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mbti 8체질 검사를 하고 난 후
몸은 정말 정직해
얼마 전 나는 내 몸의 mbti검사를 했다. 한의원에서 하는 8체질 검사라는 것이다. 총 세 번 한의원을 방문한 후 나의 체질은 커피, 고기가 정말 안 맞는 체질이며 심지어는 약도 먹으면 안 되는 체질이라 했다.
카페인 중독자에 고기는 없어서 못 먹는데 청천벽력이었다. 하지만 갈수록 체력이 약해지고, 피곤함을 자주 느끼고 이전에 없었던 아픔들이 생기기 시작하니 한 번 따라보기로 했다. 매일 두 잔씩은 마시던 커피는 일주일에 1~2번 정도로 줄였다. 왜냐면 커피는 나에게 수명을 당겨 쓰게 하는 존재라고 했다. 외식을 할 때 가능하면 내 몸에 맞는 생선류를 선택한다. 유제품을 비롯한 소, 돼지, 닭 등의 육지동물은 정말 몸에 안 맞다 했다. 100% 바꿀 수는 없지만 조금씩 바꿔보았다.
놀랍게도 한 달 정도 지나니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졌다. 특별히 무슨 치료를 받은 것도 아니고, 운동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소하게 했다. 심지어 술도 당길 땐 먹었다. 한의원에서 알려준 식습관의 20% 정도만 따랐을 뿐인데도 이렇게 몸이 달라지다니. 과다하게 먹던 나에게 안 맞던 음식을 조금 줄이고, 나에게 맞는 음식으로 하나씩 채워갔다. 붓기도 많이 줄고 피곤함이 덜해졌다. 기분 탓이라 하기에는 아침에 일어날 때 정말 개운했다. 집중력도 확 높아지더라.
물론 쉽진 않았다. 카페인 두통이라는 걸 찾아봤을 정도로 나는 카페인이 없으면 중독자처럼 두통에 시달렸다. 한의사 선생님이 딱 3일만 참아보라고 해서 3일을 참았다. 오..? 작심삼일이 이럴 때 통하는 건지 딱 3일이 지난 후부터는 커피가 없어도 나른해지지 않았다. 매일 먹던 고기를 주 2~3일 정도만 먹고, 입에도 안 대던 해산물을 일부러 요리해먹곤 했다.
8 체질은 타고난 나의 오장육부에 따라 맞는 음식과 약재를 먹어야 한다는 한의학 이론이다. 흔히 알고 있는 태음인, 태양인, 소음인, 소양인으로 나뉘는 사상의학과는 이론 자체가 다르다고 한다. 사상의학은 체형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크고, 8 체질은 오장육부의 크기에 따라 체질을 나눈다고 했다. 체형은 살면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지만 오장육부의 타고난 크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나의 큰 장기에는 조금 힘을 덜 실어주고, 나의 작은 장기에는 부담이 가는 음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
한의사 선생님이 설명을 너무 잘해줘서 이해가 쏙쏙 되었다. “아플 때 치료를 받는 건 청소를 하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안 맞는 음식을 먹으면 내 몸에 쓰레기만 다시 쌓을 뿐이죠. 모든 식습관을 8체질에 맞출 순 없지만, 알아두고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을 때는 최대한 몸에 맞는 음식을 선택하세요 “ 그렇다고 한다.
나는 간이 제일 작은데, 영양제는 오히려 독이라고 했다. 그것도 모르고 힘들다며 비타민과 홍삼을 때려 넣었던 건 나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거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음식을 즐겨했는데 나에게는 독이기도 했고.
내 몸은 얼마나 이다지도 정직한가. 습관을 바꾸는 데에는 21일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나는 지금 매일 아침 의존하던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고 있다. 나도 어떻게 십 수년을 먹던 커피를 스스로 확 줄였나 싶은데, 커피 없이도 잘 지내니 굳이 커피에 의존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mbti를 알고 나서 내 성격을 더 이해하게 되고 나를 좀 더 사랑하게 되었다. 8 체질 검사를 알고 나서 내 몸을 좀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나의 몸과 마음을 조금만 돌봐주니 이렇게 생기가 돈다. 나 아닌 것들에 의존했던 것을 조금 내려놓게 된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도 나를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험 이후 주변에 8 체질 검사를 엄청 전수하고 다닌다. 어쩌면 마음의 병인 우울증에도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왜냐면 우울증도 결국 뇌 속의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것이고, 호르몬이 나오는 장기 조차도 내 몸속에 속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이미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몸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내가 먹는 음식은 충분히 바꿀 수 있다.
궁금하시다면 한 번씩 해보시길. 3번에 약 5만 원이면 진단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