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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수 Mar 02. 2024

다시 글을 남기고 싶다.

꾸준하지 못해도 괜찮다. 남기는 것이 중요하니까.

 지난 연말부터 연년생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와 번아웃이 우울감으로 찾아와 몇년 간 닫아두었던 인스타그램에 배설물 같은 글을 남겼었다. 그것도 그렇게 꾸준하지는 못했지만 불편한 감정이 역치를 넘어설 때면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새벽에 캄캄한 침대에서 핸드폰으로 인스타그램 치고는 꽤 긴 글을 써내려갔다. 그런데 역시 나에게 그런 SNS은 적합하지 않은 듯하다. 평소에도 SNS를 하지 않는 것이 내 정신건강에 꽤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왔기에 어떠한 SNS도 하지 않는데, 몇년 만에 찾은 인스타그램에서 또 다시 내 정신건강의 바닥을 보게 되었다. 남이 가진 것과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무 효과도 의미도 없는 비교로부터 나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그 어플을 삭제했다.


 이번 달부터 둘째 출산 이후 처음으로 음악치료사로서 일을 하게 된다. 일이라고 하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텐데 그렇게 통상적인 일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다. 아직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낼 마음이 없으므로 남편이 쉬는 월요일, 그것도 쉬지 않는 월요일을 고려하여 나의 사정을 배려해줄 수 있는 현장이 이곳이 유일하여 잠시 고민했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다. 일주일에 1시간이라 일이라기보다는 바람을 쐬러간다는 말이 더 맞으려나 싶었는데 현장에 복귀하는 것을 위해 치료사에 관한 책을 읽고 관련 서적을 찾아 공부하니 마실가는 느낌으로 갈 수 있는 현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참 정신 없이 일했던 몇 년 전과 달리 일주일에 한 시간이니 좀 더 집중해서 그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다. 매주 1시간이 매우 짧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이곳에 임상일기라도 써내려가면서 사례와 치료사로서의 마음을 담아보고 싶다. 여전히 현장의 이야기를 글로, 책으로 담는 것이 나의 오래된 꿈이기에 글쓰기로 아쉬운 시간을 달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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