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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스켓 Jan 30. 2017

비크의 평화로운 아침

아이슬란드 비크

내가 느낀 아이슬란드는 양면의 얼굴을 가진 나라였어.

어떤 때는 그 웅장함에 입이 다물어 지지 않다가도, 또 어떤 때는 그림처럼 조용히 숨쉬는 평화로움이 깃든 모습을 가지고 있었거든. 비크는 후자의 경우였어.





비크에서의 아침은 시원하고 청량했어. 아이슬란드에서 사흘째 되던 날이었지.

거뭇거뭇 남아있던 먹구름의 흔적은 깨끗하게 사라지고 새파란 하늘이 오늘의 여행을 응원해주고 있었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이슬란드의 신기한 자연 풍경들, 예를 들면 빙하라거나 폭포, 산, 바다들은 한 눈에 보아도 거대하고 웅장해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우리를 압도 할 정도잖아.


그런데 아이슬란드 주민들이 살고 있는 평범한 마을의 풍경은 그런 거대한 자연은 저 멀리 다른 나라의 일인마냥, 조용하고 얌전한 형태로 두 팔 벌려 우리를 아늑하게 맞아 주곤 했어.





그들은 평화로웠어.


으시대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오는 여행객들과 가는 여행객들에게 안녕을 고하고 있었어.





이 곳은 우리가 하루동안 머무른 퍼핀 호스텔.

아주 오래된 할머니 집에 놀러 온 기분이 드는 곳이었지. 

소박하고, 정겹고,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수프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울 것 같은..





우리는 매일 매일 다른 숙소에 머물렀어. 그래서 그 곳이 마음에 들던, 마음에 들지 않던, 딱 하루동안만 우리의 생활에 머물뿐이었어. 그게 아쉽기도 하고, 어쩌면 다행스럽기도 하고, 시간이 갈수록 머물고 떠나는 것에 익숙해져야만 했지.





아이슬란드를 생각하면 추운 겨울이 가장 먼저 생각 나지만, 사실은 이 곳에도 가을이 있었어.

우리가 아이슬란드에 있었던 10월 중 열흘은 찐한 단풍이 거리마다 널려 있었어.





비크는 아이슬란드 남부에 위치한 바닷가 마을이야. 아주 작고 소박하지만 골든써클과 요쿨살론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서 많은 여행자들이 이 곳에 머물기도 하고 떠나기도 하는거 같았어.


우리도 마찬가지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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