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는 새로운 관점을,
청년에게는 새로운 스펙을(3)

[강진 RE:SPEC]폐교 리모델링 실무로 채운 2주, 청년 아웃바운더들

by 비커넥트랩



'진짜 일'을 하러 가고 싶은 청년들




청년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입인데 경력이 필요하다", "인턴(일 경험 쌓기)인데도 경력이 있어야 뽑힌다"는 모순에 곤란함을 호소하곤 합니다. 사람은 많고, 자리는 없어도 너무 없다 보니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안타까운 건 뭐라도 해보기 위해서 자신의 쓸모를 발견하고 증명할 기회를 찾아 오늘도 어딘가를 서성이는 청년들의 모습입니다.



<강진 RE:SPEC>은 닫힌 문을 두드리는 청년들에게 '직접 여기서 자기 주도적으로 만들어보자'며 다가선 일경험 제안입니다. 폐교인 성화대학을 리모델링하는 엄청난 규모의 사업에 '폐교를 함께 바꿔봅시다'라고 청년들을 다양한 포지션으로 초대한 셈이니까요.



참가자들도 이런 취지를 알고 있기에 강진에 체류하기 전 서울에서 진행된 서울 사전교육 워크숍 마지막 날, 목표들이 비장했습니다. "진짜 현장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실무 경험을 쟁취하겠다"라고요-



IMG_2919.jpg 비커넥트랩 강진 로컬 RE:SPEC 서울 사전교육 워크숍 마지막 날



이들이 선택한 '대체 불가능한 경험'의 시작이 궁금하다면? 지난 비하인드 스토리를 먼저 확인해 보세요.




대체불가능!

나만의 역할을

증명하고 싶었다




<강진 RE:SPEC> 참가자들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이력이 있었지만, 원하는 기회를 잡기에 필요한 경력은 없거나 부족했습니다. 세상에서 그 경력을 만드려고 두드려보았지만, 더 젊고 관련 경력도 많은 사람들이 있다 보니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갈증이 있었죠. 예를 들면, 김주영 님은 국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과 창업 콘서트를 열고, 각종 창업 경진대회를 휩쓴 적이 있는 '준비된 인재'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고향 고흥을 위한 로컬 브랜드를 운영하며 깊은 갈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제가 있는 고흥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강진에서
청년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모았을 때
로컬이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3년간 디자인 실무를 경험한 고민지 님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건축과 도시를 전공하며 공간을 구조적으로 보는 눈을 키웠고, UX 디자이너로서 사용자의 경험을 설계해 왔지만, 모니터 너머의 세상은 그녀에게 좁았습니다.



저에게 강진 RE:SPEC은
'사람이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실제로 검증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장은 그동안 사무실 안에서 작업하며
‘아이디어’를 다뤘다면,
이번엔 지역민과 이해관계자 속에서
부딪히며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기회는 계속 그 일을 해왔던 사람에게만 열리다 보니, 새로운 도전의 기회는 없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디어와 기획이 진짜 세상에서 통할까?"라는 의문을 확신으로 바꾸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할 수도 없었던 그들은 아무 연고도 없는 강진, 텅 빈 폐교 앞에 섰습니다.



포스트잇 위에 방향이 모이다:

'GROCHI'의 탄생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싶을까?



강진에서의 2일 차 저녁이었습니다. 공간을 그리는 기획자, 사람을 잇는 커뮤니티 매니저, 그리고 가치를 파는 마케터 포지션을 지원해서 온 분들까지- 직무는 달랐지만, 성화대학 리모델링의 방향을 잡기 위해 6개의 머리가 맞대어졌습니다.



질문이 던져지자, 참가자들은 각자가 떠올린 키워드를 포스트잇에 적어 창문에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네트워킹, 성장, 자기 돌봄, 쉼, 멈춤….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있었지만, 비슷한 의미끼리 묶어 군집화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모두가 꽤 닮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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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저희가
워케이션의 대상자이면서
동시에 기획자였기 때문에,
내가 필요로 하는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 가능한 언어로 정리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큰 매력이었습니다.



