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빈노트 Sep 06. 2022

밸류 애드로 바라본 외식업의 미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탐구


월간식당에서 관련 주제로 특집기사가 뜬 김에 기존에 생각 정리를 해두었던 외식업의 미래에 대한 글을 공유하고자 한다. 기존 외식업의 비즈니스 모델 속에 있던 자영업자들에겐 안 좋은 소식이 될 수도, 혹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기회의 장일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적자생존하길 바라면서.





외식업계는 위기를 맞았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명동 같은 상권들은 회생불가의 형태로 무너졌고 익선동처럼 핫플로 입소문을 탔던 상권은 트렌드의 순환을 거치며 쇠락의 초입에 진입했다. 코로나급 자연재해의 경우 피해 갈 수 있는 대상이 없었고,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피해 및 상권 인기의 막바지에 있던 매장의 경우 엑싯하지 못한 채 물가 상승 및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직격으로 맞았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는데 기존 외식업계의 시스템은 변화에 수동적이기 때문에 영향이 더 크다.


외식업계의 위기 원인을 몇 가지 정리해보면 4차 산업, 인플레이션에 따른 물가/인건비/임대료 상승인구 절벽 가속화경쟁 산업 성장 등이 있다. 이러한 위기의 요인들은 기존 외식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에 스크래치를 주기 시작했다. 사장님과 고객 모두에게 불만족을 주는 루즈-루즈 형태의 수익구조 모델이 만들어지는 추세다. 수익 모델을 쫓아 가맹 사업에 무분별하게 뛰어드는 사업체가 많아지는 등 품질 저하 및 고객의 불신을 야기하는 요인들이 생겨난다. 인력난은 가속화되어 매장 하나를 정상적으로 돌리는 게 어려워지다 보니 이는 또다시 품질 저하 및 고객의 불신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형성된다. 밀키트 등 온라인 식품 산업이 성장하며 외식의 경계가 허물어져 수요가 줄고 있다. 이처럼 수요의 감소와 공급의 불안정으로 인해 밸런스가 붕괴되고 있는데 생각해보면 짧은 기간에 일어난 일이다. 이 요인들이 자영업을 지속 가능하지 않은 업태로 만들 거라 예상한다. 적자생존을 외치는 이유이다.




외식업계는 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탐구하는가



F&B 회사를 설립하면서 중점적으로 리서치하고 있는 부분은 외식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앞서 '트렌드를 이끄는 F&B 기업들'에 소개했던 회사들이 그런 부류이고 위에 공유한 월간식당에 나오는 부동산 밸류 애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도 마찬가지이다. 월간 식당 특집 기사에 나와있는 밸류 애드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밸류 애드(Value Add)

기업 또는 산업이 생산과정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현상을 뜻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른바 ‘맛집’이라 불리는 유명한 외식업소들을 유치해 오피스 건물이나 대형 건물의 자산 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이 같은 경우도 밸류 애드의 한 예가 된다. 


부동산 업계의 용어인 밸류 애드는 외식업계에서도 중요한 키워드이다. 그 이유를 외식업 내부에서의 관점과 외부에서의 관점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외식업 내부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외식은 단순히 밥을 먹으러 가는 공간, 끼니를 때우는 공간 이상의 개념이 되었다. 새로운 경험, 시간을 보낼 가치 등이 함께 녹아있는 공간을 요구하는 게 현재 외식업계의 현실이다. 고객들은 점점 가치 소비를 하는 성향을 띠고 최근에는 외식업계도 다양한 형태로 그런 성향을 녹이고 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자면 내가 레퍼런스로 가장 많이 언급하는 '사브 서울'이다.



사브 서울은 와인 수입사인 와인나라에서 운영하는 와인바로 고객의 입장부터 퇴장까지 와인바라는 특유의 공간을 경험하도록 설계되어있다. 입구는 와인 창고처럼 꾸며져 있고 레스토랑은 마치 창고 안에 들어온 것처럼 인테리어가 되어 있어 고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와인 수입사답게 다양하게 구성된 와인 리스트업은 애호가들의 만족을 높인다. 사브 서울은 와인바라는 외식업 형태에 유럽풍 와이너리 공간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더한 케이스이다. 이렇게 가치를 더한 매장은 고객이 줄을 선다. 고객이 경험하고 싶어 찾아오게 만드는 게 현 외식업계의 트렌드이다. 혹자는 이를 콘텐츠와의 결합이라고도 한다.


외식업계 외부 관점에서 보면 외식업을 수단으로 가치 창출을 시도한다. 기사에 나온 부동산 밸류 애드도 그중 하나이다. 부동산 업계에서 부동산 가치를 띄우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서 찾아가는 맛집을 유치한다. 이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낸 회사가 글로우 서울이다. 글로우 서울은 도시재생이라는 명분과 자신들만의 독특한 콘텐츠로 훌륭한 브랜드를 여러 개 만들어냈다. 청수당, 온천집 같은 콘셉트가 확실한 브랜드를 만들고 더 나아가 공간 기획부터 설계 및 디자인까지 담당하는 솔루션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해냈다.


유통이나 패션업계에서는 외식업을 수단으로 고객의 집객 및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스타필드, 더현대 서울에는 웨이팅이 필요한 맛집들이 입점해 있고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은 압구정에 카페 브이라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등(현재는 문을 닫음) 외연 확장을 노리기도 한다. 특히 콘텐츠가 확실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는 빈번하게 나타나는 추세이다.





이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외식업계 외부에서 외식업계에 노크를 하고 있다. 비교적 큰 손들이 영역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콘텐츠가 확실한 브랜드들을 찾는다. 애초에 콘텐츠와의 결합을 고려하고 준비한 매장들이다. 기존 외식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탐구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놀이터가 되어간다. 자영업자가 아닌 기업가가 살아남고 생계를 위한 매장이 아닌 엔터프리너십이 담긴 매장이 살아남는다. 이러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기업이 있고, 양극화 속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는 기업이 있다. 그게 무엇이든 새로운 형태의 외식업계로 나아가기 위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이런 생태계에서 적자생존할 수 있는 자영업자들은 엔터프리너십을 가진 사업가로 한걸음 나아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반대로 많은 이들이 도태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트렌드를 이끄는 F&B 기업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