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에 살아있는 연구실을 만듭니다.
지난 3월 봄이 시작될 무렵, 전라남도 강진에 비커넥트랩 지사를 열었습니다. 우리나라 남쪽 끝자락(거진 땅끝)에 위치해 있는 비커넥트랩 강진지사 사무실은 기차를 타고 나주역에서 내린 다음 시외버스를 타고, 마을버스까지 타야 도착하는 곳입니다.
민간 지역 연구소로서 강진지사 개소는 그저 하나의 공간이 더 늘어난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늘 현장 연구를 강조해 온 저희의 바램, 현장에서 직접 뛰고 검증하는 연구소가 실체화 됐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현장으로 가자!
강진 현장에 거점을 만들자.
강진 지사 이야기가 처음 나온 건 작년 12월쯤이었습니다. 강진에서 워크숍을 진행할 때 마을에 지사를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마침 거점 지역을 고민하던 저희에게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기에 주저 없이 기회를 붙잡았습니다.
강진 지사 세팅을 준비하며, 저희의 정체성과 비전을 복기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희의 핵심 가치인 '로컬 페이스메이킹'과 맞닿아 있는 책 <700명 마을이 하나의 호텔로>(시마다 슌페이 저)를 구성원들과 함께 다시 꺼내 읽은 것이죠.
이 책의 저자 시마다 슌페이는 '반주(伴走)'라는 개념을 말합니다. 반주는 마라톤에서 시각장애인 러너와 끈으로 연결되어 함께 달리는 '가이드 러너'를 뜻하는데요. 가이드 러너는 5km든 10km든 결승선에 다다를 때까지 시각장애인 러너와 함께 뛰는 역할을 합니다.
슌페이는 단지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치는 것을 넘어 물리적인 결과를 현실화할 때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달리는 기업이 지역에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회사가 바로 고향을 뜻하는 '사토'와 꿈을 뜻하는 '유메'를 합친 사토유메라는 기업입니다.)
비커넥트랩이 늘 강조하는 '로컬 페이스메이킹' 역시 이와 같습니다. 현장 연구를 통해 지역의 맥락과 가능성을 깊이 파악하고 지역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3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검증하는 것.
저희는 책을 다시 읽으며
기획안만 쓰고 끝나는 컨설팅 회사가 아닌
직접 현장에서 지역과 함께 달리고 부딪히는
'실행자'가 되자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뜨거운 결의가 타오르지마자, 비커넥트랩 식구 한 명이 짐을 싸 강진으로 한달음에 내려갔습니다. '아웃바운더 4기 - 로컬턴 IN 강진'의 첫 단추를 끼었던 구PD.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을 뿐더러 오히려 설레는 마음으로 강진행 기차에 올랐습니다.
강진은 비커넥트랩과의 인연이 꽤 깊습니다. 작년 이맘때 인연을 시작으로 수도권 인재와 지역의 새로운 기회를 연결하는 아웃바운더 4기 - 로컬턴 IN 강진부터, 폐교된 성화대학교를 청년 워케이션·창업·레지던시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아웃바운더 6기 - 강진 RE:SPEC까지, 강진은 비커넥트랩과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만들며, 로컬 페이스메이킹의 가능성을 확인한 곳입니다.
강진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거듭할수록 하나의 확신이 생겼는데요. 진짜 살아있는 로컬 임팩트를 만들려면 잠시 다녀가는 출장이 아니라, 온전히 현장에 몰입할 수 있는 '현장 연구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작년부터 지역의 현실적인 고민과 가능성을 깊이 공유하며 보폭을 맞춰온 강진이기에, 우리의 첫 번째 거점이 되기에 더없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구혜영PD가 깃발을 꼽자마자, 김미형 PM 겸 디자이너와 강진의 프로젝트들이 단단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줄 강승희 부대표가 뒤를 이어 내려갔습니다. 이 모든 게 단 2주 안에 결정되고 움직이고 일어난 일이랍니다.
