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연애

불량한 건 과연 그대들일까, 나일까.

by 밤호랑이

"마음이 아팠어 아주 많이. 그 여자가 행복해질 때까지 연애 안 하겠다고 결심했거든. 내가 밀어낸 건데 배신감 들 거 아니야 내가 먼저 행복해지면. 근데 최근에 결혼했다고 들었어. 그래서 출연한 거야. 내가 먼저 행복해지면 안 되지"

-이런 대사를 연애 매칭 프로그램에서 자연스럽게 한다고..?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일본 리얼리티연애 프로그램.

소위 말하는 양아치, 전직 야쿠자, 유흥업소 접객원, 스트립쇼 댄서, 캬바쿠라 사장 등 낮보다 밤이 더 친숙하고 어울릴 법한 사람들이 출연한다. 성장 배경이 마음이 아프다. 성적 학대를 당했던 모범생 여성. 보육원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아이- 이 즈음되면 그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게 된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또 코미디를 보는 느낌으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한 편의 청춘영화 같다. 아니다 순정만화 같기도 하고.

출연자 중에 부적절한 발언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얀보'라는 사람의 마지막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다.

그는 자신이 폐를 끼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이는데, 어디에도 자신을 미화하려는 모습은 없었다.



프로그램 연출자에게

"씀하신 대로 성인인데, 경솔한 발언을 했습니다. 멋있게 보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기대하셨을 텐데 실망시켜 드려서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세분께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에게

"내가 물의를 일으켜서 같이 프로그램을 못하게 됐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사과할게. 과거 얘기를 들었을 때 지켜주고 싶고 보듬어 주고 싶었어. 이성에게 그런 감정이 생기면 내 경우엔 사랑으로 바뀌거든.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고. 지켜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울게 만들었어"

"자기 자신만큼은 반드시 지켜"


자신을 좋아하던 여성에게

"결론부터 말하면 난 오늘 여기를 떠나. 오늘부터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자신의 목걸이를 건네주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야. 힘들 땐 그것을 보면서 날 떠올려 줬으면 해. 친구라는 징표야. 나 대신 모두를 지켜줘."

"내 삶에 들어와 줘서 고마워. 갈게. 보고 싶을 거야"



아 미치겠다. 누군가의 3년 치 연애를 들여다본 느낌이다.

유튜브 댓글들을 보면 더 곤란한데, 생각 많은 사람들이 내 감정에 동조했나 보다.

누군가는 '이 분들이 양아치일까 조건만 따지는 우리가 양아치일까'라는 철학적 물음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