 어려운 영역이다. 세현님도 마케팅 직무로 전환하고 싶었지만, 실제로 브랜딩 경험을 쌓을 방법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로컬턴에서는 달랐다.
"김천이라는 지역의 자원을,
갱시기라는 음식을 직접 브랜딩 해보는 경험.
이게 얼마나 귀한 기회인지 나중에야 알았어요."
일주일. 갱시기 마케팅 기획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세현님은 직무에 대한 확신을 얻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밀도 있는 시간을 보냈다.
커리어 전문가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커리어 전환의 공통점은,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작은 시도'를 꾸준히 해온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실천 속에서 자신만의 답을 발견하는 것. 세현님의 일주일이 바로 그런 시작이었다.
비커넥트랩은 세현님처럼 자신의 직무 방향에 대한 확신을 찾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의 가치를 로컬에서 발견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이들의 성장은 곧 지역이 가진 잠재력을 깨우고, 지역활성화의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비커넥트랩은
로컬 페이스 메이킹으로
지속가능한 로컬 임팩트를
만들어갑니다.
지역마다 고유한 결과 속도가 있는데, 왜 여전히 다른 지역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야 할까?
비커넥트랩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지역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함께 부딪히며, 지역만의 자원과 가능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페이스메이커입니다.
정답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실험·검증·축적하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습니다.
“우리 지역만의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비커넥트랩과 이야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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