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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상담소 양희조 Nov 01. 2022

[1029참사] 심리적 안정을 위한 마음돌봄 가이드

PRAY FOR ITAEWON



애도(哀悼) 슬플 애, 슬퍼할 도

: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


'애도'라는 단어는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이라는 명료한 뜻을 지닙니다. 이번 달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이라고 하지요. 며칠 사이사이 호흡이 어렵고 가슴이 답답하며 악몽을 꾸고 잠을 이루지 못하신 분들을 많이 뵙게 됩니다. 오늘은 우리가 이런 증상들을 어떻게 다루고, 심리적 안정을 취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재난을 경험한 후 나타나는 반응들


1) 신체적 변화

- 불면증, 몸의 떨림, 피로감, 식욕저하 혹은 폭식            

- 소화불량, 심장박동의 증가, 활력 저하 등            


2) 심리적 변화

- 불안, 공포, 분노, 절망감, 과민함, 악몽            

- 죄책감, 비현실감 등            


* 출처: 한국임상심리학회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성명서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에 사람들은 다양한 반응을 나타낼 수 있으며, 사건이 발생한 후부터 일정 기간 동안에는 신체적, 심리적 변화와 고통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사람이 많이 타고 있는 지하철을 보기만 해도 긴장감과 두려움이 느껴질 수 있고요. 사건 당일 현장에 있지 않았더라고 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을지, 사건을 방관한 것만 같은 느낌에 죄책감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회장은 “이런 일이 벌어지면 본인들의 잘못이 아닌데도 왜 막지 못했나 하는 죄책감, 불안이나 분노 같은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겪는다"라며 “초기에 나타나는 이런 애도 반응은 정상적인 반응이나 심리적 응급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합니다. 이어 “고통스러운 트라우마 증상이 지속되는 고위험군이 나타나면 서비스를 연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밤낮으로 끊임없이 뉴스 소식이 업데이트되고 있지요. 다만, 뉴스를 보실 때에는 가능하다면 작은 스마트폰으로 움직이지 않는 자세로는 보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근거기반 심리치료에 따르면 우리 몸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좁은 시야에 몰두하면 그 내용을 나의 경험으로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영상의 내용이 침습적으로 떠오르고 신체적으로 명백한 불편함을 느끼고 일상생활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에는 당분간 의식적으로 뉴스 혹은 영상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갑작스럽게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대체 내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고 싶고, 이후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끔 만들고 싶기 때문에 정보를 찾게 되곤 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우리 스스로 설명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지요. 그래야 상황을 통제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상담심리학회 공공정책위기지원 최연해 위원장은 "이런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추측과 유언비어가 SNS를 통해 확산되며 생존자들 및 유가족들에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너무나도 허망한 마음에 관련 기사와 영상을 주변인과 나누고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된 포스팅은 타인에게 어떠한 자극으로 영향을 미칠지 모릅니다. 자세하고도 세부적인 사실과 영상을 나누지 않더라도, 우리는 주변과 슬픔을 나눌 수 있습니다. 사건 당시의 동영상을 공유하는 것 역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이태원사고 통합심리지원단 포스터



혼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안정화 기법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소개하는 안정화 기법 몇 가지를 함께 안내합니다. 제시된 안정화 기법 등을 통해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1) 심호흡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고 신체가 과각성된 상태에서는 근육이 긴장되고 호흡이 불안정한 상태가 됩니다. 이때 호흡을 깊게 하거나 복식호흡을 하는 것은 긴장을 완화시켜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이 긴장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후~'하고 한숨을 내쉬게 되지요. 그것이 바로 심호흡이에요. 심호흡은 숨을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후~'하고 소리를 내면서 풍선을 불듯이 천천히 끝까지 내쉬는 거예요. 가슴에서 숨이 빠져나가는 느낌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내쉬세요."


2) 복식호흡

"복식호흡은 숨을 들이쉬면서 아랫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하고, 숨을 내쉴 때 꺼지게 하는 거예요. 이때는 코로만 숨을 쉬세요. 천천히, 깊게, 숨을 아랫배까지 내려보낸다고 상상해 보세요. 천천히 일정하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아랫배가 묵직해지는 느낌에 집중하세요."


3) 착지법

"착지법은 땅에 발을 딛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지금 여기'로 돌아오는 거예요.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바닥이 땅에 닿아있는 느낌에 집중해 봅니다.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쿵'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발뒤꿈치에 지긋이 힘을 주면서 단단한 바닥을 느껴보세요."


4) 나비 포옹법

"나비 포옹법은 갑자기 긴장되어 가슴이 두근대거나, 괴로운 장면이 떠오를 때, 그것이 빨리 지나가게끔 자신의 몸을 좌우로 두드려주고 '셀프 토닥토닥'하면서 스스로 안심시켜주는 방법이에요. 두 팔을 가슴 위에서 교차시킨 상태에서 양측 팔뚝에 양손을 두고 나비가 날갯짓하듯이 좌우를 번갈아 살짝살짝 10-15번 정도 두드리면 돼요."


5) 국립정신건강 국가트라우마센터

동영상: https://www.nct.go.kr/distMental/crisis/crisis01_4_6.do


* 출처: 한국임상심리학회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성명서

* 출처: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 재난 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연구



무료 심리상담 기관 안내


재난을 겪은 후 마음과 몸의 변화는 누구나에게 찾아올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나, 증상이 심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안내드립니다.


1) 통합심리지원단 핫라인 1577-0199

: 보건복지부 주관, 국가트라우마센터 10.29 참사 심리지원팀. 핫라인을 통해 국가트라우마센터, 서울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용산 등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결됩니다.


2) 한국심리학회 심리상담 전화 1670-5724

: 한국심리학회/한국상담심리학회에서는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력을 통해 유가족을 대상으로 심리서비스를 지원합니다.


3) 청소년 상담 1388

: 여성가족부 소속,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이번 사건을 목격하거나 친구, 지인의 사고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대면상담, 전화, 문자 상담을 지원합니다.


4) 한국생명의전화 1588-9191


5) 자살예방센터 (보건복지부 주관, 24시간) 1393




간밤에 자고 있는 가족의 얼굴을 쓸어넘기며, 이 참사가 나에게, 또 당신에게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두렵게 체감합니다. 당면한 취약성을 직면하면서도 다 함께 용기를 내어 새로운 내러티브를 만들 그날을 위해, 저는 제 자리에서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연대의 힘이 필요한 오늘입니다.



* 출처

- 한국상담심리학회 권고: 심리재난상황에서 마음건강 유지를 위한 대처요령

- 한국임상심리학회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성명서

-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 재난 정신건강지원 정보콘텐츠 및 플랫폼 개발연구

-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이태원사고 통합심리지원단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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