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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HIND THE MOVE Dec 13. 2020

비하인드 더 무브 EP01: 안무가 망고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 안무가 망고의 안무 이야기를 담았다.

#. 댄서 망고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저는 춤을 추고 있는 망고라고 합니다. 나이는 21살이고 지금은 다양한 춤을 배우면서 단단해지는 시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Q. 망고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이에요. 어떻게 보면 저에 대한 설명보다는 제 모토 같은 느낌이기도 해요. 무언가를 급하게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막상 일상을 돌아보면 제가 조금 급한 편이더라고요. (웃음) 빨리 빨리 하려고 하고 해치워버리려고 하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받고요. 아직 어리고 할 게 많은데 처음부터 이렇게 급하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20살이 넘고 나서는 의식적으로 천천히 생활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까지 긴장감이 몸에 배 있기는 해요.


Q. 춤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 시작은 초등학생 때였어요. 그때는 걸그룹 춤을 좋아해서 집에서 조금씩 따라 하는 정도였어요.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부모님 말씀을 들어보면 엄청 열정적이었대요. 보시면서 '얘가 뭐가 되려나.' 이런 생각이셨다고 하네요. (웃음)


춤을 좋아하긴 했지만 전문적으로 배울 생각을 못 하다가 친구의 권유로 학원을 알아보게 됐어요. 그렇게 중학교 때부터 스트릿 장르들을 접하고, 왁킹이라는 장르를 시작하고, 조금씩 춤의 반경이 넓어지면서 스타일이 많아졌어요. 그런 경험이 다져지면서 지금의 움직임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 촬영 및 제공 = 비하인드 더 무브]

#. 망고의 생각


Q. 망고님이 생각하는 춤, 안무는 무엇인가요?


- 춤은 움직임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물론 흥이 나서 가볍게 리듬을 타는 것도 춤이 될 수 있고 일상적인 움직임도 춤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동작의 한계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움직임으로 뭔가 전달하려고 할 때야 춤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어떤 감정이든 매개체이든 주제이든 움직임으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게 춤이라고 생각해요.


안무는 춤 안의 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프리스타일(Freestyle)이 어떤 순간의 기분과 생각을 응축해서 표현해내는 거라면 안무는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을 때 그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 표현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밤이라는 주제를 전달하고 싶다면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그 고민을 기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동작을 이어 붙여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겠죠.


Q. 망고님은 어떤 춤을 추는 사람인가요?


- 제 작품을 만들 때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가사 해석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직설적이고 단순하고, 어떻게 보면 유치해 보일 수도 있는 단조로운 움직임을 많이 사용해요. 작고 소소한 동작들로 무게를 채우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Q. 그게 망고님 춤의 정체성일까요?


- 정체성이라고 하면, 저는 춤을 출 때 편안한 상태를 지향해요. 몸이 아프지 않은 상태라든가, 정신을 빼앗기지 않는 상태, 심적으로 편안한 상태 같은 게 제겐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유독 ‘네 춤은 참 편안해 보인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게 전달되니까 ‘편안하게 춤을 췄을 때 전달되는 에너지가 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편안한 정체성, 소소하고 소박하고 편안한 게 정체성인 것 같아요.


Q. 망고님은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는 편인가요?


- 저는 일상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물론 모든 일상에서 영감을 받지는 않아요. 평소에 자연물을 엄청 좋아하다 보니 드넓은 자연, 산, 바다, 이런 곳에 갔을 때 에너지를 크게 느껴요. 기후, 날씨에도 영향을 받고요. 몸소 오는, 오감으로 오는 일상에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문화적인 매개체가 영감이 될 때도 있어요. 영화, 노래처럼요. 하지만 대부분의 영감은 그런 문화적인 매개체보다는 자연적인 것에서 많이 얻는 것 같아요.


Q. 자연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으세요?


- 어릴 때부터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어린이집을 다니는 대신 여행을 가는, 그런 가족 안에서 자랐거든요. 다양한 곳을 많이 갔지만 관광지보다는 자연적인 곳에 많이 갔어요. 도시에 오면 움츠러들다가도 흙, 갯벌, 등산, 바다 같이 자연에 가면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그걸 느끼고 나서 ‘나는 진짜 자연이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Q. 망고님이 안무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해요.


