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9 우도에게
괌. 1일차
사랑스런 너는 11시부터 쿨쿨자고
그래도 아픈곳없이 튼튼하게 잘먹고 잘놀아줘서 너무 고맙다.
아침부터 아빠와 엄마는 늦잠을자고
엄마는 오래동안 기다려온 이 여행의 첫 시작을 놓칠까봐
전전긍긍하며 공항으로 향했단다.
우도야. 사람이 살다보면 뜻하던대로 안될일이 참많고, 또 그게 인생이란다.
그렇게 계획대로 안되거나 무언가 위기에 부딧쳤을때 제일 중요한게 바로 그냥
차분해지고 침착해지는거란다.
재밌지않니? 아빠는 옛날에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와 여행할때마다 이런저런 돌발상황이 참많았어.
즉흥적으로 동해바다로 떠났다가 정동진에서 모래사장속에 바퀴가 빠진적도 있고,
서해에선 아직 설익른 얇은 얼음위를 잘못 건너다가 아빠가 옷이 다 젖고 아롱이도 홀딱 젖은 일도 있단다.
다 추억이고 다 재미있는 이야기거리야 우도야.
오늘 너도 엄마아빠가 바쁜와중에도 뭐가 즐거운지 평소와 같이 실실웃으면서 잘 따라와주고 공항 건너면서도 즐거워하더라. 그리고 첫 도장도 받았지.
앞으로 우리가 같이 만들어갈 도장들이 기대된다 우도야 ㅎ
너를 귀여워하는 건 동서양 흑인백인황인을 가리지 않는 만인 공통이었다.
승무원 누나와 하이파이브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가져다 주는 너는 정말
진부한표현으로 해피 바이러스구나.
기다리는 시간이 참 많았지만 비행기 안에서도 잘버텨주고, 출입국심사도 잘 견뎌주고 기특해 너무.
괌에서는 사실..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차있지
처음 맞아보는 바닷가와 파도, 짠물과 낯선 모래바닥에도 당당히 바다를 맞서나가려는 너를 보며 한시도 한눈팔수없어 힘들었고,
처음으로 콜라맛보고 바로 뱉는 것도 귀엽고, 또 감자튀김부터 시작해서 파스타는 정말 잘 먹다라.
오늘 하루 배고팠을텐데 낯선 곳에서도 잘 먹어주어서 너무 고마워♡
그리고 저녁에 실내수영장에서 자동차 튜브타던 너는 정말 귀여웠단다.
네 엄마도 따뜻한 곳에와서 낯선 음식들 먹으면서
물 좋아하는데 뜨뜻한 바닷물과 햇살받으면서
행복해하는 게 참 좋았다.
오늘이 결혼기념일 2주년이었어 우도야.
아빠는 오늘 하루 좀 두통이 심해서 힘들었는데
참 행복했어. 하루종일 우도 웃는 모습과 엄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ㅎ
그리고 너가 이제 자서 아빠도 조금 여유를 부리고있다 하하하
엄마하고 지금까지 괌에서 무엇할까 이것저것 검색하고 예약하다가 이제 잔다.
사랑하는 우리 우도.
우리 내일 또 재밌게 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