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

by 밤호랑이

사실 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상관은 없다. 당신은 어차피 귀신, 사후세계, 영혼 이런거 하나도 안믿잖아. 뇌안에서의 신경작용으로 명확히 단정 내리니까. 그러니까 그냥 적절히 잘 꾸며진 이야기로 가볍게 받아들이면 좋겠다.


귀신 들린 사람으로 유명한 사람이 있었다. 남성이였는데, 건장한 성인 서너명이 달라붙어도 그 힘을 제어하지 못했으며, 이미 어떠한 수단으로도 정상인으로 돌려놓는게 불가능했다고 한다.

하루는 '영적파워' 가 센, 내로라하는 목사님들 여러명이 그 집에 찾아와서 그를 둘러싸고 미친듯이 그를 위해 기도했다. 악한 영으로부터 자유로워 지길 바라며. 아주 간절하고 처절하게 보이지 않는 싸움을 시작했다. 서너시간을 넘어가는 시점에 지쳐가는 건 다섯명의 목사님들이었다. 그는 기도받는 시간 내내 낄낄거리며 자신을 둘러싼 이들을 조롱했는데, 자기는 끄덕없다고 말하며 기괴하고 소름끼치는 여성의 목소리를 냈다고 했다. 얼마든지 더 해보라고 하면서 그 방안을 돌아다니며 춤을 췄는데, 나였다면 아마 그 광경을 도저히 지켜보기 힘들었을 것 같다.

얼마 즈음 지났을까, 그 남자는 갑자기 온몸을 소스라치게 떨며 살려달라고 빌었다. 가장 무섭고 강한 사람이 나를 잡으러 온다고 하면서. 그리고는 혼절했다.

-순식간에 찾아든 고요와 평화.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영문을 모른채 의아해했다.


다만 정확히 그 시간 아파트 복도에서 어린아이가 찬송가를 흥얼거리면서 지나갔었다는 얘기를, 기도하던 목사님으로 부터 전해들었다. 부산지역에서 있었던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어느 가을날의 쿠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