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날

by 지금 여기

내 주변에는 늘 책이 가득하다.

책상 위, 책꽂이, 바닥, 침대 위, 식탁 위까지—손이 닿는 곳마다.

집과 사무실의 여러 공간에도 책이 있다.


장르도 다양하다.


심리학 도서는 물론이고, 양자역학 같은 과학책도 있다.

국보 같은 소설이 있는가 하면, 풍수지리 같은 운명서도 있다.


사놓고 조금 읽다 만 책,
도서관에서 빌려와 ‘이번엔 꼭’이라고 다짐한 책,
좋아해서 손 닿는 곳에 두는 책.


봐야 할 영화와 드라마 목록도 길다.
영화 애호가의 추천작,
소문난 웰메이드 작품,
언젠가부터 보고 싶었던 것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쓰기로 했다.

그렇게 '책과 필름'의 연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지난주는
단 한 권도 끝내지 못했고
단 한 편도 끝까지 보지 못했다.


대신
방을 치우고,
집을 정돈하고,
침대에 누워 쉬고,
맛있는 밥을 차려 먹었다.


연휴 동안 내게 필요했던 건
무언가를 더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무언가를 덜어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고
나는 회복되었다.


주변에는 여전히

읽고 싶은 책과 보고 싶은 영화가 가득하지만,

이번 주는 그 목록을 잠시 그대로 두고 싶다.


오늘의 책은
'나의 휴식'이다.
그리고 나는, 그 페이지를 조용히 넘기는 중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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