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RE:SPEC] 프로젝트 디오와의 동반 달리기 후기
'수도권 청년 49명이 강진의 폐교 리모델링에 몰린 이유(1)'를 소개하고 나니, 뜨거웠던 작년 8월의 기억이 피어올랐습니다. 낯선 지역에 내려와 양조장, 농가, 관광지 가리지 않고 병영면 곳곳을 돌아다녔던 '아웃바운더 로컬턴 IN 강진'의 기억들.
2주간의 로컬턴 활동을 마치고, 그 피날레 무대로 혼자 맡아서 완수한 프로젝트에 대한 성과와 고민의 과정을 긴장한 채로 발표하던 청년들을 바라보던 장성현 대표님의 눈빛은 유독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아마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디오와 비커넥트랩이 단순히 일을 맡기고 수행하는 관계가 아니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하나의 목표 아래 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팀처럼 함께 달리는 관계가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진 계기 말입니다.
실제 비커넥트랩은 뒷짐을 진 채 단순히 솔루션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실제 지역의 현장에서 같이 결과를 만들어나가는 '로컬 페이스 메이킹'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하던 시점이었기에, 서로를 향한 신뢰와 두근거림으로 강진 RE:SPEC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 그 시작이 궁금하시다면, 1편: 수도권 청년 49명이 강진의 폐교 리모델링에 몰린 이유를 읽어보세요. 이번 글에서는 프로젝트 디오의 시선에서, 이 협업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전남 강진에는 지역의 자원과 이야기를 엮어 로컬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 '프로젝트 디오'가 있습니다. 디오를 이끄는 장성현 대표님은 같은 편이라는 의미를 담은 청년마을협동조합 ‘편들’의 (전) 대표이자, 병영면 ‘돌멩이마을’의 처음을 손수 일구어 낸 분이십니다.
그가 처음 강진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농사를 짓지 않는 청년들의 소외감'이었다고 합니다. 농촌에는 농업인만 있는 게 아닌데, 비농업인 청년들이 설 자리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시골로 내려오는 건 도시의 삶보다 아래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달라진 시대와 사회구조 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선택'임을 증명하고 싶다"는 신념으로 청년마을을 만들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실험해 왔습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강진군 성전면의 폐교(구 성화대학교)를 워케이션과 레지던스, 커뮤니티가 집약된 공간으로 되살리는 거대한 도전. 부지 매입과 건축 등 하드웨어를 포함해 총 300억 원이 투입되는 강진군의 역점 사업입니다. 이토록 훌륭한 무대가 마련되었지만, 프로젝트 디오는 더 깊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편들'을 운영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년들이 섞일 때 지역이 얼마나 생동감 있게 변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건
우리의 멋진 프로젝트가
단지 지역 내에서만
소모된다는 점이에요.
잘 차린 멋진 밥상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죠
프로젝트 디오는 지역의 결속을 넘어, 외부의 활력을 더하는 확장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도권 청년을 어떻게 찾고, 어떻게 준비시켜서 현장에 데려올 것인가. 지역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 디오가 혼자서 해내기엔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프로젝트 디오가 참가자들에게 기대한 역할은 명확했습니다. 단순히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인력이 아니라, 성화대라는 공간을 실제로 사용할 청년의 시선으로 전략을 세우고, 공간을 설계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 즉, 외부에서 온 청년이면서 동시에 이 공간의 첫 번째 사용자가 되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건 로컬에 대한 막연한 호감이 아니었습니다. 로컬을 '개척의 대상'이 아닌 '존중의 대상'으로 바라보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지역의 맥락에 맞게 재해석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비커넥트랩은 이 기대를 이해하고, 2주간 49명의 지원자를 모았습니다. (무려 8:1이 넘는 경쟁률!) 1차 서류와 2차 온라인 면접을 거치며 네 가지 기준으로 선발했습니다. 로컬 지향성(지역의 삶을 존중하는지), 태도(직무에 대한 이해와 팀 협동심), 직무 역량(팀 프로젝트 경험과 실무 능력), 로컬 활동 경험(지역 혁신 관련 활동을 지속해 왔는지). 강진군 전략사업추진단도 심사에 함께 참여해 6명의 최종 참가자를 선발했습니다.
선발 이후에는 서울에서 1주간 사전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강진과 성화대 프로젝트에 대한 맥락 공유, 팀빌딩, 과업 가설 설정까지. 현장에 도착하기 전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왜 이걸 해야 하는지'를 이해한 상태로 출발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바통 터치를 통해 비커넥트랩에서
달려온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죠.