- 저는 직설적인 노래를 좋아해요. 그래서 한국 가사를 많이 듣는 이유도, 팝송은 아무리 가사 해석을 봐도 잘 와 닿지 않아요. 이해가 덜 된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한국 가사를 표현하려고 할 때 이해되는 게 더 많았어요.


‘만진다’는 단어가 있다면 거기서부터 시작해요. ‘이렇게 만져볼까? 저렇게 만져볼까?’하면서요. 아니면 들리지 않는데 들리는 척을 할 수도 있겠죠. 동작의 경우의 수가 많잖아요. 그런 수를 다 따져보면서 느껴지는 대로, 거울을 보고 차분하게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의식의 흐름대로요.


Q. 춤을 출 때 언제가 가장 좋은가요?


- 무언가를 전달할 때 성취감이 큰 편이에요.


첫 번째 성취감은 내가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거나 어떤 춤을 췄을 때, 거기서 만족감이 들고 ‘이 춤은 잘 만들었다. 내가 느끼기에도 좋다’라고 느낄 때 성취감을 느껴요.


두 번째 성취감은 어떤 자리에서 춤을 사람들과 공유했을 때 ‘이 부분에서 이런 게 참 좋았어’라든가 ‘나는 춤을 추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어’라고 피드백을 받을 때 성취감을 느껴요.


세 번째 성취감은 하나의 작품을 잘 마무리 지었을 때, 필모그래피가 하나씩 쌓이는 느낌이 들 때예요. ‘내가 또 이러한 경험을 했구나. 또 내가 이러한 작품을 만들어냈구나’라는 성취감이 들어요.


[사진 촬영 및 제공 = 비하인드 더 무브]


Q. 얘기를 듣다 보니 망고님에겐 자신의 춤을 공유한다는 것이 큰 부분인 것 같아요. 공유하는 것이 망고님의 춤, 안무의 삶에서 중요한가요?


- 제가 어떠한 움직임을 만들어냈을 때 보는 사람, 이 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정말 삭막한 환경이 될 것 같아요. 일반인이 될 수도 있고 댄서가 될 수도 있어요. 함께 춤을 추면서, 또는 서로의 춤을 봐주면서 뭔가가 전달된다는 느낌을 받는 것, 사람과 사람 간의 공유가 저에게는 중요해요.


Q. 그렇다면 망고님은 망고님의 춤을 보는 관객이 단 한 명도 없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즐겁게 춤을 출 수 있을까요?


- 댄서마다 생각이 다르고 관점이 달라요. 그래서 일반화할 수는 없어요. 어떤 댄서는 ‘나는 우주에 나 혼자만 남아도 춤을 추며 평생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댄서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춤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분명히 가지고 있고 혼자서 춤을 추는 시간도 즐겁지만, 그럼에도 관객의 호응이 없고 내 춤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면, 과연 이 재미가 유지될까 싶어요. 내가 혼자 보고 내가 만족하는 과정은 재미없지 않을까요? 저는 타인과의 소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다른 사람과 소통해야 내가 원동력을 얻고 전달하고 싶은 것도 생기고 발전 가능성도 무한해진다고 봐요.


Q. 망고님은 좋은 안무가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 좋은 안무가가 있으면 나쁜 안무가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 기준을 정하기에는 참 애매한 것 같고 보편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는 취향 차이인 것 같아요. 좋은 안무가, 나쁜 안무가를 떠나서 댄서로서 존중의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움직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은 참 좋아요. 그런데 종종 비난의 시선도 있더라고요. 자신의 춤은 좋지만 다른 사람의 춤은 비난하는 그런 태도는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Q. 그렇다면 좋은 안무는 있을까요?


- 제 기준에서 보면, 자신의 춤이 가진 색깔을 잘 이해한 상태에서 도전적으로, 또는 내가 잘하는 것에 진심을 담아서 창작을 해냈을 때 좋은 안무가 나오는 것 같아요. 생각 없이 안무를 짜면 딱 거기서 끝이더라고요. 느껴지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는 안무가 나와요. 그런 안무는 좋은 안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해요.


실력의 차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춤을 배운 지 얼마 안 된 사람이라도 자신의 진심을 담아서 열정적으로 창작을 해내면 그게 와 닿더라고요. 부족한 점이 보여도 ‘저 친구는 이런 부분에서 도전을 했구나’라는 게 느껴져요.