그렇게 6명의 공감 속에서 도출된 핵심 콘셉트는 '멈춤에서 시작되는 전환(Switch)'이었습니다. 도심에 지친 청년들이 잠시 멈춰 자신을 회복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거나 로컬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곳. 기획자인 그들 자신이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하나의 브랜드로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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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치의 로고 디자인



전략 마케팅팀은 강진의 자연에서 색을 빌려와 브랜드 'GROCHI(그로치)'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했습니다.



GROWING (Blue): 강진의 하늘과 물처럼 깊어지고 넓어지는 방향성

LOCAL (Green): 강진의 찻잎을 닮은 로컬의 생명력

SWITCH (Yellow): 월출산 달빛에서 따온, 전환을 상징하는 빛



추상적인 '쉼'이 아니라, "그로치(그래, 그렇지!)"라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공감의 브랜드. 기획자인 그들 자신이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하나의 브랜드로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기획서가 아닌

실행 설계를 배우다:

페르소나부터 공간까지




치열했던 2주, 결과물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습니다. 탁상공론으로 끝나버리는- 아이디어를 위한 아이디어로 끝나는 것은 참가자들에게 의미가 없으니까요. 참가자들이 정리한 아이디어가 성화대학을 정말 사람들이 찾아오고 싶은 공간이 되도록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검증에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페르소나 설계로 맞섰습니다. 단순히 "청년들이 올 거예요"라고 말하는 대신, 강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직접 만나 정성 조사를 실행하는 현장의 피드백을 수집하기 시작했죠. 그리고는 '박서연(29세, 마케팅 에이전시 AE)'이라는 구체적인 가상의 인물을 페르소나로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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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기획팀은 페르소나 박서연 님을 염두에 두고, 그녀가 걷게 될 동선을 따라 폐교의 교실을 '몰입의 공간'과 '이완의 공간'으로 나누어 설계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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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팀은 페르소나 박서연 님의 마음을 어루만질 '강진 한 컷', '성전차별(Tea Therapy)' 등의 프로그램을 채워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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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2주, 주민들과 강진군의 군수님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을 초대해 이들이 최종적으로 도출한 안과 검증 내용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준비하고 발표하는 최종 성과 공유회를 진행하였습니다. 결과물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고, '지속가능성'을 잘 만들어가야 한다는 결론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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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은 마지막까지 배웠다고 합니다. 고민지 님은 내일 당장 이 공간이 워케이션 서비스의 문을 열었을 때, 정말 누가 올 것인지는 '현실'이라는 것. 실제로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발로 뛰기 전까지 머릿속으로 '로컬 비즈니스는 좋은 스토리와 기획'만 있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던 거죠. 기획의 완성도보다 실행 가능성과 운영 구조, 수요 검증이 먼저라는 걸 실제 담당자의 간절한 마음으로 일해보고 깨달았던 것이죠.



신뢰를 만드는 건
잘 쓴 기획서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실행 설계라는 것.
2주간 강진 RE:SPEC의
현장을 발로 뛰며 얻은
가장 큰 배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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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참가자님 김주영 님도 비슷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처음 프로젝트를 접했을 때는 2주 안에 비교적 빠르게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예상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 내려가서 실제 성화대학 건물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의 브리핑을 들으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실제 로컬 비즈니스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방대하고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며
오히려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기획은 아이디어를 쌓는 게 아니라,
덜어내고 핵심을 선명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걸 배운 게
가장 큰 수확 같아요.



참가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들은 사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담당자'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실무의 본질이자 일이 주는 무게입니다. 대외활동, 부트캠프, 모의 프로젝트들을 계속 거쳐왔지만 진짜 담당자가 되어 자기 주도권을 가지고 현장에서 일을 해볼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참가자들도 자연스레 깨닫고 배우게 된 셈입니다.



