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ing myself Jul 14. 2024

고양이랑 친해질 줄 누가 알았냐옹?

낯선 동물, 고양이의 매력에 빠지다.


고양이: “(입 작게 벌리며 작은 목소리로)꿍~”



새벽 5시 10분.

눈 뜨니 우리 고양이씨의 얼굴이 내 눈앞에 바로 있다. 좀 부담스럽지만 왕 크니 왕 귀엽다…

우리 고양이는 시계라도 있는 듯 정말 정확하게 다섯 시 반즈음에 깨운다.

오늘은 좀 일찍 깨운 편.


  내가 실눈을 뜨고 살짝 엿보면 귀신같이 내가 깬 걸 알고 더 큰 울음소리로 보채며 작은 이마를 내 겨드랑이에 박치기하듯 쑤셔댄다. 그러고도 내가 모른척 다시 눈 감으면 안절부절못한 듯 나의 주변을 맴돌며 일부러 그러는지 모르고 그러는지 내 배나 팔을 자근자근 밟아가며 돌아다닌다.


나:   “크아암~ 자자! 너무 일러ㅠ ㅡㅠ”

고양이:  ”냐아앙“


냥사이렌이 길어지고 좀 더 커지면 신랑이 깰까 내가 먼저 일어난다. 그럼 꼭 신이 난 아이처럼 더더욱 울어대며 좋아한다.


  이 아이의 목적은 분명하다!

습식.

내가 자는 사이 우리 고양이가 혀로 싹싹 설거지한 그릇을 챙겨 말끔히 씻는다. 그리고 난 습식캔을 들고 온다. 어제 냉장고에 먹다 남은 습식캔이다. 냉장보관하다 보니 찬 거 먹고 탈 나지 않게, 그리고 수분보충을 위해 따뜻한 물을 약간 섞고, 거기에 가루 영양제도 더한 뒤 습식을 두 스쿱 정도 떠서 섞는다.  오늘의 밥은 보렐 브랜드의 주식캔이다. 보렐과 하운드 앤 가토스의 오리&간을 섞어 특식을 마련한다(녀석은 하운드 앤 가토스 브랜드의 습식을 더 좋아한다.)


환경을 위해서 습식캔에 비닐이나 랩보다 다회용으로 쓰는 실리콘마개를 씌우면 좋다옹!

   내 발 밑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이 귀여운 고양이씨는 더 우렁차게 울어가며 빙글빙글 돈다. 반쯤 뜬 눈으로 고양이 그릇을 들고 옮기는 발걸음 걸음마다 우리 고양이씨가 나의 진로를 방해해 한 번씩 툭툭 치게 된다.


얼굴을 파뭍고 눈까지 감고 음미하는 이 녀석을 보니 오늘의 밥은 대성공!이리 만족하는데 어찌 안 해줄 쏘냐..
저녁밥 먹는 우리 야옹씨의 이전 사진. 뒷모습은 마치 쉼표같기도?


  이놈이 먹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절로 흐뭇해진다.

벌써부터 이 아이가 없는 세상이 걱정될 정도로 지금이 행복하다. 늦잠을 자던 습관은 우리 고양이를 키우며 없어졌다. 감히 부모의 마음이란 이런 걸까 짐작해 본다(내 야옹이 굶는 건 참지 못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