Q.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반대되는 느낌으로 상대방이 나의 안무를 받아들인다면, 그 안무는 좋은 춤일까요?


-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어두운 분위기의 노래에 춤을 춘 적이 있는데요. 노래는 어두웠지만 행복감에 대해서 떠올리면서 행복하게 춤을 췄어요. 그런데 그걸 지켜본 누군가가 너무 슬펐다고 하는 거예요. 나는 분명히 행복하게 춤을 췄는데 관객은 슬프다고 한 거죠.


사람마다 관점 차이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제가 아무리 무언가에 대해서 표현하려고 해도 그것이 잘 전달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걸 기준으로 좋은 안무, 나쁜 안무를 분류하기는 어려워요. 제 생각에는,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게 너무나 확고하고 사람들이 그를 어떤 방식으로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이 아무리 반대로 이해해도 그것조차도 존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상호작용을 하다 보면 오히려 더 좋은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 촬영 및 제공 = 비하인드 더 무브]





#. 망고의 안무



Q. 망고님의 안무 중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3개의 안무에 대해서 질문드리고 싶어요. 먼저 ‘잊는다는 것은’, 이 안무는 어떻게 나오게 된 안무인가요?


- ‘잊어야 하는 것을 잊고 싶을 때, 또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느끼는 상실감, 절망 같은 감정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잊는다는 것을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 그 모든 게 자연스러운 과정이다.’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이 노래는 김광석님의 노래가 원곡인데요. 처음에 듣고 참 좋았어요. 그러다가 저의 뮤즈인 아이유님이 이 노래를 커버한 것을 듣게 되었고 너무 좋아서 이 안무를 작업하게 됐어요.


Q. 이 안무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걸 주안점에 두었나요?


- 안무를 짜는 데 정말 오래 걸렸어요. 2달 정도? 제 춤 중에 직설적인 표현이 완벽하게 들어간 안무가 있다면 이 안무이지 않을까 싶어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잘 들리는 음악이고, 가수가 감정을 담고 있는 것이 느껴졌어요. 저에겐 그 감정이 위로로 들렸거든요. 가수가 노래로 그 위로를 줬다면 난 움직임으로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했죠. 안무는 단조롭고 단순한 동작들로 구성했지만 몰입과 감정선을 굉장히 크게 가져갔어요. 이 안무는 그런 걸 더 보여주고 싶어서 몰입에 엄청 신경 썼어요. 춤을 출 때마다 몸이 떨리는, 짜릿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게 있다면 감정선이지 않을까 싶네요.


Q. 망고님이 생각하는 잊혀짐이란 무엇이었나요?


- 저에게 잊혀짐이란 자연스러운 것이었어요. 잊혀지지 않는 과거도 있고 ‘그런 일이 있었구나’ 싶은 과거도 있잖아요. 언젠가는 마음에 남아 있는 응어리도 잊혀진다고 생각해요. 그 모든 게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과정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이 안무를 보는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길 바라세요?


- 위로받았으면 좋겠어요. 노래와 안무가 전달해주는 감정에 대해 느끼는 건 다 다를 거예요. 그런 감정들을 받아들이면서 ‘이 곡은 이런 느낌이지만 이 사람은 이렇게 담아냈구나’ 정도만 생각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Q. ‘구애’는 어떻게 만들게 된 안무인가요?


- 남자친구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던 안무예요. 선우정아님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이 노래를 전달했다고 알고 있어요. 노래는 조금 애절하게 들리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안무를 짰어요. 이 노래를 조금 더 사랑스럽게 표현할 수는 없을까 싶었어요. 애절하게 들리지만 귀엽게도 보일 수 있잖아요. 어리고 풋풋한, 그런 사랑의 감정을 담았기 때문에 안무가 슬픈 느낌은 아니에요. 산뜻한 느낌이에요. 웃고 있을 때도 있고요.


Q. 이 안무를 만들 때는 어떤 걸 주안점으로 두었나요?


- 이 안무를 만들 때는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템포도 일정하고 선우정아님의 목소리 자체가 악기여서 노래의 흐름이 한 번도 안 끊기고 쭉 이어지거든요. 그 흐름을 최대한 따라가려고 했어요. 그래서 이 안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조건 흐름대로 창작했어요. 중간에 안 풀리면 계속 잡고 있었어요. 그렇게 있다가 뚫릴 때마다 뚫어간 안무인 것 같습니다.


