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Feedback Competition World Final 결산
2025년의 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며, 한국에서 열렸던 댄스 컴피티션 중 눈길이 갔던 대회들을 몇 개 모아 정리해봅니다. Feedback Competition은 국내 대표 컴피티션 중 하나입니다. 지난 9월 World Final이 마무리됐는데요. 올해에는 어떤 무대들이 있었을까요? 인상적이었던 작품들과 간단한 감상을 전합니다.
잠수부 @diver_kr
팀 이름 같은 무대입니다. 짙고 푸른 조명, 해저의 어둠, 바다의 일렁임 같은 움직임까지, 관객이 바다 속에 있는 것 같은 감각과 질감을 선물해줍니다. 2024년 무대가 프리다이빙이었다면 2025년 무대는 심해 탐사 같았어요. 바다 밑바닥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팀의 합이었어요. 단순히 동작이 맞는 느낌을 넘어 팀 전체가 하나의 존재로 보였어요. 작년에는 신성의 출현 같았는데 올해는 신성 폭발 같네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팀입니다.
AIRL @airl_official
보는 이의 상상력을 미친듯이 자극하는 무대입니다. 댄서들이 신고 있는 '구두 한 짝'이라는 오브제 때문에 직관적으로 신데렐라가 떠올랐습니다. 작품을 보며 다양한 이야기를 상상해봤어요. 결국 왕자를 다시 만나지 못한 신데렐라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구두 한 짝을 보며 왕자를 만나는 망상을 하는 신데렐라 같기도 했어요. '아니면 동화 빨간 구두의 번외편일 수도?'라는 상상까지 했답니다� 어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일까 여러모로 궁금한 작품입니다. 이야기 외에도 재미있는 동작과 구성이 많은 작품이에요. AIRL이 기존에 보여주던 스타일의 움직임이면서도 컴피티션에 맞는 임팩트를 주고자 노력한 느낌도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은 핀 조명 아래서 댄서들이 구두를 높이 드는 장면이에요. 미장센이 엄청납니다.
IZUMI COMPANY Jr @izumicompany_jr
Justin Timberlake의 <My love>를 학원 만화물로 재해석한 느낌의 작품입니다. 노래 가사를 카툰 형태로 편집한 인트로로 출발해 교복 느낌의 옷을 입은 댄서들이 작품을 풀어냅니다. 무대 중간에 흰색 끈을 활용하는 움직임들이 있는데요. 만화의 칸을 형상화한 오브제 같아 흥미로웠어요. 특히 후반부에는 끈을 활용해 군무를 훨씬 입체적으로 표현합니다. 보통의 퍼포먼스 무대는 관객과 팀이 마주보기 때문에 정면이 시선의 중심이 되는데 이 작품은 끈을 활용해서 하이앵글도 상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신선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작품입니다. 소소한 디테일을 공유해보자면 댄서들의 표정에 학원 만화물 캐릭터의 익살스러움이 담겨 있어서 보면서 만화 보는 기분이었어요 :)
HANYA @hanya_official_
한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무대입니다. 저에게 한야는 LA 해변 같은 팀이었어요. 특유의 익살과 에너지, 여유를 보고 있자면 LA의 쨍한 햇살과 쾌활함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무대는 늦은 밤 베를린 다리 아래 있는 느낌이었어요. 조금 더 서늘하고, 진지하고, 무게감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야만의 힙합과 에너지는 여전히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Nu:Gen @_nu.gen.crew_
노래 <Blind Eyed>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기타 1대와 두 사람의 목소리로 구성된 간소한 음악을 댄서들이 촘촘한 뮤지컬리티로 풀어냈습니다. 기타와 목소리의 디테일이 잘 현현된 덕분에 노래의 질감이 온전히 드러납니다. 중간까지는 여섯명의 댄서가 작품을 채우는데요. 뭔가 기타 여섯 줄이 춤을 추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이 곡은 Ren Gill과 Sam Tompkins이 함께 작업한 음악입니다. 작품에 얽힌 두 사람의 일화도 사뭇 흥미로워요. 곡의 배경을 찾아본 후 무대를 다시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 한 번씩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