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by 밤호랑이

저는 인간이 덜 된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을 때는 그렇게 호인이고 천사 같고 다정하고 젠틀한데, 피곤하고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면 곧잘 예민해져서 팍팍 튀는 슈팅스타 아이스크림 안에 그 무슨 캔디처럼 굽니다. 때로는 예리한 칼날이 되어 다가오는 누군가를 거슬리는 누군가를 찌를 궁리만 합니다.

카톡에는 무수한 차단과 숨김목록이 있습니다. 기준은 간단합니다. 나랑 안 친할 것, 혹은 정말 친했으나 이제는 특별히 접점이 없어서 연락을 안 할 것 걔중에 웃고 있을 것

질투나 시기의 감정은 아닌데, 그냥 보기가 그렇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또 나를 사랑해 줬던 사람들인데, 책 속 추억페이지가 빛바랜 회색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조용히 책을 덮고 싶습니다 아니 찢어내고 싶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인간이

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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