Q. 이 안무를 보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기를 원했나요?


- 사람마다 생각하는 사랑이 분명 다를 거란 말이죠. 물건이 될 수도 있고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동물이 될 수도 있어요. 사랑의 다양함을 열어두고 풋풋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픈 기억, 애절한 기억보다는 ‘나도 무언가를 열렬히 사랑했던 적이 있었지’, ‘나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나도 사랑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으면 참 좋지 않을까 싶네요.



Q. '순수의 회상'(곡: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이 안무는 어떻게 만들게 된 안무인가요?


- 이 노래는 유일하게 제가 지쳤던 시기에 작업했던 곡이에요. 감정 상태가 안 좋고 불안정할 때 작업을 했고, 타인을 위로하려고 작업한 안무가 아니라 저 자신을 위로하려고 작업한 안무예요. 노래는 이별 노래예요. 장범준님은 이별하는 느낌으로 쓴 곡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게 과거의 저에게 하는 말로 들렸어요. ‘과거에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하루하루의 재미를 추구하던 나였는데, 지금은 미래와 현재의 불안감에 휩싸여서 이렇게 지쳐 있구나, 이러면 안 되겠다, 나 자신을 조금 더 위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안무를 창작했던 것 같습니다.


장범준님이 부른 노래는 재미있게 들었어요. 푼수 같은 느낌이랄까요? 제가 춘 곡은 장범준님의 아내인 송승아님이 부르신 노래예요. 가수가 아니신데도 그 감정선이 너무 애절한 거예요. 이 커버 버전을 들었을 때 바로 꽂혔어요. ‘이 노래가 나를 위로해준다, 나를 위로하는 안무를 짜야겠다’고 느꼈어요.


Q. 이 안무를 짜면서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이었나요?


- 저를 위로하려고 만든 안무이기 때문에 타인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전달력보다 ‘내가 어떤 동작을 했을 때 안정감이 느껴지는가’, ‘내가 거울을 보면서 했을 때 어떤 동작이 위로가 될까’에 초점을 맞춰서 안무를 창작했어요.


Q. 그렇다면 사람들이 이 안무를 통해 느꼈으면 하는 건 위로일까요?


- 무언가를 느끼기보다는, ‘저 사람은 이 안무로 이렇게 녹여냈구나, 아 그렇구나’라고만 생각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저 사람에게서 내가 무언가를 느껴야지’가 아니라 ‘망고라는 사람이 자신의 힘든 시기를 겪고 이런 안무로 만들어냈구나’라고 그냥 알게 되는 것으로도 좋아요.



#. 망고의 다음 여정


Q. 망고님은 앞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안무가 있으신가요?


- 이제는 연륜을 담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깊어지고 진득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걸 담고 싶어요. 한편으로는 도전적인 것을 많이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정반대되는 분위기를 표현해본다거나 고차원적인 소재들을 표현해보아도 좋을 것 같고, 사람들이 아직 접해보지 않은 것들을 토대로 안무를 해보고 싶어요.


Q. 망고님의 춤이나 안무를 통해 사람들이 무언가를 얻어갔으면 좋겠나요?


-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해도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구나’에 초점을 맞춰봐도 좋을 것 같아요. 별거 없는 동작에도 그런 움직임과 감정이 어우러지면서 이렇게도 편안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사람들은 작품이라고 하면 파워가 강하고 많은 테크닉이 들어가는 걸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작은 동작, 손가락 터치 하나만으로도 무게를 실을 수 있구나.’를 느껴보면 좋겠어요. 그러면 일반인이 느끼는 춤에 대한 벽이 조금 더 허물어지지 않을까요?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춤을 창작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조금 더 춤의 소비가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 춤에 있어서는 사람의 심리를 건드릴 수 있는 움직임을 창작하고 싶어요. 최근에 심리 공부랑 움직임이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심리학을 조금 더 공부하면서 말과 움직임으로 사람들과 댄서들을 치료해 주면 좋겠다는, 큰 목표를 그리고 있어요.


한 명의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목표는, 좋은 부모님이 되는 게 목표인 것 같아요. 그런 로망이 있어요. 결혼해서 내 아이를 낳았을 때 아이를 키우면서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힘들고 생각처럼 안 될 거라고 주변에서 많이 얘기하시긴 하지만, 어떤 생명체를 키워내면서 또 제2의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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