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회 영양수업을 하며 내가 얻은 것들...
새 학년, 새 학기를 앞두고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과정 함께 만들기'라는 것을 합니다.
이때 한 해 동안 아이들과 어떤 배움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전반적인 교육과정운영에 대한 것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작년 교육과정 함께 만들기에서 영양수업 운영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고,
그 결과 5학년 4개 반을 대상으로 월 1회 이상 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물론 이 계획에는 제가 비교적 적극적으로 의견을 보탠 부분도 있었습니다.
5학년 아이들과 어떠한 주제로 1년간 수업을 할지 고민을 했습니다.
영양소, 당류 나트륨 줄이기, 올바른 식습관, 식사 예절 등 많은 주제 중에서도
푸드아트테라피를 활용하여 수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자신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연결된다는 느낌이 분명했던 수업.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감정, 나, 관계, 꿈, 위로, 용기, 자존감.
그리고 그걸 말뿐만 아니라, 식재료로 표현해 보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각 반 10차시, 총 40회의 수업을 작년한해 마무리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영양교사에게 40회 수업이라는 게
급식과 병행하면서 하기가 쉽지만은 안다는 것을...
솔직히 말하면
항상 좋은 수업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아이들의 집중이 흐트러진 때도 있었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학생도 있었고,
제가 준비한 방향과 다른 쪽으로 흘러간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 수업에 들어가면
아이들은 지난 시간에 배운 것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 오늘도 만드는 거죠?”
“저 지난번 그거 아직 사진 있어요.”
“선생님, 이건 먹어도 돼요?”
그렇게 아주 조금씩,
아이들은 저를
‘급식시간에만 보는 선생님’이 아니라
‘영양수업도 하는 선생님’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교과서를 들고 있지 않았고,
정답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옆에서 같이 보고, 같이 놀라고, 같이 웃었습니다.
그 시간들을 통해 아이들을 더 잘 알게 되었고,
아이들은 저를 조금 덜 어려워하게 된 것 같습니다.(이건 지극히 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요...)
그것만으로도 교사로서 꽤 만족스러운 한 해였습니다.
올해 수업이 어떻게 운영될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작년과 같은 주제로 수업을 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합니다.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아이들과 함께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건 저와 아이들과 사이에 쌓인 시간 덕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도 조금 기대해 봅니다.
또 어떤 얼굴들을 만나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