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아프던 지난 시간과의 작별.

by 밤호랑이

잘하고 싶은 마음만 앞서던 나는, 노력과 요령은 뒤로 한 채, 원하지 않은 결과에 좌절하고 실망하는 시간이 많았다. 공부는 딱 중간 그리고 운동은 잼병이었던 것이 생각난다. 항상 스스로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부모님의 근거 없는 긍정과 희망 섞인 지지 속에서 오히려 불안하고 미안했던 것 같다.


미련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 혹은 일 따위에 익숙하지 못하여 서투름을 뜻하는 미련하다의 어근.

"최대한의 노력, 최소한의 후회."라는 명언이 있듯이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니까 혼신의 힘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면 후회를 할 일이(즉 미련을 가질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반복된 좌절감으로 인한 자존감의 저하, 불안 우울삽화 등.. 내 심리검사 요약본을 보고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는데, 내 우울과 분노가 어디서 기인했는지 비로소 조금씩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이렇게 내 과거를 회상하며 어두운 얘기만 한다고 뭐라고 할지 모르겠다. 과거의 나는 정말 잘 웃고 귀엽고 착하던 아이였다(믿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역시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아서 털어놓는다.

내가 이루지 못한 교우 관계와 아이들로부터의 인기, 갖지 못한 물건들, 처참한 입시 결과와 이성 관계 앞에서 미련하게도 미련을 가지던 시간이 무척 길었다. 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다고는 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 꾹 참거나 이를 악물고 모른 채 하고 나태하던 시간이 많았다. 마치 신포도 앞에 여우 마냥- 그리고 내 상처를 어찌해야 하나 라는 생각과 함께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을 물끄러니 바라보았다.



큰 딸은 성격과 기질이 정말 나를 닮았다. 속이 깊지만, 억울하고 서운할 때는 금방이라도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 젖은 목소리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부모님은 안타까워하신다.

며칠 전 아이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고 싶어서 담담히 하지만, 정확하게 얘기했다.


"네가 1등을 하던 아니던 아빠는 전혀 상관없어. 정말이지 아무렇지 않아. 너는 결과와 상관없이 소중하고 아빠한테 있어서 최고야.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결과라면 1등도 기쁘지 않을 거야.'


어쩌면, 30년 전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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