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진 철길 이야기
2021년 12월, 이전 글의 원주역과 같은 이유로 1년의 시간을 두고 경주역이 폐선되었다. 경주역 또한 새로운 경주역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한때 경주에는 중요한 기차역이 2개였다. 아래 사진에서 소개할 경주역과 신경주역. 아래 사진에 있는 경주역은 기존에 우리가 잘 아는 그 경주역이다. 신경주역은 2010년 KTX개통으로 인해 경주시 외곽에 KTX전용 역으로 먼저 개통했다. 두 기차역을 구분하기 위해 기존의 경주 시내에 있던 경주역은 그냥 경주역, KTX를 이용할 수 있는 시 외곽의 경주역은 신경주역으로 불렀다. 이후 최종적으로 공사가 완료되어 2021년 12월부터 모든 열차는 신경주역으로 운행하게 되었고, 한동안 구/신경주역 2가지가 공존하다가 현재는 신경주역으로 통일되었고 신경주역의 이름도 경주역으로 바뀌었다.
경주는 ‘신라’라는 국가를 통해 한국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고, 유물이 지천에 널린 도시이다. 구 경주역도 1918년 처음 개통되었으니, 100년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지만 중앙선의 노선 운영 여건 효율화 및 복선전철 건설 등의 이유로 폐선되어,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
폐선된 철길 지도를 보면 경주 시내 문화재 옆을 지나갔던 것을 볼 수 있다. 초등학교 수학여행 때 월지에 갔는데, 바로 옆으로 무궁화호가 지나가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경주시에 처음 철도가 생긴 시점은 일제강점기 때이다. 경주 시내 지도를 보면 쪽샘지구, 사천왕사지, 월지 바로 앞에 기차가 운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차역은 경주 시내 한복판에 있어서 이용하는 데는 편리했겠지만 문화재를 훼손해놓은 채 운행하는 것은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현재 이설된 경주역은 경주시 외곽에 있어서 시내버스를 타도 20분정도는 가야 경주시내에 갈 수 있다. 또한 경주시 자체가 굉장히 넓은 편인데, 경주시 여러 동네를 이어주던 철길이 통째로 사라지는 바람에 많은 역들이 폐역되었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역사에 대한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되었지만, 대중교통에서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편의성과 접근성이 나빠졌다. 역설적으로 문화재 바로 옆을 지나가는 덕에 문화재와 기차를 한 장면 안에 담을 수 있었지만, 이것은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이다. 원주를 비롯한 다른 지역의 이설 사례하고는 다른 문제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
경주에서 나고 자란 친한 친구랑 이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이 친구 집을 나오자마자 5초만 걸으면 고분이 있었다. 새로 생긴 경주역에 대한 접근성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맞으나 기존에 시내를 가르며 지나가던 철길이 사라져서 소음 문제가 사라졌고, 동네를 편하게 왔다갔다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촬영은 총 2번에 걸쳐서 방문해 촬영했다. 첫날은 경주에 도착했을 때 이미 해가 지고 있어서, 아쉬움에 한번 더 갔던 것 같다. 많은 곳을 다니다 보니, 가끔은 언제 왜 갔었는지 가물가물하다.
2021년 11월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