강진에 내려와 일을 할 지사와 숙소를 마련하며, 가장 먼저 느낀 건 '환대'입니다. 강진의 어르신들은 '밤에 불이 켜져 있길래 와봤지~' 하며 다정한 인사를 건네주셨습니다. 골목을 오가며 마주치는 한 달이라는 시간이 쌓이니 저희 숙소의 냉장고는 마을분들이 건네주신 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방앗간 아주머니가 챙겨주신 가래떡과 찰밥, 앞집 옆집 어머니들이 꾹꾹 눌러 담아주신 김치, 농사지은 채소들과 그리고 로컬 RE:SPEC 사업을 함께한 프로젝트 디오 장성현 대표님이 건네주신 장아찌까지-.
저희 비커넥트랩은 '지역만의 고유한 특성에 존중과 이해를 가지고 다가간다'는 마음으로 연구에 임합니다. 하지만 강진에 와서 느낀 건, 오히려 지역 주민분들이 그 마음을 먼저 몸소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온 낯선 사람이 아닌, 앞으로를 함께할 주민으로 대해 주신 것이죠. 저희도 이 마음에 보답하여 지역에 보템이 되는 활동과 연구를 이어가자고, 어르신들이 주신 재료로 밥상을 차리며 강진의 팀원들과 다짐했습니다.
강진군은 지금 마을호텔 준비로 분주합니다. 지난 한 달간 저희는 마을에 꼭 필요한 실무적인 뼈대를 세우는 데 집중했습니다. 강진군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비롯한 지역 주민분들과 머리를 맞대며, 현장에 필요한 컨설팅과 실무운영을 위한 채비를 차근차근해나가는 중입니다. 또한 정책이 서류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작업을 현장에서 함께 다듬으며 본격적인 출발의 시동을 걸으려 합니다.
첫 시작으로는 4월 20-21일, 강진지사에서는 현장의 고민을 실질적인 대안으로 연결할 '마을호텔 포럼'이 열립니다. 강진에서 확인한 당면 과제와 타 지역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도출한 대안을 제언할 예정입니다.
책상 앞의 기획을 넘어,
진짜 로컬이 작동하는 법을
현장에서 실험하고 증명하는 것.
그래서 진짜 성과를 만드는 것.
이번 마을호텔을 시작으로 지속가능한 로컬을 위해, 현장을 돌아다니며 지역과의 달리기를 이어가려 합니다. 잘 정돈된 서류 한 장보다 조금은 투박하더라도 진심을 담은 행동이 지역에 곳곳에 닿을 때까지 저희의 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민과 보폭을 맞추며 만들어갈 비커넥트랩의 '살아있는 로컬 임팩트'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
강진의 오피스는 속이 뻥 뚫리는 마당뷰로 시작합니다.
출근길에는 빽빽한 서울 지하철 1시간이 아닌 집에서 5분 거리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때로는 오피스에서, 때로는 집 한켠에서 일하기도 하고,
미팅을 하러 갈 때는 지하철이나 버스 대신 스쿠터를 탑니다.
최근에는 마을 하천 수로에 버려져 있던 강아지를 구조하기도 했습니다. 저희와 매일 아침 인사를 나누고, 간식도 곧 잘 챙겨주시는 방앗간 아주머니가 직접 이름을 '또랑이(도랑에서 살다 구조됐다는 의미)'라고 지어주시고, 입양처도 함께 알아봐 주셨습니다. 지인분께서 입양해 가셔서 또랑이 소식과 사진을 받으시면 저희에게도 늘 공유해 주신답니다!
오늘 강진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봄비가 땅에 머금듯 비커넥트랩의 연구소도 강진 땅에 조금씩 스며들어 지역 성장에 보템이 되길 바라봅니다.
비커넥트랩은
로컬 페이스 메이킹으로
지속가능한
로컬 임팩트를 만들어갑니다.
지역마다 고유한 결과 속도가 있는데, 왜 여전히 다른 지역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야 할까?
비커넥트랩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지역을 이해하고 현장에서 함께 부딪치며, 지역만의 자원과 가능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페이스메이커입니다. 정답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실험·검증·축적하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습니다.
“우리 지역만의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비커넥트랩과 이야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