정신없이 바빴지만

더 살아있던 시간




2주간의 합숙은 낭만적인 워케이션이라기엔 거의 '워어어엌케이션'에 가까웠다는 참가자들. 밤샘 회의와 현장 답사로 치열한 2주를 보냈습니다. 이 과정 속에 두 사람은 "바빴지만 더 살아있다고 느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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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쉼의 균형을 배웠습니다. 짧은 기간 안에 목표한 결과를 내기 위해 하루 종일 회의하고 고민했던 날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병영성에서 노을을 보며 팀원들과 함께했던 그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김주영 님에게 강진은 이제 낯선 지역이 아니라 편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그는 최종 발표를 마치고 팀원들과 병영성에 올라 노을을 바라보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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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나서 '나를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는데, 도심의 속도에서 분리되니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는 감각이 생겼어요. 강진의 맑은 날, 스쿠터를 타고 느꼈던 바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2주를 회고하며 '내가 왜 멈춰야 했는지'를 스스로 더 정직하게 마주했다는 고민지 님. 그녀는 도심의 속도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에게

강진 RE:SPEC은

'전환'이다




두 사람 모두 이번 경험을 한 단어로 '전환'이라 정의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들이 만든 성화대학교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핵심 컨셉(Switch)이기도 합니다.



IMG_1889.HEIC.heic 고민지 님에게 전환은 세상의 기준에서 한 발 떨어질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환경과 상황이 바뀌면서
세상의 기준과 속도에서
한 발 떨어질 수 있었어요.
그 안에서 온전히
저만의 기준과 리듬을 찾았고,
그것이 역량을 발견하고 실행으로
옮기게 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시야가 넓어진 것도 새로운 전환 중 하나입니다. 이제 커리어를 쌓아가는 방식을 '취업' 하나로만 보지 않고, 로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확장해 가는 방식으로 활짝 열고 무언가 더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1764592280345.jpg 김주영 님에게도 이번 경험은 하나의 전환점이었습니다.



팀 프로젝트는
군제대 후 오랜만에 참여였는데,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역할에서 강점을 발휘하는지를
스스로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참가자들의 마음에 멈춤에서 시작된 전환. 처음 참여할 분을 모집할 때에도 마련했던 슬로건, '지역에는 새로운 관점을, 청년에게는 새로운 스펙을!'을 달성한 셈이었죠. 단순한 일 경험이 아닌, 진짜 현장에서 담당자로 일해보며 새로운 관점을 얻고, 정말 필요했던 경험을 얻게 된 것- 그렇게 <강진 RE:SPEC>은 모두에게 성장을 남겼습니다.



Epilogue:

빈 공간에 남겨진 온기




49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6명의 청년, 그들을 맞이한 프로젝트 디오의 환대, 그리고 밤새 불 켜진 교실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들. 비커넥트랩이 기록한 1, 2, 3편의 이야기는 결국 '진심'이 모여 만드는 변화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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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던 '공간'이 가능성의 '현장'이 되기까지



적막만이 감돌던 삭막한 폐교는 청년들의 열기와 발자국 소리로 다시 채워졌습니다. 먼지 쌓인 책상은 치열한 기획의 현장이 되었고, 멈춰있던 복도는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공간에 사람이 머물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걸 피부로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청년들은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그들이 폐교 구석구석에 심어둔 'GROCHI'의 씨앗은 강진의 흙 속에서 움틀 준비를 마쳤습니다. 2주간의 뜨거웠던 합주는 끝났지만, 그 울림은 계속되겠죠. 비커넥트랩도 나의 바운더리 밖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다음 사람들을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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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넥트랩은
로컬 페이스 메이킹으로
지속가능한
로컬 임팩트를 만들어갑니다.



지역마다 고유한 결과 속도가 있는데, 왜 여전히 다른 지역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야 할까?

비커넥트랩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지역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함께 부딪히며, 지역만의 자원과 가능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페이스메이커입니다. 정답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실험·검증·축적하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습니다.


“우리 지역만의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비커넥트랩과 이야기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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