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곧 실력인가?

커리어 전성기를 향해 가는 시기

by MOIC

일론이 20살 대학생을 Grok 훈련팀 리더로 임명했다는 기사를 봤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학년 휴학생인데, 입사 8개월 만에 팀 리더 자리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xAI 내부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리더십 교체가 있었는데, 그는 그 변화를 통과해 살아남은 리더다.


나이와 능력이 반드시 비례한다는 믿음이 얼마나 허상일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한다. 전통적으로는 인생의 단계가 정해져 있었다. 비슷한 10대를 지나 대학 학위를 받고, 누군가 밑에서 수련을 쌓은 뒤에야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구조였다.

우리가 '나이가 곧 실력'이라고 여기는 감각은 사실 비교적 최근의 산물이다. 농경 사회에서는 나아가 곧 생존 경험이었고, 산업화 시대에는 숙련도가 곧 생산성이었다. 기술이 단순했고, 정보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시대에는 오래 일한 사람이 더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래서 나이는 곧 신뢰의 척도로 작동했다.

그런데 지금은 기술과 지식의 반감기가 짧다. 10년 전의 경험이 오히려 '과거 방식'이 되어버리는 시대다. 정보가 폐쇄적이던 시절에는 위계적 훈련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인터넷과 AI 덕분에 학습 경로 자체가 비선형적이다. 과거에는 '누구 밑에서 배웠는가'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만들었는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했는가'가 더 큰 신뢰의 기준이 된다.


산업화 시대의 교육 체계는 '표준화된 인간'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데 그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지금은 정답이 없는 문제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나이보다도 '탐구력', '속도', '실험력', '도전의식' 같은 역량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 나이는 더 이상 능력을 설명하는 척도가 아니다. 오히려 경험이 많을수록 변화에 둔감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결국 세대의 구분은 지식의 격차가 아니라 습득 속도와 갱신 능력의 차이로 변했다. 이제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살아봤는가'다. 그리고 그 깊이는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집중과 몰입의 문제다. 지금은 정보의 공급이 거의 무제한으로 열려 있다. 배우는 방식, 속도, 경로도 완전히 달라졌다. 공교육의 한계는 그렇다 치고, 개인이 직접 지식을 습득하고 실행으로 검증하는 시대다. 그래서 '돌연변이(Freak)' 같은 인재가 등장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나이=능력'이라는 공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 사고방식 자체가 과거의 사고방식일지도. 이제는 생물학적 나이가 아니라, 스스로 경함하고 배운 시간,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낸 결과로 평가받는 시대다.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온 상식들이 무너지고 있다. 진짜 실력은 얼마나 오래 준비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지하게 부딪히고, 배우고, 다시 시도했느냐에서 나온다.


이번 뉴욕 출장을 다녀오며 여러 생각을 했다. 내 스스로의 한계효용이 flat 해지고 있다는 걸 의식했다. '내가 과연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고 있는가?' 스스로 질문했다.

나는 내 일과 인생에 몰입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흘러가는 시간에 무임승차 중인가. 날카롭게 생각하고 깨어있는 의식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비즈카페님의 글을 보고 생각했다.


p.s '너 몇 살이야?'부터 내세우는 우리네 모습에 익숙하다.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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