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한 작은 생각

by 라그리마스

짧은 주말을 많은 사람들과 지냈다.
사람들의 표정과 마음을 살필새 없이 동네 김장을 돕고, 홀로 김장에 참여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뒷정리를 하고 지친몸으로 풀썩 집에 누워 있자니... 함께 했던 사람들의 기분이 어땠을까... 평소와 다른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여러 상상들을 하게된다.

잠시 지나가며 '요즘 사람들이랑 어울리는게 힘들어', '나 주늑들었어... 그냥 집에 있을걸...' , '난 이거 못해서 창피하니 다른일을...', '반가워요,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 많은 말들이 오고 갔고 그 말들엔 많은 마음들이 담겨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나쳤고, 집에 와서 혼자 남겨져 있을때, 그 말에 어떤 마음이 담겨져 있을지 상상한다. 내가 상상한 그들의 마음은 결국 나와 그의 관계의 기반이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드니, 너무 많은 상상은 하지 않아야 겠다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환대의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했던가... 라고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며 사람이 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리/장소를 가진다는 의미이다. 환대의 권리는 우리가 사람으로서 갖는 권리이다. 하지만 우리가 환대를 통해 사람이 된다면, 우리를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환대를 요구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중


환대를 요구하는 말과 표현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사회 관계속에서 환대란 그 사람이 가진 욕망과 이어져 있을것이다. 단순히 사람으로 존중해 달라는 요구와 칭찬하고 반응해달라는 요구는 전혀 다른 일이다. 어떤 욕망을 우선에 두느냐와 그 사람이 처해있는 환경에 따라 다른 환대를 요구할 것이다. 그 환대를 같은 선에 두고는 환대하지 않는 집단에 대한 비난은 정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다. 솔직하게 내가 원하는 환대는 나의 이런 욕망 때문이다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 사람이랑 친하지 않은데, 다른사람이 왜 자꾸 나에게 같이 술먹냐고 물어볼까요? 라는 내용을 단톡방에 올리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환대를 요구하는 것 일까?


그러고 보니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의 마음을 오해하지 않도록 잘 표현했을까? 왜곡된 표현으로 다른 사람과 나의 관계를 아예 바꾸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내가 솔직한 표현으로 환대를 요구했을까...


이런 생각 중에...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정말 여러 마음들이 둥둥 떠다니며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구나. 그 모든 마음과 마음들의 역학관계와 에너지는 내가 감당할 수 없겠구나. 하며 생각을 멈췄다.
그냥 이제 달리기와 코어근육만들기, 그리고 탱고 공연에 열중하여 그 마음과 에너지 속에서 나의 에너지, 마음의 힘을 만들어야 겠다...


일요일저녁, 둘째 아이가 분주하다. 자긴 정말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며, 고양이인형 꼬매기와 머리띠 붙이기...

그런데 진척되는 거 없이 또 티비에 집중하고 있다. 중요한 일을 한다며~ 라고 했더니 딸아이가 '엄마! 내가 아까 한 얘기는 마음의 힘으로 한 얘기야' 라고 한다. ㅎㅎ
아이의 입에서 갑자기 나온 그 단어 '마음의 힘'


" 마음이라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또 지금까지 어떤 인생을 걸어왔는가, 그리고 그 후로 어떻게 살아갈 건가, 하는 내 나름의 자기 이해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삶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마음의 힘'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의 힘(강상중) 중


아이는 자기만의 이야기와 할 일을 마음의 힘이라고 표현했다. 자기서사, 자기만이 가질 수 있는 나에 대한 이해, 그런 서사가 나의 마음의 힘을 만들리라...



https://youtu.be/itSUkhdQH8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