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가 좋은 이유.

#물좋고 #공기좋고 #사람좋은 #이런사소한것들이모인 #행복한삶

by 알렉스킴

롱위켄의 마지막 날인 쉬는 월요일. 다운타운 거리는 평일같지도 휴일 같지도 않게 참 한산하다. 그 많던 관광객도 롱위켄이라고 다운타운보다는 멀리 여행을 떠난것인지. 좋아하는 JJ Bean 커피가 문을 닫았고. 회사 앞의 맛있는 핫초콜렛집인 Mink도 문을 닫고. 결국 스타벅스와 함께 선택권을 준다면 언제든 승리할 Artigiano 커피로 점심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빌딩 앞에 놓여진 United States Postal Service 간이 의자를 보았다. 그리고 분주히 장비를 세팅하는 사람들. 아 우리 빌딩 앞에서 또 영화를 촬영하나 보다. 오늘 씬의 배경은 USPS 독수리를 보니 분명 미국이구나. 그런데 왜 밴쿠버에서 찍는 거지? 미국에도 이런 풍경의 좋은 장면 가득한 도시들은 많을텐데 말이다. 굳이 배경만이 아니라 경비라던지 스텦이라던지 여러 요소가 작용을 했겠거니싶다.


2010년 5월, 그랜빌 브리지에서 바라본 그랜빌 아일랜드쪽 풍경


기왕 쉬는 날 출근한 김에 내일 분주하지 않게 이런 저런 일들을 처리하던 중 문득 입질이 왔다. 그래 글을 하나 쓰자. 어라 근데 오늘 주제는 뭐더라? .... 일전에 작성해놓았던 프롤로그를 다시 열어 목차들을 살피며 주제를 정리해보다 문득 생각이 났다. 9년전에 들었던 이야기. 밴쿠버 사는 사람들은 어디론가 자기가 원하던 나라로 옮겨 지내다가도 결국엔 다시 밴쿠버로 돌아온다는 이야기. 이 사람 저 사람들의 경험담이 줄줄이 쏟아지던 출근길 라디오 방송.


우리도 결국 그럴까.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서 미국에서도 정착하고 싶고, 아이가 크면 유럽에서도 몇년 살아보고 싶고. 부모님을 생각하면 한국에서 아이와 함께 몇년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고. 하지만 어떻든 어디에 있든 결국엔 '여기가 지상 천국이고 내가 살 곳이었구나.' 라며 밴쿠버로 다시 귀향할까.


그럴지 어떨지는 정작 그 어떤 곳에 가서 살아보지 않으면 모를일일테다. 다만 확실한 건 밴쿠버는 비교 대상 없이도 참으로 살기 좋은 곳이라는 것. 땅이 좋고, 숲이 좋고, 흙이 좋고, 풀이 좋고, 그리고 겨울이면 한껏 내리는 비를 잔뜩 머금은 사람들의 깨끗한 숨소리도 좋다.


난 밴쿠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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