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차 엔지니어가 깨달은, 나를 지키고 악인을 도려내는 기술
앞선 글에서 내 사회생활 첫 팀장이었던 '해외 현장의 여미새 팀장' 에피소드를 다뤘다. 지금껏 브런치에서 발핸한 글 중에 단시간에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였고, 글을 퇴고하며 나 역시 그 시절의 상처를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경험이 부족했던 그때의 나는 부당한 지시와 상식 밖의 언행을 그저 '인내'라는 이름으로 견뎠다. 하지만 많은 경험을 한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결코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의 직장에 선을 넘나드는 '여미새(여자에 미친 새끼)' 상사가 있다면, 당신의 인내는 독이 될 뿐이다. 나를 지키고 조직을 정화하는 실전 대처 매뉴얼을 공유한다.
그 팀장은 퇴근 후 사적인 일로 나를 부르거나,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곤 했다. 명백한 '업무 외 지시'다. 상사의 지시라고 해서 무조건 따를 의무는 없다. 특히 사적인 영역이 결부된 지시는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
최근 만난 공공기관 재직 중인 후배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갑작스러운 당일 회식 권유에 후배는 웃으며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근데 제가 그 자리에 꼭 참여해야 하나요? 오늘 선약이 있어서요.
상사는 당황하며 "그건 아니지"라고 물러났다. 이 질문 하나가 중요하다. '내가 꼭 그 일을 해야 하는 정당한 이유'를 상사에게 되묻는 것이다.
물론 팀워크는 중요하다. 하지만 계획 없는 회식이나 사적인 심부름보다 중요한 건 당신의 '삶(LIFE)'이다. 당신이 한 번 허용하면, 상사는 그것을 권리로 착각한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신의 후배들에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감정이 상하지 않게, 그러나 여지는 남기지 않는 '단호한 거절의 문장'을 연습하라.
여직원에게 핸드크림을 직접 발라주거나 업무와 관련없는 여직원과 단둘이 업무용차량으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행동은 직장 내에서 허용될 수 없는 범위의 행동이다. 당시의 나는 참았지만, 지금의 나라면 인사팀이나 감사실을 통해 정식 고발 절차를 밟을 것이다.
조직은 생각보다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다만 그 시스템을 돌리기 위해서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
기록의 힘: 날짜, 시간, 장소, 목격자, 상사의 구체적인 발언과 행동을 '일기'처럼 매일 기록하라.
디지털 증거: 부당한 지시가 담긴 카톡, 메일, 통화 녹음(자신이 대화 당사자일 경우 합법)을 확보하라.
절차 확인: 사내 관련 규정이나 고충처리 절차를 미리 파악하고 행동하라.
당시 내가 더 빠르게 움직였다면, 그 팀장은 계약 기간마저 채우지 못하고 퇴출당했을 것이다.
직장에서 만난 '여미새' 상사나 선을 넘는 무례한 자들에게 당신의 소중한 정신건강을 내어주지 마라.
참는 것은 미덕이 아니라, 악인이 활개 칠 무대를 만들어주는 방관이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런 존재는 도려내야 한다.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용기를 내어라.
기억하라. 당신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당신의 '단호한 의지'와 '치밀한 기록'이다.
여러분이 지금 직장에서 겪고 있는 부당한 상황, 혹은 나만의 단호한 거절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함께 고민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