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없는 시모ㅣ뒷담화 하는 글
어쩌면 시동생은 와이프에게 끔찍이다. 시가 일이랑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으로 만든다. 결혼하고 첫 명절에도 부산스러움 하나 없이 어쩔 수 없이 왔다는 듯 지나가더니 그다음 명절은 오기 싫어죽지만 겨우왔다고 해댔고 이제는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하다가 뭐라 뭐라 하는 시모에게 내가 할 테니 내 아내는 힘들다고 한다. 아프다 핑계는 또 어쩜 매번인지_ 내입장에선 이젠 핑계에 성의도 없어보인다. 같은 핑계만 줄줄이 때마다 나열하는데 적어도 이유에 머리를 써가며 정성을 들이는 법도 없다. 명절전날 오는 것도 아니, 명절 당일 얼굴 비추는 것도 아주 아주 정말 세상 어려운 일이라고 말이다.
저래야 하나 싶다. 남편이 저러면 시가 스트레스 하나 없을까 싶으면서 나는 해야만 하는데 절대 안 하는 동서를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일은 안 해도 ‘그래도 명절인데’ 얼굴 비추는 거 마저 대단한 일인 거처럼 하는 꼴에 가짢아 죽겠다.
그러든가 말든가 내 속보다 시모 속이 더 탈 테니 오히려 사이다 한 모금 먹은 거 같기도 하다가도 명절은 기필코 오기 싫어하면서 다른 주말이나 특별한 날에도 빼꼼 거리지도 않는다는 점이 날 더 열 뻗치게 한다.
차라리 웹툰 며느리기 형님처럼 명절전에 같이 밥먹는걸로 명절에는 각자일을 보겠다거나 혹은 내 부모도 중하니 그쪽으로 가겠다는 명확한 의견을 말하면 모르겠다. 평소에도 절대 안하고 명절에는 더 하지 않겠노라 나오는 꼴을 또 봐야한다.
나는 주 1회 들러도 얼굴 보기 힘들다고 해놓고 두번째 며느리는 6개월 동안 발한번 안 들이고 전화 한 통 없어도 속알이만 하다가 겨우 한마디 하던 시모가 진짜 같은 시어머니 맞나 싶다.
시모에게도 며느리 따라 케이스바이케이스 대로 누구에게는 모질 말 팍팍 내뱉고 누구한테는 해야 할 말도 삭히나 보다.
내가 전자라서 화딱지만 난다.
설명절에 결혼한 딸이 시가 어르신 찾아뵙지 않고 자신네 집안 행사에 참여 하게 하는 그 동서네 아빠라는 사람도 참 대단한 것 같다. 결혼해도 내 딸은 내 자식이오~ 유세하는 건지, 아니면 세상 대단한 요즘 사람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우리 엄마아빠에게서는 그 동서네 아버지라는 사람의 마인드는 아마 잘 이해 못 할 일이다.
뭐, 시동생이 코로나에 걸렸더니 당당히 시부에게 전화해 자신의 딸에게 코로나 옮기지 않게 내 딸에게서 멀리 당신네 집으로 아들 좀 데려가달라고 했던 사람이었지 참.
내가 이미 꼰대인 걸까 , 아니면 유교사상 가스라이팅의 결과물인진 몰라도 적어도 나는 어른에겐 명절에 인사는 해야 한다 쪽이다.
그저 난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본다.
동서의 첫 명절은 전화한통 없었고 오겠다 말겠다 말도 없다가 아파죽겠다고 이런저런 말을 시동생을 통해 늘어놓게 하더니 겨우 겨우 몸을 이끌고 와 갑자기 차려진 밥상은 아주 거하게 먹더니 겉옷을 챙겨 입고 나와 “저희는 갈게요” 라고 했었다. 그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저런 모습이 나는 불쾌하다.
차라리 밥도 먹지 말던가,
세상 아프다고 해놓고 매번 밥먹을땐 어쩜 그리 생기가 놀던지, 나는 넘어가지도 않는 시모의 음식들을 아주 먹스럽게도 잘 먹다가 갑자기 수저만 놓으면 아프다고 한다.
미련하게도 나는 감기에 걸렸어도 아프단 말 한마디 못했던 때였다.
사실 명절에 대해 나도 제안은 했었다. 설에는 우리집으로 추석에는 시가로 가서 여행을 가든 하는 그런 명절을 보내자고 말이다. 차례나 성묘 따위는 이제 그만 때려치우고 말이다. 나는 얼굴도 모르는 그 조상님 상은 왜 차려야 하는지 납득이 되진 않으니까 말이다. 자고로 가족이 즐거워야 하는 명절이라면, 우리 같이 재미나게 놀기라도 하자고 말이다.
현실은 추석도 설날도 시가만가고 있지만 말이다.
결국 이번 설에도 그 동서라는 사람은 1시간 있다 갈라나보다. 아예 안 올지도 모르고 뭐,
시모에게는 동서가 한 시간이라도 있어주면 고마운 거겠지 ,
난 하루를 자고 가도 모자란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