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다.

by 밤호랑이

어떤 여성이 교회 예배당 맨뒤에 앉아 고개를 푹 파묻고 두 손을 모으고 운다. 잠든 건 아닐까도 생각해 봤지만 저렇게 불편한 자세로 잠들리는 없을 것 같다.

오늘은 교회, 기독교, 진리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모르겠다 내가 날라리여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친구가 내게 하소연을 한다. 요새 힘들었던 이유, 마음속에 있는 욕망 어려움 여러 생각들.. 하지만 자신은 그렇다고 해서 형편없는 놈이 아니고, 결코 주저앉지 않을 거라는 결심에 대해 나에게 마치 공증을 받으려는 듯 털어놓는다. 서로의 히스토리를 알고 또 마음을 주고받는 제일 친한 친구이기에 한마디를 건네본다.

'다 안다.. 난 널 알아'

그냥 다른 얘기보다 난 너를 안다는 말이 제일 따뜻하고 중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심이기도 하지만.


대학교 때 IVF라는 기독교동아리를 가입해서 교내에서 일주일 한번 열리는 학생예배를 드렸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죽을 만큼 어려운 기분과 아픈 마음으로 예배 시간 내내 앉아있다가 마무리하는 시간에 다 같이 기도를 했다. 어두운 표정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날 예배를 인도하며 말씀을 나눴던 고학번 선배가 내게 다가오더니, 힘들지..? 하고 어깨를 토닥이는 순간 오열했다. 그 자리에서 한동안 정말 너무 서럽게 울었다.

나는 그때 심한 불안장애와 우울, 기분장애를 앓고 있어서 사람들 사이에서 밥한술 넘기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예배당 뒤에 앉아있던 그 여성의 마음도 하나님이 다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선배가 내게 건넸던 그 말처럼.

그리고 그 여성이 그렇게 잠시나마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아니 눈을 감고 쉴 수 있다면 참 감사하겠다고 대신 기도를 드렸다. 아니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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