사전교육과 팀 빌딩 프로그램을 거쳐온 참가자들은
이미 하나의 팀이었고, 과업과 미션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상당히 끌어올려진 상태였어요.
오리엔테이션이나 아이스브레이킹에
에너지를 크게 소모할 필요가 없었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태였어요.”
서울은 발굴을, 강진은 현장을. 이 역할 분담 덕분에 프로젝트 디오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일, 즉 지역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현장 운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수도권에서의 삶은 종종 '각자도생'으로 요약됩니다. 옆 사람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그런 삶. 하지만 로컬은 다릅니다. 각자도생은 먹히지 않습니다.
강진에 도착한 6명의 청년들은 전략 마케팅, 공간 기획,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파트로 각자의 역량을 살려 프로젝트에 몰입했습니다. 이 세 팀에게는 공통된 미션이 있었습니다. "성화대라는 공간을 사용할 청년의 입장을 대변하라." 마케팅팀이 정의한 타겟이 공간팀의 설계 원칙이 되어야 했고, 그 공간에서 커뮤니티팀의 프로그램이 작동해야 했습니다. 세 팀의 결과물은 결국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되어야만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 미션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사전교육에서부터 '왜 이 프로젝트를 하는지',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를 함께 고민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각자의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끊임없이 서로의 진행 상황을 공유했고, 마케팅팀이 도출한 타겟 페르소나 '멈춤을 고민하는 청년'은 자연스럽게 공간팀과 커뮤니티팀의 기획 원칙이 되었습니다. 'GROCHI(그로치)'라는 브랜드 네이밍과 '멈춤에서 시작되는 전환'이라는 슬로건 역시 세 팀이 함께 도출한 결과물이었습니다.
감동받았던 부분은
세 팀이 프레젠테이션
양식을 통일시켰다는 점이에요.
각 팀의 발표가 모여서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만든다는 걸 이해하고 있었던 거죠.
똑같은 표지에 유사한 폰트, 컬러 톤 등을
사전에 맞춰 놓아서 세 팀의 발표가
마치 하나의 발표처럼 느껴졌어요.
각 팀의 하이라이트까지 서로 공유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한 게 눈에 보여서
참 기특하고, 예뻐 보였어요.
나의 성과가 돋보이는 것보다, 우리의 결과물이 세상에 제대로 전해지는 것을 택한 마음. 로컬이라는 토양 위에서 기꺼이 서로의 손을 잡고 원팀으로 거듭난 순간이었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 청년들과 프로젝트 디오 관계자들이 둥글게 모여 어깨동무를 하고 환호하던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장성현 대표님. 안도감, 대견함, 뿌듯함, 여러 감정들이 몰려왔었다고 합니다.
관계자들과의 기념촬영까지 끝난 후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참가자들과
디오스테프들이 서로 어깨동무를 했어요.
끝났다는 안도감과 대견함, 뿌듯함,
여러 감정들이 몰려오더군요.
'함께하길 잘했다’라고 느꼈습니다.
프로젝트 디오는 비커넥트랩을 '연결'이라고 정의해 주셨습니다. 수도권과 지역, 기획과 현장, 그리고 사람과 사람. 서로 닿지 않던 것들이 비커넥트랩을 통해 만나 비로소 완전해졌다는 장성현 대표님. 이 '연결'의 힘을 확인한 우리는 이제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이 폐교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아름답게 완주하는 게 목표예요.
강진군청 전략사업추진단의 굳건한 의지와
비커넥트랩과의 협업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이번 여정을 통해 다시 한번 배웁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을지 몰라도, 멀리 가려면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는 사실을. 프로젝트 디오가 가진 지역의 깊이와, 비커넥트랩이 가진 연결의 넓이가 만나 만들어낼 이 새로운 풍경이 더 많은 지역에 닿기를 바랍니다. 비커넥트랩은 앞으로도 서로의 빈틈을 기꺼이 채워주는, 든든한 로컬 페이스 메이커로 함께 달려가겠습니다.
비커넥트랩은
로컬 페이스 메이킹으로
지속가능한
로컬 임팩트를 만들어갑니다.
지역마다 고유한 결과 속도가 있는데, 왜 여전히 다른 지역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야 할까?
비커넥트랩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지역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함께 부딪히며, 지역만의 자원과 가능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페이스메이커입니다. 정답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실험·검증·축적하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습니다.
“우리 지역만의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비커넥트랩과 이야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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