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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Veilpale Oct 25. 2015

그 애는 어디로 갔을까









저 산은

아주 오래 있었을 것이다.



늪 속을 잠겨드는 용

산그림자 속에 떠올라 온다.

한 순간 덮쳤을 격변

아주 오래된 생명들을 잡아먹고

태어난 그는

이제 말없이 웅크리고

짙고 푸른 침묵을 끌어 덮었다.



그의 위에 얼마나의 바람이 울며 지나고

또 얼마의 폭풍우와, 적막히 작열하는 날들과

가슴 속 깊은 화석을 꺼내어 쩡, 쩡 갈랐던

사무치는 추위 속에서

참담한 바위에 닿았던

첫 번째, 그 연약한 솜털.



힘겹게 숨 쉬던 이파리

그 애는 어디로 갔을까.



가끔 푸드득 날아오르는

철없는 산새를 달래 내고

속없이 흐르는 구름 속으로

떠나고파 몸부림치는 것들을 다독이며



고요해지자

바람도 적막하고파

신록을 끌어안고

몸을 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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