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내 손만으로 되는 것은 없더라
태어나서부터,
나는 신앙이라는 것을 선물 받았다.
독실한 기독교인 가정에서
태어난 나는 일요일을 주일로 부르고,
매주 일요일 오전을 교회에서 보내는 게 당연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머리가 큰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면서 내게 교회는 살짝 먼 존재가 되었다.
어떤 현상을 발견하면
이유부터 찾으려고 하고,
그 존재의 목적과 당위성을 찾는 내겐
사실 종교란 것은 내게 너무 모호하고,
관념적인 존재이자,
비이성적인 그 무언가였다.
젊은 시절 내가 할 수 있었고,
나만의 정의 내린 방식으로 세상 보기 좋아하는 내게
종교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고,
사회생활을 하며,
신앙의 의미를 다시 새겨 보게 된다.
세상의 성취가 나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노력만이 성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나 외에 나의 안위의 흥망성쇠를
결정할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역설적으로 지켜야 할 것이 더 많아진 지금,
점점 더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 많아진 지금,
인간의 그 협소한 인식 저 너머에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며,
저 먼 곳에 무언가가 있다는 경외를 품으며,
오늘도 아이와 손을 잡고 교회를 간다.
세상에는 내가 아는 저 너머에
무언가가 있는 경외와 겸손을
함께 배우러 말이다.