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제

by 밤호랑이

당신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습니다.

그냥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는, 그런 얘기 말고요.


이제부터라도, 아니 생애 단 한순간 만이라도 당신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습니다.

나를 떠올리면 그 자체로 뿌듯하고 미소가 지어지는,

당신의 갈증 난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아픈 손가락 혹은 평생 지고 가야 할 십자가였습니다.

내 맘대로 되지 않으면 불평과 불만과 함께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왜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지, 내 간절한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지.

온통 이해 못 할 것 투성이입니다.


난 당신을 정말 사랑했던 걸까요, 아니면 그저 당신을 사랑하는 내 모습을 좋아했던 걸까요.

당신을 따라가고 싶은데, 당신을 사랑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서

고민하며 슬퍼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늦었지만,

아주 돌아왔지만,

이제부터라도 당신 편에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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