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인생, 최대 위기!
우리 고양이씨는 남편이 다묘를 키우는 지인 가정에서 데려온 아이다. 아비시니안 성격 상 사람에게는 한없이 개냥이이지만 다른 고양이들과 잘 못 어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우리 고양이씨도 다른 고양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지인의 고양이를 남편이 맡아주다 키우게 된 케이스다.
우리 고양이씨는 다정하고 한없이 스윗하지만 아주 치명적 단점은 겁이 정말 많다는 것이다. 청소기 돌리는 소리는 매번 들어도 적응이 안 되는지 청소기에 하악질을 해대기도 한다.
그러니 건강검진은 얼마나 무서우랴.
어릴 때부터 키우던 아이가 아니라 어디 몸이 아픈 데는 없는지 건강은 전혀 모르던 터라 건강검진과 스케일링 꼭 올해는 받아보자며 남편과 상의 하에 가는 길이다. 고양이씨를 데려오고 처음 가는 동물병원이라 나도 남편도 꽤 긴장했지만 우리 고양이씨의 작은 가슴팍에 심장이 콩닥콩닥 빠르게 뛰는 게 역시 젤 긴장한 건 우리 고양이씨다.
예민한 우리 냥이씨를 위해 진정제를 한 알 처방받아 와 먹인 게 그나마 효과가 있는지 좀 덜 울어 다행이었다(예민한 냥이는 진료나 검진 전 미리 보호자가 가서 진정제만 처방받아올 수 있습니다^^)
고양이 건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동시에 예약했다. 예민한 고양이씨에게 마취는 필수이며 그래도 혈액검사나 일부 검사들은 마취하지 않고 먼저 진행한다.
수의사 선생님에게 아비치고 순하다 이야기 들었다. 울 냐옹이 역시 대견해~
하지만 이후에는 다시 정정하시며 보통 아니라는 소리를 다시 듣긴 했다. ㅠ보호자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다르긴 한가 보다. 나도 남편도 고양이씨에게 정서적 위로를 받는데 우리 고양이씨도 우리에게 같은 마음을 갖는 거 같아 마음이 뭉클하고 짠했다.
혈액검사 이후, 고양이씨는 보호자와는 헤어져 오롯이 혼자 검사를 받아야 했다. 많이 버둥대고 겁내했다는 데 마음이 많이 아팠다. 마취깨는 시간까지 더해 꼬박 반나절 후 야옹이씨의 결과를 듣고야 함께 귀가할 수 있었다.
결과는?! 퍼펙트!
몸무게도 정상 몸무게. 혈액 검사도 정상. 그 외 눈이나 신장, 방광 등 여러모로 정상이라고 한다. 아프지 않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더불어 이도 시원하게 스케일링해서 양치 싫어하는 녀석의 양치를 못해줘 걱정되던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고양이씨는 다녀와서 아무래도 영문을 모르고 아팠고 무서웠던 경험이니 마음이 크게 놀라고 다친 모양인지 평소처럼 내게 울며 다가오지도 애교도 부리지 않고 거리를 둔다. 고양이씨~네가 놀랬어도 네게 필요한 거야. 앞으로도 이렇게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