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01번 버스 - 재개발은 교통을 바꾼다 (1)

재개발과 마을버스 이야기

by 김수환


재개발은 마을이 사라지는 것 그 이상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기존에 살던 사람들의 이주,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개발, 버스 노선의 변화 등 다양하다. 마을의 변화는 대중교통의 모습에 대한 변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 문장을 바탕으로, 이번 글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진 마을 내부를 다녔던 마을버스 노선의 사례를 하나 소개해 보겠다.


%EC%9D%80%ED%8F%8901%EB%85%B8%EC%84%A0%EB%8F%84.png?type=w1 은평01번 노선도. 재개발구역은 지도에 길 표시가 되어있지 않다. ©카카오맵


은평01번. 서울시 은평구 앵봉산 자락에 있는 갈현동 내부와 연신내역을 이어주는 마을버스 노선이다. 노선 길이는 왕복 3km 미만이라서 노선이 길지 않다. 갈현동은 원래 서울 외곽의 조용한 단독주택단지였는데, 이후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건설되었고 아파트도 생겼다. 단독주택단지로 시작했었기 때문에 교통량이 많지 않았고, 그 모습 그대로 다양한 주택이 건설되었다. 그래서 길이 좁은 편인지라 승용차가 겨우 지나갈 정도고, 마을버스 차량도 작은 차량을 사용한다. 산자락에 위치한 동네이기 때문에 경사도가 가파르고, 연신내역까지 걸어서 20분정도 걸리기 때문에 험한 언덕길을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노선이다.


2024년 1월 은평01번은 운행을 중단했다. 갈현1구역 재개발로 인해 더 이상 이 노선을 이용할 사람들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출퇴근 시간에도 타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마을 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결국 노선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재개발 직전 이곳을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건물 철거 전 어느 날 밤에 한번 방문했었는데, 건물들의 조명은 다 꺼져있고 길에 쓰레기가 널려있는 등 전체적으로 어수선해 걸어 다니기에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 사는 소리는 없고, 텅 빈 마을버스의 엔진 소리만 동네에 가득했다. 가파른 언덕길 위에서 본 연신내의 밤거리가 유독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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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 회차구간. 마을에 길고양이가 유독 많았다. 2023년 10월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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