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공간, 마을과 마음

불편함은 분명 사랑과 맞닿아 있는 게 분명하다.

by 김현재


5년이나 살았지만, 아직도 여기엔 알루미늄처럼 차고 가벼운 기억만 반짝인다.

어떤 지역에는 찐득한 마음들이 덕지덕지 붙는데 말이다.


이곳에 즐거움도 행복함도 많았는데

왜 일말의 미련도 없이 팔랑거리는 공기만 느껴질까


6개월만 머물러도 달고 짜고 쓰던 마을이 있었다.

참 불편했다, 예측도 어려웠고, 피곤했다.

걷기는 얼마나 걸어야 하고, 다리는 어찌나 아프던지.

기차 정류장에서 집까지 40분을 걷다 피곤해서 카페에 들르곤 했다.

에스프레소는 잘 못 먹어서 카푸치노에 설탕을 잔뜩 뿌려먹고 다시 출발했었다.

매일매일이 다양한 기억으로 가득 차다 보니

꿈에도 그리워서 운 적도 있다.


그 기억 이후에 부푼 마음으로 맞이한 곳

몇 년간 기계처럼 가꾸고 닦다 보니

파이트클럽의 주인공이 이케아에 진절머리 나던 기분이 사뭇 이해가 갔다.


이 매끄러운 공간은 던져버리고 찐득함을 택하려다 보니 스쳐 지나가는 물음들


편리해질수록 가벼워졌던 마음들을 생각해 보면

불편함은 분명 사랑과 맞닿아 있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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